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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인상방지 ‘조합형 모델’에 주목

임대료 인상방지 ‘조합형 모델’에 주목

“전통시장 건물 고쳐주니 임대료만 올라가...”

‘시설 현대화 지원’ 때로 상인들에 부메랑
“시장 상인 80%는 세입자... 저금리 융자를”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은 낙후된 환경을 개선해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건물 임대료의 상승이라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낳기도 했다.

대부분의 상인들이 점포를 임대해 사용하는 형편이라 재개발을 하면 쫓겨나고 시설 현대화로 시장 환경이 좋아지면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리곤 한다.
이 같은 상황 탓에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사업이 건물주들 즉 ‘임대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9일 민주통합당 홍의락 의원은 이같이 말했다.

“임대료는 인건비나 자재비와는 달리 한번 계약을 하면 장사가 되든 안 되든 무조건 지출해야 하는 고정비용으로, 자영업자들이 가장 고통 받고 있는 부분이다.”

“올해부터는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기 전, 상가 소유주나 지주들에게 임대료 인상을 제한하는 동의서를 받고 있기는 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시행된 사업 대상자들에 대해서 규제하거나 제한할 만한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전통시장에 자기 점포를 가지고 장사를 하는 사람은 14.7%이고 창고 같은 형태의 점포를 제외하면 79.4%가 점포를 임대해서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중기청에서는 당연히 임대료 수준에 대해 실태조사를 해야 하는데, 지난해는 물론 올해 조사항목에도 빠져 있다.”

“2013년 전통시장 상인 대책부분에서 임대료 분야에 대해 대책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이에 수원 못골시장 이충환 상인회장은 “임대료 제한동의서는 받지 않았다. 건물주들이 잘 써주려고도 하지 않는다. 시장이 깔끔해져 활기가 넘치는 등 좋은 점도 많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진행한 탓에 가만히 있어도 임대료 상승으로 좋아지는 건 건물주다.

상인들은 “‘이럴 거면 현대화사업도 필요 없다. 상인들 중심으로 시장활성화를 하고 싶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예를 들어 건물주에게 3년이든 5년이든 임대료 동결을 하는 규제법이 필요하다.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를 명확하게 짚어줬으면 좋겠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일부 전통시장 상인들은 스스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건물주만 배불리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서울 광진구 중곡제일골목시장 상인들은 조합을 만들어 건물을 하나씩 사들인다는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다.
조합을 결성해 직접 건물을 매입한 후 조합원 상인들에게 싸게 임대하는 방식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건물주는 연 최대 9%까지 임대료를 올릴 수 있다.
5년이면 최대 45%까지 오를 수 있는 셈이다.
정부에서는 상인들의 고충을 덜고자 임대료의 상한선을 뒀지만 건물은 사유재산이라 한계가 있다.


시장 상인들이 스스로 출자금을 모아 건물 매입에 나선 것은 중곡제일골목시장이 전국적으로 첫 사례다.
각각의 개별 점포로 나뉘었던 시장을 협동조합으로 운영하면서 ‘조합형 시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면 일부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더 올린다.
같은 크기의 점포라도 70만원을 내는 곳이 있는가하면, 150만원의 임대료를 내는 곳도 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건물 매입을 결정하게 됐다.”
   - 중곡제일골목시장 박태신 상인회장


중곡제일골목시장은 지난해 4월부터 새마을금고를 통해 출자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총 140여개 점포 중 참여 점포수는 약 70곳.
이들 상인들은 매달 형편에 따라 적게는 3만원부터 수십만원까지 형편에 따라 유동적으로 출자금을 넣는다.


박 회장은 “출자금에서 발생한 금리 배당금 4.7%를 상인들에게 나눠줬더니 신뢰가 쌓여 출자금을 늘리거나 신규로 넣는 상인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상인들의 참여율은 높아졌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많다.
매입해야 할 건물의 수는 총 60채.
건물 한 채에 2~3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다.
건물 가격이 한 채 당 평균 10억원이니 60채를 사려면 약 600억원이 필요하다.


박 회장은 우선 3년 안에 건물 2채를 매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건물을 한꺼번에 구입하기에는 자금 조달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한 채씩 소유를 늘려가겠다는 얘기다.
조합은 건물 매입 후 성과가 좋으면 정부지원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어느 시장을 가도 임대료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에서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시설과 경영 현대화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조합형 시장모델이야 말로 시장 스스로 경영 현대화를 이룰 수 있는 좋은 사례다.”
   -박태신 상인회장

 

“현대화 사업을 하면 임대료가 오르고, 재개발에 들어가면 상인들이 밀려나는 문제가 생긴다.
상인들이 지분을 갖고 있어야 자생력이 생길 것이다.”
   -서강대 경영학과 임채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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