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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과 전북, '마지막 야구단' 기회는 누구에게

수원과 전북, '마지막 야구단' 기회는 누구에게

[OSEN=이대호 기자] 한국 현실에는 10개 구단이 자생 가능한 최대 한계치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인구 3억명에 30개의 구단이 있는 미국은 1천만명 당 구단이 1개 있는 꼴이며, 인구 1억3천만명에 12개 구단이 있는 일본 역시 대략 1천만명에 구단이 1개 있다. 이제 막 인구 5천만명을 넘긴 한국에서 구단 10개는 충분하다.

따라서 야구단 창단을 원하는 지자체나 기업에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이미 작년부터 수원과 전북은 10구단 창단을 희망, 적극적인 유치경쟁을 벌여왔다. 홀수구단의 폐해는 모두가 공감하는 일이었기에 기존 구단들도 10구단 창단에 큰 저항이 없을 거라 예상됐지만 지난 6월 이사회에서 '무기한 연기' 결정이 나와 표류하기 시작했다.

당시 선수협은 '올스타전 보이콧'을 내세워 KBO와 기존 구단들을 압박, 한국시리즈 종료 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10구단 창단작업에 돌입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렇지만 2012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기존 구단들은 10구단 논의를 차일피일 미뤄왔고, 선수협은 이번엔 '골든글러브 시상식 보이콧'을 무기로 꺼내 들었다.


KBO는 당초 "시일이 부족해 10구단을 논의할 이사회의 연내 소집은 힘들다"고 난색을 표했지만 선수협이 전방위 압력을 가하자 결국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예정된 11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기에 이른다. 현재까지 기류로 봤을 때 이번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이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야구계에서는 KBO가 10구단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구단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는 낙관론도 나온다.
 

 

이번에 예정된 이사회는 10구단 승인 여부만 판단하는 자리지만 수원과 전북 가운데 '승자'는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원과 전북은 공통적으로 과거 야구단이 존재했던 도시이기도 하다. 수원은 현대 유니콘스가 잠시 머물러갔던 도시이며 전북 전주는 쌍방울 레이더스의 보금자리였기에 10구단이 유치된다면 모두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도시다.

지난달 수원시가 '공룡' KT를 업고 10구단 창단 추진을 공식 발표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유치전에서 압도적인 우세가 점쳐졌다. 일단 수원시는 인구 114만명으로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다 모기업으로 KT를 내세워 경제적 안정성까지 함께 꾀했다. 게다가 인구 1천만을 훌쩍 넘는 경기도에 야구단이 단 하나도 없는 점, 교통여건 등 모두 전북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전북은 지방 균형발전을 내세웠다. 이미 수도권에 4개 구단이 몰려있는 상황에서 수원까지 구단이 생긴다면 불균형은 더욱 심화된다는 주장이다. 당초 향토기업 위주로 컨소시엄을 구성, 모기업 유치를 구상했던 전북이지만 수원이 재계순위 14위 KT와 손을 잡으면서 상황이 급박해졌다. 결국 전북은 기업 컨소시엄을 포기하고 재계 30위 부영그룹을 파트너로 발표해 10구단 유치전에 불을 붙였다.

10구단 유치에 대한 준비나 제반여건 등은 수원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야구계에서는 수원과 KT의 공식발표 이전부터 '게임은 끝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았다. 그렇지만 기존 구단들의 역학관계 때문에 전북 쪽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그룹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본사가 있는 수원에 타 구단이 들어오는 것을 꺼리고 있다. 또한 이동통신사 라이벌인 SK와 LG 역시 KT가 야구판에 들어와 홍보효과를 누리는 걸 탐탁찮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1~2개 구단만 전북 쪽에 손을 들어준다면 10구단 위치의 향방은 미궁으로 빠져들게 된다.

결론적으로 일단 10구단 창단 승인이 떨어지는 게 우선이다. 11일 오전 이사회에서 논의될 10구단 문제, 과연 9개 구단 사장단은 어떤 해답을 내 놓을까.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