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정치 사회의 칸 ==../-정치-공통_소식.보도.기사.방송_공통

'오바마 재선' 확정된 순간 한국선 갑자기…

'오바마 재선' 확정된 순간 한국선 갑자기…

"美 정책 불확실성 사라졌다"… 양적완화 따른 환율 하락은 불리
[4년 더! 오바마] ■ 국내 시장 반응과 변수
롬니의 일방주의 우려 해소
대북 경제협력도 회복 기대
美 정부지출 감소는 악재로
입력시간 : 2012.11.07 20:27:53
수정시간 : 2012.11.08 00:50:50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코스피 지수가 1,930선을 회복하고,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085원까지 내려간 7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 직원들이 환율과 주가 그래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낮 12시12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전광판. 전날 종가(1,928.17)보다 12포인트 가까이 하락해 1,916.81에 머물던 코스피지수가 갑자기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각, 달러당 1,090원대를 유지하던 원ㆍ달러 환율도 순식간에 1,085원대로 내려갔다. 환율ㆍ주가가 동시에 요동친 건 이 무렵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확실하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38포인트 오른 1,937.55, 원ㆍ달러 환율은 2011년 9월9일 이후 가장 낮은 1,085.40원을 기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경쟁자인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된 것보다 한국 경제에 더 긍정적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기업가와 투자자 등 경제 주체들은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원치 않는다"며 "오바마 대통령 재선으로 롬니 후보가 당선됐을 때 우려됐던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환영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롬니 후보는 미국 일방주의에 따른 ▦보호무역 강화 ▦북한ㆍ중국에 대한 강경책을 선호했다"며 "대외 의존도가 큰데다가 북한 리스크까지 감당해야 하는 한국 경제로서는 롬니 행정부의 등장은 예측하기 힘든 상황 변화"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재선에 성공한 미국 대통령은 외교 성과를 내기 위해 대북 유화 정책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며 "12월 대선으로 한국에서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 내년에는 대북 경제협력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바마 2기 행정부가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여지도 많은데 ▦환율정책 ▦재정절벽(Fiscal Cliff)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환율과 관련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오바마 정부는 미국 경기를 살리기 위해 돈을 푸는 '양적완화'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며, 이는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수출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에 이어 일본이 양적완화에 나서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00엔당 1,200원대 수준으로 하락한다면 한국 경제에는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외환 당국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부 지출의 극단적 감축 일정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를 설득 무난히 수정할 수 있는지 여부도 큰 변수다. 예정대로 내년 초 6,000억달러 규모의 정부 지출이 중단되면 미국 성장률은 2% 가량 낮아지고,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미 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면서, 롬니보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응 능력이 떨어지게 됐다"며 "공화당과 민주당의 협의 과정이 길어지면 전세계적 경제적 불안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거시경제실장도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회복보다 재정건전성 회복에 비중을 두고 일을 처리할 경우 단기적으로 큰 충격을 부를 수 있다"면서도 "해결이 안되면 정부 기관이 문을 닫는 급박한 상황이므로, 미국 정치권이 올해 안에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


유인호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은 불확실성의 제거와 정책기조의 연속성 측면에서 국내 산업에도 일단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린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무역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 재선에 따른 최대 수혜업종은 에너지 분야다. 오바마 행정부는 2020년까지 원유 수입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풍력 태양열 바이오연료 등 대체에너지 산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천명한 상태. 특히 새로운 천연에너지인 세일가스 개발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 정부도 세일가스 개발에 총력전을 펴고 있는 상황. 다른 신재생에너지 상업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현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정책의 마지막 방점을 세일가스에 찍으려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국내 종합상사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에너지 업체들은 향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아울러 가스시추 등에 강점을 가진 조선회사들 역시 새로운 수주기회에 들뜨고 있다.

하지만 IT, 자동차, 철강 업종에는 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바마 2기 정부가 자국의 제조산업과 일자리 보호를 위해 불공정 관행을 문제 삼는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화당 롬니 후보가 당선됐다면 더 강력한 보호무역조치가 시행됐겠지만, 오바마 행정부도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강도를 누그러뜨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IT업종의 경우 연구개발(R&D)사업에 대한 세금혜택을 유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어 관련 산업의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규제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애플과 특허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나, 듀퐁과 소송에 휘말린 코오롱 등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 업종은 오바마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너럴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품질 기준 강화, 연비 규제 등의 방식으로 다른 국가 완성차 업체들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현지에 생산시설 운영하는 현대ㆍ기아차에게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철강업종과 관련, 미국의 건축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하고 있지만 주택시장이 최근 살아나고 있어 내년부터 철강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코트라 관계자는 "관세ㆍ비관세 장벽이 여전히 존재하는데다 중국산이나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와 제소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