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위원장을 보고 있으면 박정희 전 대통령이 떠오르고, 부전자전이란 속담도 연상된다.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는 종자에 비유할 수 있다. 어린 시절에는 닮은 데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커갈수록 닮는 것을 보면서 씨도둑은 못한다는 말도 생각난다. 무엇보다 박정희와 박근혜는 누구도 추종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 박정희가 18년 동안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군사통치 때문이었다. 그러나 박근혜는 그런 무기가 없는데도 박정희 못지않은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박근혜의 강력한 리더십을 생각할 때마다 불가사의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이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천막으로 당사를 옮겨서 수습하더니, 그때보다 위기라는 예상을 깨고 4·11총선서도 과반의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소릴 들어도 좋을 만큼 능력을 발휘했다는 데 이론이 없다. 박정희는 군사통치를 하면서도 안정의석을 확보하는 데 고심했다. 결국 대통령이 국회의원 3분의1을 임명하는 유신을 단행했으니 사실상 총통제였다.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정치를 하면서도 10·26을 맞았다. 이런 식으로 비교해 보면 박근혜는 아무런 무기도 갖지 못하고서도 박정희를 능가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맨주먹으로 호랑이를 때려잡은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도대체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한마디로 영남에서 전폭적으로 밀어주기 때문이다. 무슨 이유로 선거 때마다 지원해주는 걸까? 그 연유를 따져 올라가면 박정희를 만나게 된다. 박정희 때문에 가난을 떨쳐냈고, 호남과의 대결에서도 연전연승할 수 있었다는 믿음이다.

아직도 지역 대결은 계속 중이고, 그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박근혜뿐이라는 믿음 때문에 지원하는 것이다. 문제는 박근혜의 절대적인 리더십이 불통정치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이런 비판이 외부에서만 나왔지만 내부로부터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친박 핵심인사들뿐만 아니라 김문수, 정몽준 등 대권도전자들까지 주장하고 있다. 박정희의 철권통치가 10·26을 가져왔다면 박근혜의 불통정치는 무엇을 가져올지 궁금한 건 역사의 반복성 때문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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