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탄대로에 들다 | ||||||||||||||||||||||||
정치인/차기 대권 잠재력 1위…정몽준ᆞ오세훈ᆞ김문수 등 한나라당 ‘잠룡’들도 높은 순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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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차기 대권과 관련한 가장 잠재력 있는 정치인’ 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42.2%)를 차지했다. 2위와의 격차가 무려 34.7% 포인트나 난다. 그야말로 ‘독주’다. 지난해까지 3년 동안 1위를 차지한 이명박 대통령과 대선 후보 경선에서 치열하게 맞섰던 그녀는 당내 비주류임에도 불구하고 ‘포스트 이명박’ 자리를 확고히 했다. 박 전 대표가 차기 대권 주자 중 가장 유력한 정치인으로 꼽힌 것은 이대통령의 초기 지지율 하락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한나라당의 지지 기반인 보수 진영에서조차 이대통령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박 전 대표가 그 대안으로 인정받아 연일 주가를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친박(親朴) 복당’ 문제가 마무리되면서 박 전 대표의 대권 행보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대선과 4·9 총선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칩거 정치’에 들어갔던 그녀는 7월17일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통해 2년 만에 당 공식회의에 참석했으며, 8월12일 부산기계공고에서 열린 고 박정희 전 대통령 휘호석 제막식에 참석하는 등 대중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박 전 대표에 이은 잠재력 있는 정치인들도 대부분 한나라당 ‘잠룡’들이 차지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이 7.5%로 2위에 올랐다. 정최고위원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앞선 2002년 대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와 막판 후보 단일화까지 진행했던 그의 한나라당행(行)은 차기 대권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었다. 당내 유력 주자인 박 전 대표와 맞설 친이(親李) 세력의 대표 선수 자리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부 영입 인사로서 당내 입지가 취약하다는 점은 정최고위원의 대권 행보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그가 당 지도부는 물론 청와대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마다않는 것을 두고 당내 발언권을 높여 입지 다지기에 본격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수도권 광역지자체장들도 차기 대권과 관련해 잠재력 있는 정치인으로 상위에 올랐다. 오시장은 2.2%를 얻어 4위, 김지사는 1.5%로 공동 6위를 각각 차지했다. 오세훈 시장은 당내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대권 경쟁에서 ‘다크호스’로 유력하게 거론되어왔다. 대한민국의 절반이라 할 수 있는 서울시를 직접 운영한 경험이 최대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역시 서울시장을 거친 후 대권을 차지한 이대통령의 정치 행보를 그가 어떻게 재현할지 주목되었다. 하지만 오시장은 최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임기 중 대선 주자로 나설 가능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런 만큼 그는 서울시장을 한 번 더 지낸 후 차차기에 대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더 커졌다.
야권 정치인은 전반적으로 저조…문국현, 2위에서 7위로 김문수 지사는 적극적인 해외 자본 투자 유치를 벌여 ‘일하는 도지사’ 이미지를 강화하는 한편,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배은망덕한 정부’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경 발언을 쏟아낸 그는 이러한 행보가 대권과 무관하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당내 친분이 두터운 의원들이 모임을 결성하는 등 주변 환경은 김지사를 대권 경쟁의 장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들 이외에 홍준표 원내대표와 원희룡 전 최고위원, 박희태 당대표가 나란히 13~15위를 차지했다. 야권 정치인들의 성적은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8%로 3위를 차지한 것이 가장 높은 순위였다.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해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손 전 대표는 곧이어 실시된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현재는 민주당 수장 역할도 벗어던지고 정치적 휴식기를 갖고 있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3위를 차지했지만 당시 8.6%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맞섰던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1.9%)와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1.5%)은 5위와 공동 6위에 머물렀다. 이총재의 경우 창조한국당과 연대해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마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소수 정당이 갖는 한계가 뚜렷해 차기 대권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정 전 장관은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도 참패하면서 7월 초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1~2년 정치권과 거리를 두면서 복귀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적 입지를 회복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도 1.7%를 얻어 7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조사에서 11.5%로 2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추락이다. CEO 출신인 그는 대선 당시 ‘경제’를 놓고 이명박 대통령과 대항할 수 있는 후보로 부각되었지만 두 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많은 정치인들이 ‘1인 정당’이라는 비판과 함께 그의 곁을 떠났다.
국회를 떠난 유시민·김근태 전 의원과 국회로 돌아온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10위권 끝머리를 차지했다. 친노(親盧) 세력의 대표 주자로 거론되어온 유시민 전 의원은 오는 9월부터 경북대에서 ‘생활과 경제’ 과목 강의를 시작한다. 신당 창당을 통한 정계 복귀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근태 전 의원도 총선 패배의 아픔을 딛고 재기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대선 경선을 앞두고 ‘통합의 밀알’을 자처하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그는 자신의 싱크탱크인 한반도재단을 통해 외부 활동을 준비하는 한편, 민주평화연대 모임에도 꾸준히 참석하면서 정치적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국회에 재입성한 추미애 의원도 당대표 선거에서 좌절을 맛본 후 한동안 휴식기를 가져오다 최근 본격적인 국회 활동 채비에 돌입했다. 진보 성향 정치인으로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총선에서 여권 실세였던 이방호 전 사무총장을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던 그는 ‘촛불 정국’을 거치면서 대중 정치인으로서 인지도를 상당히 높였다.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같이 공동 15위에 올랐고, 심상정 대표는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함께 공동 19위를 차지했다. 비정치인 중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8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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