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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의 일기장

서청원의 일기장
서청원은 여름인 요즘에도 양말을 신고 잔다. 어깨엔 수건을 두르고. 뼈 속이 시려 잠을 잘 수 없다고 한다. 2002년 대선 때 당 대표 하면서 돈 받았다가 감옥에 갔다온 후유증. 그렇게 ‘별’을 단 서청원을 왜 이명박과 박근혜는 서로 영입하려고 경쟁했을까. 국민의 눈이 있는데도. 원칙을 말하는 박근혜가 서청원을 끌어당긴 것은 박근혜 스스로 정치란 1급수에서 벌어지는 게임이 아님을 자각했기 때문이다. 서청원의 특장은 친화력이다. 1980년 37세의 나이에 신문기자를 그만두고 국회의원이 됐으니 27년째 정치를 하는 셈이다. 그가 누구와도 싸우지 않으며 덕을 쌓아왔다는 것은 정치권이 인정한다. 그가 움직인다면 파괴력이 따를 수밖에 없다.

서청원은 달리 설명한다. “난 죄인이다. 이회창, 나, 최병렬. 지지도가 7%였던 한나라당을 박근혜에게 물려준 사람들은 모두 죄인이다. 그런 한나라당을 박근혜가 총선에서 살려냈다. 난 빚을 갚고 싶다.” 박근혜행(行)을 택했던 서청원은 몇달 동안 언론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서청원이 느닷없이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이 이명박이라는 얘기를 김만제 전 포철회장과 골프를 치다가 들었다고 말했다. 이명박의 답변이 돌아왔다. “정치자금으로 구속까지 됐던 분은 자숙해야 한다.” 서청원으로서는 아킬레스 건을 찔렸다. ‘순둥이’로만 알려진 서청원의 재반격이 드세다. “이명박이 나에게 섭섭한 얘기를 하면 안 된다. 그러면 이명박은 엄청 후회하게 된다.”

원래 내전(內戰)이 더 잔인하다. 서청원의 말이 이어진다. “이명박 쪽에서 내가 감옥 갔다온 것을 트집잡은 것이 한두번 아니다. 자기네들 도우면 선(善)이고, 남 도와주면 악(惡)이냐.” 서청원은 “내 머릿속 일기장엔 이명박의 모든 것이 다 기록돼 있다”고 말한다. 서청원은 사회부 기자 출신이다. “난 팩트로 말하겠다.”

이명박과 서청원은 1964년 각각 고려대와 중앙대에서 학생회장을 맡으며 한일협정 반대 시위를 주동하다가 서대문 형무소에서 만난 감방 동기다. 63동지회 회장도 순서대로 맡았다. 대선 후보 티켓 한 장 때문에 지금 한나라당에서 평생 동지들이 ‘평생원수’ 사이가 되고 있다. 이명박의 ‘불도저 군단’과 박근혜의 ‘가미카제 군단’이 정면충돌을 향해 치닫고 있다. 쪽박이 다 깨져가고 있다.

[[윤창중 / 논설위원]]


기사 게재 일자 2007-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