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정치보복에 옥중 단식으로 저항하다 끝내 탈진해서 병원으로 옮겨져 가료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박근혜 의원이 그를 위로 차 방문해서 단식을 끝낼 것을 설득했으나 지금도 식사를 않고 있다한다. 원래 고혈압과 당뇨로 인해 건강이 좋지 못 한데다가 분노와 스트레스, 그리고 단식투쟁으로 인해 경동맥이 막혀 한 때 위험한 지경까지 갔었다고 한다. 그의 억울함이나 투옥된 경위는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라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으나 그가 이처럼 처절한 투쟁을 벌이는 의미는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신영철 대법관이 읽은 판결문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사용한 선거자금에 관한 영수증 처리도 말끔히 했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이 전혀 없어 추징금조차 없었다. 불구하고 선전할 가능성이 없는 신생정당에 큰돈을 빌려준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고 차용증도 사후에 작성했으리라는 의심이 가기 때문에 유죄를 선고 했다는 민주국가의 재판에서는 볼 수 없는 판결 이유와 함께 투옥되고 말았다. 심증만으로 유죄라는 말이니 바꾸어 말하면 괘씸죄이고 정부가 탄압하고 있다는 생생한 증거를 대법원이 국민에게 제시한 셈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총선에서 친박 공천배제로 명실상부한 이명박 독주 공화국을 만들 작정이었는데 서 대표가 친박연대를 결성, 4.29 총선에서 일대 바람을 일으키는 통에 친이 실세가 모조리 낙선, 태산 같은 원한이 쌓였다. 그가 창당한 친박연대도 눈에 박힌 가시다. 혹여 다음 재보선과 지방선거에 대거 출마, 박근혜 의원의 후광을 안고 선전할 경우, 한나라당은 설 자리를 잃고 만다. 박근혜 의원 지지도를 볼 때 개연성은 충분하고 그게 현실이 될 경우, 자기들은 퇴출 대상이다. 그러니 서 대표는 어제의 동지가 아니라 제거 대상일 뿐이다.

그런 정황은 어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투옥한지 한 달도 안 되어 동정론에 이어 특별 사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니 반가움보다 기가 더 막힌다. 한 달 만에 사면을 거론할 정도의 죄라면 아예 실형을 선고할 정도의 죄도 아니란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고 처음부터 정치적 흥정을 목적으로 수감시켰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백기를 들고 투항하기를 기다렸는데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 목숨까지 위험해지자 조급한 중에도 사악한 꾀를 가미해 사면복권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뿐이다.

서청원 의원을 생각하면 목이 멘다. 그는 집권여당의 6선 의원에 당대표까지 역임했건만 가진 것이라곤 낡은 아파트 한 채에 고물 자동차 한 대 뿐이다. 그런 청렴성과 솔직담백함을 무기로 누구든 설득해서 우군을 만드는 친화력을 지녔고 필요할 때는 산돼지가 무색할 정도의 저돌성도 함께 지닌 사람이다. 그러니 친이가 그를 두려워해서 한사코 당내 진입을 막은 것도 무리가 아니나 그를 되지도 않은 죄목으로 투옥시킨 작태는 해도 너무 했던 폭거다. 그를 위한 변호의 말 한마디 없던 한나라당의 비겁함, 비정함에 치가 떨린다.

그들의 얍삽함 또한 사람을 분노케 한다. 그가 억울하게 투옥된 사실을 세상이 다 아는 마당에 행여 그가 건강악화로 죽기라도 하면 한나라당은 그날로 간판을 내려야 한다. 권력만을 추구하는 인간들도 어지간히 급했던 모양이다. 노무현의 조문정국에 또 하나의 조문정국이 서 대표로 인해 발생한다면 한나라당은 좌우 양측의 협공을 받게 되고 국민의 저주를 받게 된다. 일단 그의 당내 진입과 의원 배지 떼기는 성공했으니 이제 친박연대마저 흡수해서 박 의원의 발판도 없애는 일거양득의 묘수가 사면복권 설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는 터에 그 얍삽한 수를 서슴없이 꺼내드는 인간들이다. 그러니 친박연대는 절대 그런 술책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의 사면복권 설이 반가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구역질이 날 정도로 한나라당이 가증스러운 이유가 바로 그거다. 순수한 의미에서 그를 사면복권 한다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나 뒤에 친박연대의 합당이 전제조건이 있다면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일이다. 여기서 우리는 서청원 대표가 친박연대를 결성한 동기와 의도를 다시 한 번 짚어 보아야 한다. 2007년 경선 당시 서청원 대표는 정계에서 물러난 상태였지만 한나라당의 불공정한 경선을 보고 의분을 참지 못해 박근혜 의원을 돕게 된 사람이다.

그 후 이른바 동반자 대우는커녕 친박의원 죽이기 공천이 자행되자 오늘의 사태를 예견하고 친박연대를 결성 불과 며칠 사이에 한나라당을 장악, 국회까지 수족으로 부리려던 이명박의 꿈을 무산시켜 버렸다. 그는 지금 처절한 저항으로 부당한 정치보복에 항거하는 동시에 친박연대에 절대 굴하지 말고 친박연대를 발전시켜 박 의원의 교두보가 되어주라는 부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친박연대를 도와 목적을 달성하자는 호소를 보내고 있다.

친박연대와 국민은 서청원 대표의 의중을 잘 읽어 온정을 가장한 음모에 넘어가 목숨까지 바쳐가며 국가를 바로 잡으려는 그의 숭고한 뜻을 저버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의 건강을 염려해 덥석 합당을 하고 사면을 받는다면 그를 두 번 죽이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그의 처절한 저항 정신을 이어받아 유능한 인재를 널리 구하고 재보선과 지방선거에서 압승하여 정의롭고 양심적인 정치인만 모인 거대정당으로 발전하는 길만이 박근혜 의원과 서 대표를 살리고 국가와 국민을 반석위에 올려놓는 길임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서 대표님의 건강이 빨리 회복되기를 두 손 모아 빌지만 그 정도에 굽힐 사람이 아니어서 더욱 시름이 깊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