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조직에 ‘2인자는 없다’
박근혜 전 대표(59)의 네트워크 구성은 퍼즐 맞추기와 같다. 속칭 ‘조직도’를 그리기가 쉽지 않다. 분야별 참모 조직이 체계화돼 있지 않고, 2인자나 정책과 조직을 총괄하는 ‘코디네이터’도 없다. 박 전 대표로 통하는 다양한 라인들이 느슨하게 연결돼 있을 뿐이다. 박 전 대표를 구심으로 한 방사형 구조다. 한국 정치문화에서 대선 주자들이 구축하는 피라미드형 네트워크와는 다른 점이다. 조용하고 때로 신비주의적인 리더십도 특유의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것이다.
드러나 있는 측근은 보좌그룹이다.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 비서실장 격인 이학재 의원이 박 전 대표가 참석하는 공개 행사를 수행한다. 친박계 중진 의원은 “친박, 친박 말들이 많은데 측근은 둘뿐이고 다른 사람은 지지자들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은 현재 박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어 ‘복심’에 가깝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5일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육영수 여사 37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기획은 누가 할까. 친박 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박 전 대표가 혼자 결정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지만 최종 결정은 박 전 대표의 고독한 결단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의 발언을 놓고 친박 의원 간에 때로 ‘해석 논쟁’이 벌어진다. 최근 박 전 대표의 ‘19대 총선 지역구 출마’ 발언이 대표적인 예다. 친박 의원들은 “달성에 출마한다는 말” “출마하면 달성이라는 말” “원칙론일 뿐 변화 가능성은 있다”는 해석을 쏟아냈다. 박 전 대표의 의중은 아무도 모른다는 방증이다.
물론 박 전 대표의 기획과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그룹은 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승민·유정복 의원이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측근이라고 할 수 있다. 자문과 조언을 수시로 하는 서병수·이한구·최경환·홍사덕 의원 등의 친박 중진그룹도 있다. 구상찬·김선동·이혜훈·조원진·현기환 의원 등은 소장파 원군이다.
이 그룹들은 수직화·체계화돼 있지 않다. 박 전 대표와의 개별적 통로가 형성돼 있을 뿐이다. 그 결과 박 전 대표의 명확한 ‘오더’가 없는 사안의 경우 친박들은 지역과 선수(選數), 이념적 성향에 따라 독자적 목소리를 낸다. 예를 들어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친박들은 유승민 의원을 제외한 2번표를 놓고 홍준표, 원희룡, 권영세 후보로 ‘삼분’됐다. 명확한 위계질서가 없어 때론 박 전 대표를 향한 ‘충성경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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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놓을 수 없는 그룹은 2007년 대선 경선캠프 멤버들과 당 원로그룹이다. 안병훈 도서출판 기파랑 대표, 이병기 서울대 교수,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김용환 한나라당 상임고문 등과도 정기적으로 회동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동팀’ ‘압구정팀’ 등 별도의 전략팀이 가동 중이라는 설은 끊이지 않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박 전 대표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 팀의 구성원이 누구인지 아냐고 물어보라”고 말했다.
정책은 ‘국가미래연구원’의 외곽 지원을 받고 있다. 김광두(서강대), 김영세(연세대), 신세돈(숙명여대), 안종범(성균관대) 교수 등이 핵심이다. 18개 분야별로 세미나를 하면서 박 전 대표의 정책 구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식인들의 줄서기는 끝났다고 할 정도로 교수들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다만 국가미래연구원은 박 전 대표의 싱크탱크 중 하나일 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종인 전 대통령 경제수석과 남덕우 전 국무총리 등 전문가들에게 개별적으로 정책자문을 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인과 특정조직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는 박 전 대표의 정치스타일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박 전 대표의 구상을 집행하는 그룹은 역시 국회 의원회관 보좌진이다. 정치 입문 이후 14년간 고락을 함께한 이재만, 이춘상, 정호승 보좌관이 ‘3인방’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1998년부터 박근혜와 함께 한 3인방이 사실상 측근들”이라며 “누구보다 박 대표를 잘 알고 있고 박 대표가 신임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경호를 담당하며 하루종일 박 전 대표와 함께 있는 안봉근 수행보좌관도 측근이다.
외곽 조직도 진용을 갖추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직접적인 지시보다는 친박 측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하는 모양새다. 가장 공식화된 것은 ‘국민희망포럼’이다. 이성헌·안홍준·조원진 의원, 강창희·김학원 전 의원, 강인섭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시·도별로 지역을 담당하는 형식이다. 현재는 시·도별 조직화를 넘어 자치구 단위까지 조직화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팬클럽도 있다. 박 전 대표가 직접 만든 ‘호박가족’을 비롯해 ‘박사모’ ‘근혜동산’ ‘뉴박사모’ 등 인터넷 팬클럽이 있다. 서청원 미래희망연대 전 대표가 이끄는 산악회인 ‘청산회’도 외곽조직으로 볼 수 있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박 전 대표의 방사형 네트워크는 외연이 확대되는 동시에 조밀도가 높아지는 ‘이중’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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