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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안철수...`북한 박근혜 문재인`에 본격 발언

달라진 안철수...'북한 박근혜 문재인'에 본격 발언

[CBS 조은정, 박중석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30일 부산대학교 강연에서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태를 비롯해 각종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안 원장은 대선출마에 대해서는 여전히 특유의 화법으로 직접적 언급을 피했지만 "결정을 내리면 제 입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해 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는 3천여명의 대학생과 주민들이 모여들어 성황을 이뤘다. 대선 출마에 대한 의중을 내비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백 여명이 넘는 취재진들이 부산에 내려와 집중 조명을 받았다.

안 원장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북한의 인권 문제 등에 눈감는 종북주의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인권, 평화 같은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는 진보정당에서 그러한 잣대가 북한에 대해서만 다르게 적용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북한은 좋든 싫든, 대화해야 할 대상이지만 한편으로 보편적 인권이나 평화문제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유독 이 부분이 안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사상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지만 국가 경영에 참여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은 이 문제에 입장을 밝히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3대 세습이나 인권 문제를 회피하는 것을 비판했다.

또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에서 민주적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에 많은 분들이 실망하는 것 같다"면서도 "이 문제가 건강하지 못한 이념논쟁으로 확대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시민들이 결코 어리석지 않다"고 색깔론 등 이념공세를 함께 경계하기도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 대선주자들에 대해서도 일일이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안 원장은 "우리나라에 좋은 정치인들이 많다. 그분들 모두 나라를 위해 진심으로 고민할 것이라 믿는다. 예를 들자면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 문재인 이사장이 그런 분들 중에 한분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박 전 대표는 신뢰성과 지도력이 뛰어난 분이고 문 이사장은 국정 경력, 인품이 훌륭한 분이다"고 여야 대선주자 모두를 긍정적으로 평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이사장이 제안한 '공동정부론'에 대해 "이 시점에서 제가 생각하거나 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굳이 저를 거론해서 말한 것이라기보다 화합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그분의 좋은 철학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다"고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안 원장은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 자신의 상황은 기존 정치인과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정치에 뜻을 가진 사람들은 의지를 가지고 찬성하는 국민들을 바탕으로 행동하는데 제 경우는 사회 변화에 대한 열망들이 저를 통해서 분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을 온전히 제 개인에 대한 지지라고 생각하면 교만이 된다. 그래서 만약 제가 정치를 하게 된다면 과연 그 기대, 저를 통한 사회적 열망에 어긋나지 않을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는 것이 도리다. 제가 그 과정 중에 있다"고 답했다.

아직까지는 대선 출마 자체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는 "만약에 저에 대한 지지율이 온 뜻을 파악하고 결정을 내리게 되면 제가 분명하게 말씀드리겠다. 누구의 입을 통해서 어떻다는 것은 믿지 마라"며 본인이 직접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강조하며 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안 원장은 이날 복지, 정의, 평화를 세가지 키워드로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정의에 대해 오랜 시간을 할애하며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게 되되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는 성경의 마태복음 13장 12절을 인용해 양극화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이라는 주제는 결국 '정치'로 귀결됐다.

결과적으로 복지, 정의, 평화는 정치적인 소통과 합의를 통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그는 구태를 반복하는 현실 정치권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강연 말미에 안 원장은 "정치가 여전히 과거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오늘 마침 국회 개원인데 대표적으로 원구성도 제대로 안 돼 있다"면서 "민망하게 상대방의 정치인을 두고 한쪽에서는 10년째 어떤 분의 자녀라고 공격하고, 한족에서는 내내 싸잡아 좌파세력이라고 공격하고, 강한 표현으로 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특히 "정치는 싸움이지만 기본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싸움이다. 권력 쟁취를 목적으로 상대방이 얼마나 나쁜 놈인지에 대해서 싸우면, 합의에 도달하지 않고 평행선만 간다면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된다"며 "지금처럼 계속 싸우더라도 국민을 위해 싸우고 정책적 차이도 싸우고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의 이날 강연은 오랜 침묵에 대한 피로감을 해소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안 원장측 유민영 대변인은 "본인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전달한 자리였다"며 "통합진보당 등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미리 상당한 고민을 하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aor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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