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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2012 대선 3대 전략 대해부

박근혜, 2012 대선 3대 전략 대해부

총선 승리 기세로 대선까지 승리한다

▣ 글 조기성 기자 kscho@dailypot.co.kr

2011-08-16 17:42:5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플랜을 하나둘씩 꺼내들고 있는 모양새다. 박 전 대표는 이미 지난해 말 복지를 화두로 대선행보에 나선 데 이어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을 출범시키는 등 다른 대선 주자들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 내에서도 친박계가 원내대표 선거와 7·4 전당대회, 시당위원장 선거를 통해 주류로 확고히 올라섬에 따라 ‘박근혜 대세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박 전 대표의 지역구 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의 ‘박근혜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내년에 치러질 총선이 2004년 17대 탄핵정국보다도 어려울 것이라는 당 안팎의 우려만이 아니라 총선 결과가 대선까지 연계된다는 점에서 ‘대선 전략’의 일환으로 총선에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 어게인 2004 노린다



여야 할 것 없이 국회의원들은 지금 대선보다도 자신들의 여의도 재입성에만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총선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생환을 위해 더욱 치열한 몸부림을 보이고 있다.

한편, 박 전 대표의 대선 캠프는 내년 총선 이후에나 구성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총선이라는 변수가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식적인 대선 캠프 구성은 4월 총선 직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친박계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총선 이전에 캠프를 구성할 경우 줄 세우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가 대선 승리를 위해 총선 승리에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미의 방증이기도 하다.

총선 패배 시 집권후반기 여소야대 국면이 박 전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과 이후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국정 운영이 어렵게 되기 때문에 박 전 대표의 총선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2004년 17대 총선에서의 활약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7대 총선은 한나라당이 2003년 말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차떼기당’이란 오명을 뒤집어 쓴 상태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까지 겹친 최악의 조건 하에 치른 총선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시 146석을 갖고 있던 한나라당에선 비례대표를 포함해 50~60석 안팎을 얻으면 선전한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박 전 대표는 구원투수를 자처해 ‘천막당사’ 정신으로 121석을 건져냈다. 실제 한나라당은 2004년 4·15 총선을 22일 앞두고 박근혜 의원을 새 대표로 선출했다. 당시 박 대표는 호화당사의 현판을 내리고 여의도 노천에 천막당사를 세운데 이어 몸을 낮추고 전국 곳곳을 악착같이 발로 뛰었다.

박 대표는 총선 일주일을 남기고 “권력이 한쪽으로 몰리면 민주주의에 문제가 생긴다. 우리에게 견제할 힘을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이런 호소가 얼어붙은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2. 총선 선대위원장 맡나

“2004년 17대 총선보다 내년 19대 총선이 더 어려울 것이다.” 박 전 대표를 비롯한 남경필, 정두언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의 공통된 발언이다. 총선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선거의 여왕’ 박근혜의 필요성이 부각, 박 전 대표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수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친박계 서병수 전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가 내년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것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박 전 대표는 지난 5월 “내년에 중요한 선거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로 그리스를 방문했을 때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박 전 대표가 말한 ‘적극적 활동’에 대한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친박계 의원 다수는 ‘적극적인 지원유세’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기회 있을 때마다 ‘선거는 당 지도부가 책임지고 치러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던 점이 걸린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5월 어버이날을 맞아 지역구에서 열린 경로잔치에 참석했다가 기자들의 지방선거 지원여부를 묻는 질문에 “선거는 당 지도부 위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여러 번 답을 드렸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대표가 평당원 신분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에, 그가 내년 총선에서도 평당원 신분으로 지원유세에 나서기엔 명분이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그동안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종합하면 내년 총선에서 적극적인 선거지원활동을 위해선 당 지도부에 진입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현재로서는 선거대책위원장직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 출마를 선언했지만, 전체 선거지원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는 TK의 상징적 인물이기 때문에 달성 주민들이 양해해 주리라 본다”면서 “그래서 지역구 출마하더라도 전국 유세를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친박계인 이혜훈 제1사무부총장도 박 전 대표의 지역구 출마 시 수도권 지원 유세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2004년 탄핵 바람 때 지역구에 출마하면서도 2주일간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한 결과 한나라당이 120석을 얻었다”며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3. 대권플랜도 본격 가동

정치권 일각에서는 ‘총선은 野 승리, 대선은 與 승리’로 가지 않겠느냐는 말들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에서는 야권이 총선에서 승기를 잡을 경우 민주당과 진보정당 간 ‘연립정부론’이 탄력을 받게 되고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야당 주자들의 지지율도 덩달아 오르는 시나리오가 등장할 수 있어 총선 패배를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국민들은 차기 정권을 누구에게 줄 것인가를 감안해서 내년 12월 대선에 앞서 4월에 치러지는 총선에서 투표할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당의 후보가 대선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안부근 디오피니언 소장은 “대선정국이 ‘박근혜 대 비(非)박근혜’의 구도로 형성되면 야권으로서는 해볼 만한 싸움이 될 수 있다”면서 “박 전 대표로선 중도층을 공략해 자신의 지지층으로 만드는 확장전략이 고민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는 총선 승리 전략과는 별개로 자신의 대권행보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지난 9일 국회 기획재정위 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그간 구상한 정책 등에 대해 발표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한다”며 사실상 대권행보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발맞춰 친박계 의원들이 박 전 대표의 지지율, 정책 및 행보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빈도와 강도가 늘어나고 있다. 그간 박 전 대표 행보나 정책방향 등을 놓고 공개적인 언급을 삼갔던 것과는 다른 기류다.

박 전 대표의 경제교사로 불리는 이한구 의원은 지난 9일 불교방송에 출연, “안전한 경제가 (박근혜) 비전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경제·복지정책에 대한 구상을 드러낼 시기가 다가오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언젠가 적당한 때 발표할 것”이라며 “우리 경제를 안전하게 만들어야겠다는 가치를 우리는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전날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콘텐츠가 얼마나 풍부한지에 대해서는 얼마 있지 않으면 밝혀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북도당위원장인 최경환 의원은 지난 8일 대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대세론을 공개 언급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모든 세대와 지역에서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역대 이런 대세론은 유례가 없었다”면서 “일각에서 수도권과 20~30대층에서 약하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다른 세대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2위 그룹과 지지율 격차가 좁다는 것일 뿐 약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박 전 대표가 9월 정기국회쯤 이미 발의한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의 각론 법안과 등록금 완화 등 교육분야 정책 등을 밝히는 것으로 대선행보를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친박 인사는 “국감종료 시점인 9월말~10월초쯤을 기점으로 강연정치 등도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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