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지금은 민주주의 위기, 청년들이여 낮은 곳으로 가라`

박원순 "지금은 민주주의 위기, 청년들이여 낮은 곳으로 가라"

이한열 열사 제25주기 추모제에서 박원순 시장 특별강연 열려

김대현 기자 kdh@vop.co.kr

입력 2012-06-10 16:18:33 l 수정 2012-06-10 19:52:19

• 0
• 0

ⓒ양지웅 기자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제25주기 추모제 한열, 민주주의에 색을 입히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연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지금은 87년 못지 않은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진단하고 청년들의 사회참여와 관심을 호소했다. 박원순 시장은 87년 연세대 학생들이 이한열 열사에게 최루탄을 발사한 경찰들을 상대로 고발했을 당시 학생들의 변호인단 중 한명이었다.

박원순 시장은 8일 오후 6시 연세대 대강당에서 이한열 열사 제25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특별강연회를 열고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린 것은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대학생들과 고등학생이었고, 전두환 군사정권을 끝낸 것도 이한열 열사를 포함한 수많은 젊은이였다”며 “지금의 대학생들은 취직걱정 때문에 사회적 참여를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금 상황이 87년 못지 않은 위중한 위기들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군사독재 시절에도 조만간 새로운 민주주의의 새벽이 올 것이라고 꿈을 꿨고 희망이 있었다”며 “그런 사회참여와 관심, 그리고 동시대에 대한 열정이 6월 항쟁을 만들었고 민주주의를 성취를 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날은 많은 문제들이 내제 됐음에도 이런 열정과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이런 위기를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시장은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있는 시민만이 누릴 수 있게 된다”며 “그런 관심을 버려 버리면 금방 민주주의가 거꾸로 돌아간다는 것을 지난 몇 년간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제 역할은 ‘선거를 통해서도 세상이 바뀔 수 있구나’라는 것을 증명해드리는 것 같다”며 “자포자기하면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지만, 가능하다고 믿고 참여하면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웅 기자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제25주기 추모제 한열, 민주주의에 색을 입히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청년들이여 가장 낮은 곳으로 가라“

박원순 시장은 자신이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며 청년들에게 “가장 낮은 곳으로 가라”고 호소했다.

박 시장은 “75년 5월 22일 신촌에서 이대 여학생과 미팅이 약속돼 있었는데 우연히 김상진 열사 추도식을 갔다가 경찰에 잡혀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영등포 구치소에 수감됐다”며 “그날 그 경험으로 제 삶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세상에 눈을 뜨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며 “저는 감옥을 가면서 눈을 떴지만 그 때 감옥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제 삶은 시민들에게 눈총을 받고 때로는 지탄받는 삶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시장은 “청년 시기에 안정된 직장과 ‘철밥통’ 을 잊어버리고 좀 더 큰 것을 꿈꿔달라”며 “모든 것을 버리면 모든 것을 얻는다는 말이 있듯 다 버리고 가장 낮은 곳, 가장 고통 받는 사람에게 가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추모제에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가 무대에 올라 추모제 참가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고, 참가자들은 추모제 후 대강당 옆에 있는 '한열동산'으로 자리를 옮겨 헌화했다.

ⓒ양지웅 기자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제25주기 추모제 한열, 민주주의에 색을 입히다'에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가 감사말을 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제25주기 추모제 한열, 민주주의에 색을 입히다'에서 평화의나무 합창단이 노래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제25주기 추모제 한열, 민주주의에 색을 입히다'에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와 참가자들이 '그날이 오면'을 합창하고 있다.

김대현 기자 kdh@vop.co.kr

Copyrights ⓒ 민중의소리 & vop.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