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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비대위, “그치, 안 되겠지. 안 될 것 같더라”

박근혜 비대위, “그치, 안 되겠지. 안 될 것 같더라”'절대정신'으로 설정된 박근혜, 친이계는 다 나가달라?
김완 기자|ssam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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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2916: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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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비대위가 벌써 흔들리고 있다. 박근혜 비대위의 첫 작품은 ‘최구식 의원 탈당 권고’였다. MB와 단절하는 것은 물론 털건 털고 가겠다는 분명한 의지의 표명이었다. 그런데 이미 검찰 소환 조사까지 받은 최 의원은 머뭇거리고 있다. 이 와중에 최 의원의 지지자라고 하는 이들은 박근혜 비대위를 향해 최 의원에 대한 탈당 권유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여기까지는 가소롭다. 더 깊고 무시무시한 논란이 기다리고 있다. 박근혜 비대위의 핵심이라고 할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연일 ‘이명박 정부 실세 용퇴론’을 펴고 있다. 비유적으로 정리하면, 총선 출마 의지가 확고한 이재오 의원은 그만 집에 가서 쉬고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이상득 의원의 경우 감옥 갈지도 모르니 준비를 하란 얘기다. 여기에 덧붙여 김종인 비대위원은 용퇴의 범위를 “머리 크신 분들”로 넓히며 안상수, 홍준표, 정몽준 의원으로까지 쇄신 대상을 확대했다.

이에 대한 당사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못해 보고 있기가 시릴 정도다. 특히, 홍준표 전 대표의 진노가 매섭다. 홍 전 대표는 김종인 비대위원을 향해 지난 93년 동화은행장으로부터 2억 원의 뇌물을 수수해 구속됐던 전력을 거론하며 “검사 시절 내가 자백을 받았던 사람이다. 자백을 안 해서 내가 들어가 10분 만에 자백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의 용퇴 요구에 한 마디로 "어이가 없다”는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6공화국의 비리 인사인데 누가 누구에게 쇄신을 요구하느냐는 최상급의 분풀이다.

다른 친이계 의원들 역시 마찬가지다. 박근혜 비대위를 묘사한 한나라당 내부 표현을 옮겨보면, ‘5공화국 비대위’, ‘일개 교수 따위’, ‘막말하는 난장판 비대위’ 등 매일 최상급 비난이 실시간으로 갱신되고 있다.

일부 친박계를 제외하곤 박근혜 비대위에 대한 한나라당 내부의 견해는 대체로 일치한다. 박근혜 비대위의 절대정신은 오로지 ‘박근혜’뿐 이라는 것이다. 지금 비대위의 행동양식은 박근혜라는 절대정신 외에 다른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고, 설정조차 되어 있지 않단 지적이다.

애초 박근혜 비대위의 취지는 내부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으니, 외부의 주체를 끌어들여 내부의 문제를 개혁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취지가 현실 정치의 쏠림 현상을 경유하며, 어느새 한나라당의 모든 잘못은 박근혜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한 것으로 치부되고, 박근혜는 차기 대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무비판적인 대상으로 신격화 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쇄신이라고 썼지만, 박근혜 체제의 완성이라고 읽히는 박근혜 비대위의 딜레마는 한나라당의 존폐를 위협할 정도로 중차대한 문제다. 이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자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우리 모두가 쇄신대상”이라고 봉합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그 ‘우리 모두’에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포함된다고 생각하는 이는 없다. 오히려 더 무시무시한 ‘협박’이 아니냐는 견해가 우세하다.

결국, 박근혜 비대위가 향후 어떤 제안을 하더라도 그것은 친이계에겐 “꺼져 줄래, 우리끼리 잘 살아볼 테니”로 밖에 접수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정당의 가장 큰 위기 요소인 ‘공천권’이 바로 목전에 걸려있는 때이다. 딜레마의 딜레마, 지난 대선 이전부터 한나라당 내부에 잠복해왔던 갈등의 일대 폭발이 예견되는 까닭이다.

▲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늘 외부 사람을 부르자고 주장하는 군인은 상황의 실상을 보고받곤 "그치, 안 되겠지. 안 될 것 같더라”고 말한다. '사람을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박근혜 비대위의 운명은 다를까?

한나라당은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비상대책위원회’의 콘셉을 쫓아 사람을 불러 세웠다.불려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한나라당 안 돼~ 사람 불러야지”를 외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이는 결국 기존에 있던 사람들에게 ‘나가라’는 얘기와 같다. ‘26세 청년 기업인 이준석’에서 볼 수 있듯 박근혜 비대위가 무릎을 탁 칠만한 몇몇 사람을 더 불러들이는데 성공한다면, 친이계는 정말 몽땅 짐을 싸야 하는 벼랑 끝으로 몰릴지도 모른다. 정말, 이 상황을 한나라당이 감당할 수 있을까? 한국 정치의 역사에서 그런 자기 희생과 질서있는 퇴장은 한 번도 없었다. 바로 직전 총선에서 친박계는 똑같은 상황에 내몰리자 ‘공천 학살’을 당했다며 당을 뛰쳐나갔던 바 있다.

박근혜 비대위가 성공한다면 그건 한나라당의 질서와 체질이 박근혜라는 ‘절대 정신’을 기준으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이룬다는 뜻이 될 것이다. 반대로 실패한다면 내년 총선에서는 보수 후보가 2명인 지역이 제법 될 것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과연, 자신을 추종하는 자를 제외한 모두를 몰아내고 당을 장악하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참고로, <개콘> ‘비대위’에서 늘 사람을 더 부르자고 주문하는 군인이 내리는 결론은 늘 같다. “그치, 안 되겠지. 안 될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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