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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참여 속 ‘공동체회복’ 마을만들기 근간이 된다

소통과 참여 속 ‘공동체회복’ 마을만들기 근간이 된다
어르신 합창하고, 민들레 강정 만들고…
2012년 06월 18일 (월) 김범수 기자 kim@suwon.com

수원시 마을만들기

수원시 마을르네상스는 시민이 주도적으로 살고 있는 마을을 주민 스스로 문화와 예술, 건축과 환경 등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삶의 공간으로 새롭게 디자인하는 시민공동체 회복운동이다. 지난해와 올해 추진돼 오고 있는 수원시 마을르네상스 135개 사업(2011년 55개, 2012년 80개) 중에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사업을 추진하며, 많은 분들의 흥미를 끌고 있는 사업의 추진 배경 및 과정, 결과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실버가 아닌 제2의 청춘으로 인생을 리사이클한다

● 환상의 하모니로 청춘을 부르고 마을만들기를 노래하는 금빛합창단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향수의 환상적인 선율이 마을만들기 전국대회가 열리는 지난 7일, 창원컨벤션센터를 고요하게 적시자, 어르신들이 합창단으로 입장하면서 들리던 웅성거림이 일순간 고요해지며 의아함과 동시에 감탄의 눈길이 중앙무대로 모아진다.

인계동, 영통, 광교 등 새로운 상권이 조성되고 신도시 개발로 수원 상권의 중심이던 행궁동은 공동화 현상을 보이며, 연세가 많은 분들께서 삶의 터전을 떠나기 싫어 거주하는 전형적인 고령화 사회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지역경제 회생과 옛 정취를 살리고자 시민주도의 실천운동이 자생적으로 펼쳐지던 이곳에 2010년 9월 수원시 마을만들기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즈음, 일선에서 물러나 뒷전에 계시던 어르신들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잠재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금빛합창단을 창단하기에 이른다.

행궁동에 거주하시는 55세 이상 어르신 40여분으로 창단한 합창단은 실버라는 주위의 인식을 불식시키고 제2의 청춘을 구가하고자 하는 단원들의 열망을 담아 ‘금빛합창단’으로 명명하고, 창단과 함께 맹연습에 돌입해 창단 한 달여 만에 ‘행궁동 경로잔치’와 ‘한데우물축제’에서 축하공연을 했다.

2011년 11월 30일 금빛합창단의 창단공연이 있던 날, 합창단원의 배우자는 물론 자녀와 손자 손녀가 모두 모이는 행궁동의 또 하나의 축제의 장이 돼 있었다.

한 곡 한 곡 끝날 때마다 수원시민소극장이 떠나갈 듯 박수갈채가 이어졌으며, 공연의 마지막 곡이 끝날 때에는 성취감이 범벅된 단원들의 눈물과 내 부모, 내 배우자의 또 다른 변신을 감격해 하는 눈물이 끊이지 않았다.

그때의 감격은 2012년 1월 마을만들기 우수사례 경연대회장에서 금빛합창단 한창석 단장이 사례발표 도중 북받쳐 오르는 감동으로 한동안 말문이 막히고 참석자들도 함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창단 1년이 안되는 합창단의 소문은 전국 각지에 흘러 지난 7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마을만들기 전국대회 식전공연을 위한 초청을 받기도 했다.

지역에서도 인기가 치솟아 단원도 20여명이 보강된 63명으로 오는 9월, 수원시 마을르네상스 주간 행사시 수원시립합창단과의 협연을 위해 오늘도 맹연습을 하고 있다.

지난 해 수원시 마을만들기 우수단체로 선정된 금빛합창단은 수원시 마을만들기 일환으로 개최되는 여러 마을의 축제에서 초청을 하면 기꺼이 함께 하겠다는 각오로 향수, 10월의 멋진 날에, 르네상스 비단길, 경복궁타령 등 다양한 장르의 20여곡을 준비하고 있다.

치매미술치료협회에서 수원 마을만들기에 뛰어들다

● 어르신과 함께 하는 민들레차를 만들며 건강도 챙겨요

수원 남부지역에 길게 자리한 수원비행장!

이 비행장 활주로 주변에 지천으로 피어난 민들레로 각종 음식을 만드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민들레강정을 만들고 발효액을 만들어 주스로 마시기도 하고 술을 담그거나, 민들레차로 먹기도 한다고 한다.

민들레는 간 기능을 개선시키는 효능이 있어 피로회복과 숙취해소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고 있으며, 위염, 혈액순환에 좋다고 해 이미 전국 몇몇 곳에서는 상품화한 기업형 농장도 있다.

91년 치매미술치료협회를 설립한 신현옥 대표가 지역사회 공헌을 위해 세류동지역 어르신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을 지난 해 말부터 고민하며 사업구상을 하던 중, 수원비행장 활주로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민들레를 이용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어르신들과 결정했다.

치매미술치료와 작품 전시로 바쁜 와중에도 신 대표는 화성농업대학에서 농산물가공과정을 공부하는 등 이 사업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매년 4월 수원비행장 개방행사로 실시하는 ‘민들레 축제’에 참여해 3대가 함께 100kg이 넘는 민들레를 채취해 발효식품을 만들고 민들레꽃으로 민들레강정을 만들어 참여하신 어르신들과 경로당에 공급했다. 또한 세류동 경로잔치시 민들레차 시음행사를 열어 어르신들께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9월 이후 개봉할 발효액 다섯 단지를 애지중지하는 신 대표와 회원들을 보며, 이 사업 추진에 얼마나 큰 애정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치매미술치료협회 신 대표와 회원들은 민들레 채취행사를 기점으로 수원비행장을 관리하고 있는 군부대와 주민간의 소통을 통해 수시로 민들레 채취를 가능토록 해 더 많은 원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좋은 반응을 보여준 상품을 내년부터는 판매로 연결하는 등 지역 어르신들께 소일거리와 함께 일자리를 마련해 건강한 여생을 영위하게 하는 등의 노력으로 치매를 사전에 근절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민들레 홀씨처럼 흩날리고 있다.

도심 한 가운데서 무슨 벌통을 놓나? 무수한 반대속 도전

● 양봉 등 도시농업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땡벌과 영화동사람들

화성이 축조되며 한양으로 연결하는 새 길이 열리고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노역자들이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고향 생각의 시름을 달래던 곳.

한양을 오가는 말들을 관리하며 성안을 능가하는 영화를 누리던 영화동.

이곳에는 거북시장이 있어 느림의 미학을 즐긴다는데, 마을만들기 사업도 특이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주민센터 입구에 2.4kg 벌꿀을 45,000원에 판매하고 있었고, 옥상에는 20여개의 벌통에서 무수한 벌들이 드나들고 있어 접근하기 용이하지 않았다.

주변 공간에는 잘 정돈된 텃밭상자가 빈틈 없이 놓여 있고 방울토마토, 오이, 상추, 열매 등이 탐스럽게 자라고 있어 도시농업의 견학지로 손색이 없다.

2010년 영화동에 적합한 마을만들기 사업을 모색하던 중 마을만들기 위원 중에 양봉경험이 있는 위원이 사업의 가능성과 노력봉사, 위원 교육 등을 제안해 전국 양봉농가들을 돌며 견학을 했다고 한다.

2011년 8월 벌통 20개를 입식하며 빈 공간은 상자 텃밭을 설치 다양한 채소를 키워 짧은 기간임에도 벌꿀 2.4kg 70개를 채취하고, 수확한 채소와 함께 영화동 관내 경로당 7개소와 요보호 가정 등에 사랑을 전할 수 있었다. 일부 판매한 꿀의 수익금으로 꿀벌 월동비용을 자체 충당하는 등 자립기반을 조금씩 다져, 금년 6월 현재 벌써 2.4kg 벌꿀 190개를 채취하는 등 안정적 운영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여유자금으로 경로당 운영비 지원, 장학기금 적립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도시농업으로 양봉과 옥상텃밭을 사업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영재 대표는 사업에 대한 자신감으로 ‘땡벌과 영화마을 사람들’로 단체명도 지었다며 얼마 전 TV에서 보도된 서울시청사 옥상 양봉은 우리 영화동을 벤치마킹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동주민센터 옥상을 기반으로 한 도시농업의 성공사례는 영화동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함께 하길 희망해 요즘은 각 가정에 옥상텃밭 조성 및 기술 전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영화동주민센터가 늘 벌꿀이 날아다니고, 푸른 채소가 무럭무럭 자라길 기대하며 나서는 길에 시식한 벌꿀의 달콤함과 방울토마토의 상큼함이 여운으로 남는다.

아파트단지라고 전통장을 못 담그면, 매일 무얼 먹고 사나?

● 수원을 대표하는 전통장으로 사회적기업을 꿈꾼다

60 평생 수원을 떠나본 적이 없다는 수원 토박이.

이 중 35년을 수원시청소년문화센터 맞은편에 들어선 아파트에서 터줏대감으로 생활해 오다 매여울표 전통장 만들기를 주도하고 있는 황영희 회장.

잊혀져가는 옛 것이 아쉽던 차에 수원시 마을만들기 일환으로 전통장 담그는 사업을 하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며 지난 4월 담근 장들이 잘 익어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 드릴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매봉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원천천으로 합류하기 전에 여울이 져 ‘매여울’이라는 불리었던 옛 지명을 전통장 이름으로 붙였다는 황 회장의 설명에 수원에 대한 깊은 사랑이 절절히 묻어있다.

아파트 단지가 대부분의 주거공간으로 자리잡고, 맞벌이로 시간이 없고 할 줄 모른다는 이유로 장을 매장에서 사다 먹는 생활에서 벗어나 우리 고유의 전통장을 쉬운 방법으로 직접 만들고 체험하면서 우리의 전통을 계승하고자 사업을 구상했다고 한다.

지난 4월 18일과 26일, 두 번에 걸쳐 전통장 만들기 시연 행사에 젊은 주부 등 60여명이 참가해 고추장, 된장, 막장을 담그며 뿌듯해하며, 앞으로 이런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되면 직접 장을 담그겠다는 이야기도 많았었다고 한다.

금년에 처음 시작하는 사업으로 지난 가을에 메주를 직접 쑤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하는 매탄1동 새마을부녀회장과 회원들은 금년 말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메주쑤기를 희망하고 있음을 말하며 금년 4월 구입해 사용한 메주가 친환경으로 믿을 수 있는 메주를 사기 위해 여러 날 발품을 팔았다고 한다.

수원을 대표하는 먹거리가 없는 것을 아쉬워하는 매여울표 전통 장 만들기 추진팀은 전통 장을 기반으로 하는 수원시 대표적인 먹거리를 만들어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 거듭나 행정의 지원 없이 안정적인 운영기반을 확보하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리 전통의 구수한 맛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황영희 회장과 회원들의 꿈이 실현되길 빈다.

도움말=수원시마을만들기추진단·수원시마을르네상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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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daum view(블로그뉴스)에도 실린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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