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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암울한 시대가 날 불러냈다”

문재인 “암울한 시대가 날 불러냈다”

[동아일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7일 “그동안 정치와 거리를 둬 왔지만 암울한 시대가 나를 정치로 불러냈다. 무엇보다 개발독재 모델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개발독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손학규 상임고문, 조경태 의원에 이어 민주당 내에선 세 번째다. 정세균 상임고문이 24일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고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김영환 의원도 다음 달 중순 이전에 경선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 내 대선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문 고문은 17일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발표한 선언문에서 “소수 특권층의 나라가 아니라 보통 사람이 주인이고 네 편 내 편 가르지 않고 함께 가는 진정한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승자 독식과 강자 지배의 낡은 질서를 폐기하고 대한민국에 상생과 평화의 새 질서를 수립하기 위해 공평과 정의의 원칙을 분명히 세우겠다”며 “개방, 공유, 협동, 공생의 새로운 원리를 채택해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민주적이고 공정한 시장경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고문은 출마 선언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정부는 역사상 최악의 정부”라며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 우리가 당한 것처럼 그들에게 앙갚음하거나 되갚아줄 일은 아니다. 평가는 평가대로 엄중하게 하되 화합하고 상대를 인정하며 경쟁하는 좋은 관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선 “타결됐기에 잘 이행해야 한다. 다만 국민이 염려하는 독소조항은 재협상을 통해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선 “무슨 특별한 일처럼 임기 중 한 번 만날 게 아니라 자주 정례적으로 만나면서 남북의 화해와 평화, 공동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출마 선언 전 1975년 민주화운동을 하다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둘러보고 순국선열추념탑에 참배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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