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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유통 거물 몰리는 이유, 숨겨진 키워드명은 ‘MZ’ [취재 인사이드]​

수원에 유통 거물 몰리는 이유, 숨겨진 키워드명은 ‘MZ’ [취재 인사이드]

입력 2024-02-09 12:37수정 2024-02-0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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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노력의 산실 스타필드 수원
지역에 4개 백화점 몰리는 진풍경
20~30대 인구 비율 절대적 높아
미래 담보할 소비자에 올인한 것
 

스타필드 수원점이 프리 오픈을 한 24일 오전 수원시 스타필드 수원점을 찾은 시민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4.1.24/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수원시에는 4개의 백화점이 있다. 성남시와 더불어 가장 많다. 최근엔 ‘유통 공룡’ 신세계의 스타필드까지 가세했다. 스타필드 2.0의 시작점이라고 할 만큼 신세계프라퍼티가 스타필드 수원에 쏟아부은 노력은 엄청나다. 다른 백화점들도 질세라 맞불 작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가히 ‘유통 대격돌’이다.

기존 대형 백화점들에 스타필드 수원까지, 대규모 유통의 장이 수원시에 펼쳐진 것은 자못 흥미롭다. ‘왜 수원시인가’라는 의문이 뒤따를 수밖에 없어서다. 경기도청이 있는 수부도시라는 상징성은 적어도 유통 시장에선 큰 의미가 없을 터다. 인구 100만명의 특례시라는 점도, 같은 특례시인 용인시와 고양시엔 그만큼의 유통 지도가 형성돼있지 않다는 점에서 딱 떨어지지 않는다.

지역의 경제력이나 구매력이 경기도 ‘톱’ 수준인 것도 아니다. 각 지역의 경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GRDP를 살펴보면 지역별로는 화성시가 81조8천802억원으로 1위, 성남시가 46조7천850억원으로 2위, 용인시가 33조3천306억원으로 3위, 수원시가 33조3천930억원으로 4위다. 이를 토대로 지역별 연간 1인당 소득을 대략 산출했을 때도(2021년 기준 지역 내 요소 소득을 인구 수로 나눴을 때) 수원시는 2천141만원, 화성시는 6천583만원, 성남시는 3천873만원가량이다.

경기도 지역별 20~30대 인구 수 비교./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다만 인구 구조를 살피면 어느 정도 해답이 보인다.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던 수원시는 2021년 이후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청년 인구 비율이 높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22년 기준 수원시의 20~30대 인구는 36만524명으로,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한다. 경기도 시·군 중 절대적인 수로도, 비율로도 가장 높은 편이다. 용인시는 27만명(전체 25%), 성남시는 25만명(전체 27%), 화성시는 26만명(전체 28%) 정도다. 그야말로 ‘MZ’의 도시다.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지하 1층에서 블루보틀 팝업이 열리고 있다. 2024.2.2.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최근 유통업계는 미래를 담보할 소비자인 MZ세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SNS에 올릴 ‘인생샷’을 찾아다니기 바쁜 MZ 소비자들을 위해 점포 곳곳을 인증샷 촬영 장소로 꾸미는가 하면, MZ세대의 F&B 트렌드에 발맞춰 때때로 음식 판매 코너를 정비한다. 디올을 품은 갤러리아 광교점이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입점시키는 ‘파격’에 나서는가 하면 AK 수원점이 키르시, OIOI 등 MZ세대들에 인기있는 패션 브랜드며 지브리샵을 연 점도 이런 점과 맞물려있다.

롯데백화점 수원점이 새단장에 들어가면서 백화점 내 곳곳에 가벽이 설치돼 있다. 2023.10.11./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스타필드 수원은 개점 전부터 ‘MZ특화형 점포’임을 앞세웠다. 런던베이글뮤지엄 등 MZ세대들에 선호도가 높은 F&B ‘핫플’들을 대거 입점시키는가 하면 콩코드 피트니스 클럽, 스몹 등 체험형 공간을 다수 조성했다. 개점 열흘 만에 84만명의 관광객이 운집한 가운데, SNS엔 MZ 소비자들이 스타필드 수원 곳곳에서 각종 체험에 나선 사진과 영상이 물밀듯 게재되고 있다. 오는 4월엔 롯데백화점 수원점이 리뉴얼을 마치고 오픈한다. 입점 브랜드들도 상당수 물갈이될 전망인데, MZ 소비자들의 취향을 공략하는 브랜드가 다채롭게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올 상반기까진 수원지역 내 유통 대격돌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의 오늘과 내일이 MZ에 답이 있는 만큼, MZ의 도시에 업계가 집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도시의 활력은 비단 막대한 토지 개발이나 대형 인프라 조성에서만 비롯되지 않는다. 모처럼의 유통 대격돌이 한동안 정체됐던 수원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수원의 MZ로선 새삼 기쁜 일이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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