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안철수 보는 눈 까칠해졌다
중앙일보 원문 기사전송 2012-06-19 02:02 최종수정 2012-06-19 05:00
야권 대선주자들 잇단 비판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바라보는 민주통합당의 태도가 ‘까칠하게’ 바뀌고 있다. 4·11 총선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안 원장을 반(反)새누리당·반MB정부 전선의 최대 원군으로 봤다. 당 지도부는 그를 “함께 가야 할 야권의 소중한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대선 경쟁이 시작되면서 안 원장은 ‘극복의 대상’이 됐다. 그러면서 그에 대한 비판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본지의 ‘대선주자 인터뷰’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은 17일 인터뷰에서 안 원장을 ‘실상이 없는 이미지’라고 표현했다. “콘텐트가 이미지를 이길 것”이라고도 했다. 김두관 경남지사도 13일 본지 인터뷰에서 “아무리 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도 무소속이 정권을 잡는 건 대단히 위험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4일 “거머리가 득실대는 논에 맨발로 들어가서 모내기 한 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이 ‘내가 농사를 지었으면 잘 지었을 것’이라고 해도, 그 사람이 유명하고 지지율이 높다고 아무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그런 정치는 안 된다”고 말했었다. 안 원장과의 공동정부를 제시하는 등 그에게 호의적이던 문재인 상임고문도 태도를 바꿨다. 그는 지난 12일 정치개혁모임에서 “민주당의 힘을 하나로 모아 후보를 선출한다면 지금처럼 막연한 상태의 지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안 원장에게 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는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 이어 대선에서도 제1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불임(不姙)정당의 기억과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다. 민주당 현역의원 127명 중 이미 70~80명이 ‘빅4(문재인·손학규·김두관·정세균)’의 지지세력으로 분류된다. ‘오직 한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야권 후보’를 위한 싸움에 당 전체가 뛰어든 셈이다. 민주당으로선 안 원장이 극복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대선 전략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머리는 복잡하다. 그는 18일 라디오방송에서 “출마하는 분들은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지도로 보면 혼자서 새누리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분이 없다”고 했다. 당 대표로서 현실적으로 안 원장과의 연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추미애 대선준비기획단장은 안 원장까지 참여하는 ‘원샷 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언제 공식화할지 누구와 연대할지는 결정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인식 기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 중앙일보 구독신청] [☞ 중앙일보 기사 구매] [ⓒ 중앙일보 & Jcube Interactive In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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