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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에서 해법을 찾자- 전동호 공학박사(도로 및 공항 기술사)

지하수에서 해법을 찾자- 전동호 공학박사(도로 및 공항 기술사)

2023년 03월 22일(수) 23:00

남도 하늘이 말랐다. 지난해 강수량은 846㎜에 그쳤다. 평년의 61%였지만 중부 지역은 반대였다. 반복되는 국지적 기상 상황이다. 모내기가 시작되는 곡우(穀雨)때까지도 해갈되지 않으면 한해(旱害)로 연결된다. 상수도 제한 급수와 농업용수 또한 비상이 걸린다. 하천과 저수지 바닥을 파내면서, 바로 할 수 있는 지하수 찾기에 들어간다. 관정 개발이다. 우리는 1960년대 들어 본격 시작됐다.

지금까지 전남 25만 7000공 등 전국적으로 172만 공을 뚫었다. 연간 30억㎥를 끌어올리며 전체 물 사용량의 11%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착정 깊이 40m이하 69%, 직경 100㎜ 이하 72% 등 1공에서 매일 평균 4.7㎥를 양수한다. 규모별로는 깊이 30m 이내 소형, 100m 이내 중형, 그 이상은 대형으로 구분한다. 굴착천공기, 흙막이 케이싱, 에어서징, 수중 펌프와 전기함 설치 등의 절차를 거친다.

 

함부로 뚫지는 못한다. 지하수법에 의해 일 100㎥를 기준으로 신고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 원천은 빗물이다. 년 14%인 163억㎥가 함양(涵養)된다. 충적층·화산암·석회암 틈에 발달해 있고 변성암과 화성암은 절리·균열·파쇄대 등의 유무에 따라 많이 다르다. 그 분포가 국가지하수정보센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의 사이트에 올라 있다. 민간에선 ‘다우징 로드’로 찾기도 한다. 특별한 곳도 있다. 다공질 화산현무암층으로 이루어진 제주도다. 해안 100m 깊이의 빗물 함양이 50여 년 동안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지하수는 관측되고 있다. 전남 110개소 등 전국에 700개 측정망이 있다. 2030년까지 290개소가 추가된다.

 

지하수는 민물의 30.06%를 차지한다. 지표수는 불과 0.39%, 빙원이 69.55%로 절대적이지만 사용 가능성으로 보면 지하수가 99%다. 그런데도 폐공, 가축 매몰, 폐광산 등 오염원에 너무 노출되어 있다. 북미와 호주에서도 문제다. 빠르게 퍼 올리면서 지반 침하와 염류 집적이 일어났다. 어디든 전담 인력 관리를 필요로 한다. 내일을 위한 일자리다.

우리나라는 강수량이 많지 않은 편이다. 연간 부존량 1297억㎥는 1인당 세계 평균의 6분의 1, 이용량 또한 26%에 불과하다. 여름철엔 대부분을 흘려보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물 빈곤 지수’(WPI)가 낮고, 1인당 수자원 총량조차 풍부하지 않은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 영국 생태환경수문학센터와 미국 국제행동연구소가 만든 1990년대 기준이다. 국제연합과는 관련이 없다.

어찌 됐든 물 관리를 잘 하라는 뜻이다. 계곡에 댐을 막는 방법도 있지만 비용과 민원, 환경 문제 등으로 쉽지가 않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지하수에서 찾아야 한다. 먼저 유한 자원을 영원히 쓸 수 있는 조치가 되어야 한다. 아무 데나 뚫고 고갈되면 방치하다간 지금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지하수가 흐르는 지하 공간을 알아야 한다.

정부와 지역, 산하 연구기관이 함께해야 한다. 대단위 지하수맥을 찾아 연결시키면 지하수 지도가 되게 된다. 이를 지역별로 잘 개발하면 전천후 생활 자원으로, 요즘 같은 때는 특히 섬 지역 물 걱정을 덜게 해 주었을 것이다. 위치 정보를 넣어서 디지털화하면 무분별한 착정 또한 예방할 수 있다. 지하 시설물 통합정보에 지하수 흐름까지 포함시키는 방법도 있다. 미래 국토 지하 정보망으로 가는 길이다.

지구 표면은 71%가 물이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아이는 85%로 더 많고, 노인은 50%까지 줄어든다. 이렇게 물은 만물의 성장과 활동 근원이지만, 전체 물의 97.47%나 되는 바닷물이 더 오르고 있다. 62년간 목포 조위관측소 15.4㎝, 전국 해안은 매년 3.01㎜씩 상승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이 발표한 자연의 항변이다. 그동안 짓고 덮고 데우고 버린 것에 대한 대가는 아닐까?

자연을 덜 해치는 ‘저영향 개발’로 가라는 소리다. 빗물을 더 침투시키는 일도 그중 하나다. 인공 함양을 위한 지하댐과 저류시설, 식생 수로, 침투 도랑, 도심 녹지 확대 등 다양하다. 작은 공극을 채우며 싱크홀 예방 등 지반 안정을 도울 것이다. 언젠가 지하수면까지 도달하면 대수층을 따라 매일 4㎝씩 이동하며 다시 빛을 볼 날을 기다릴 거다.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