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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초고령시대 대한민국, 노인 빈곤과 일자리- (이병학 ㈔대한노인회 수원시 팔달구지회장·노인교육전문강사·노인상담사)

[기고] 초고령시대 대한민국, 노인 빈곤과 일자리- (이병학 ㈔대한노인회 수원시 팔달구지회장·노인교육전문강사·노인상담사)

승인 2023-02-12 19:32

이병학 ㈔대한노인회 수원시 팔달구지회장·노인교육전문강사·노인상담사

 

 

수명이 늘어난 이 시대에 ‘오래 산다는 것’은 축복만은 아닌 듯싶다. 관련된 비관적인 지표들이 눈에 띈다. 2020년 한국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41.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다. 우울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다.

 

노인 자살은 빈곤과도 연계돼 있는데 2020년 기준 노인빈곤율(노인 인구 중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사람의 비율)은 38.9%로 이 역시 OECD 1위다. OECD 평균의 3배에 달한다. 최근 국민연금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연금 등 현행 유지를 전제로 오는 2080년에도 여전히 노인빈곤율이 심각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국민연금, 복지급여 등 ‘공적이전소득’의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다른 통계에서는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층 취업률이 세계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국 노인들의 경우 근로소득이 전체 소득의 52%나 차지했는데 이같이 비중이 50% 이상인 나라는 OECD 국가 중 한국과 멕시코(57.9%)뿐이었다.

 

이는 한국 노인들의 취업 의지가 다른 나라보다 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경제적 이유 등으로 은퇴하지 못하고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국가의 기초연금만으로는 먹고살기 어렵고, 그러니 은퇴도 못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따라서 정부는 노인빈곤율을 낮추기 위해 종합적·체계적인 노후소득 보장 정책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노인 빈곤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취업 활성화도 중요하다. 질 좋은 노인 특화형 일자리와 영국, 유럽 같은 정년 철폐 등이 필요하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발표한 ‘2020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통계 동향’을 보면 환경미화나 도시락 배달 같은 노인도우미, 시설물 점검, 지하철역 봉사활동 등 통상 월 30시간 일하고 27만원 받는 공공형노인일자리 참여자의 90%가 7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남성 18만명, 여성 43만명이었다. 결국 공공형노인일자리 참여자 대다수는 학력이 낮고 사회 경험이 적은 70, 80대 여성이었다. 70대 이상의 상당수가 국민연금에 가입돼 있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공공형노인일자리가 적은 돈이지만 생계 보조수단인 경우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무턱대고 이 같은 일자리를 줄인다면 노인 빈곤을 악화시킬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스 등 에너지값 폭등으로 인한 고물가에 노인일자리활동비부터 30% 이상 상향돼야 하고 일자리도 확대돼야만 노인 빈곤, 노인 자살 등 어려운 노인 생활을 변화할 수 있다.

 

초고령시대를 눈앞에 두고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길은 ‘행복한 노년’이다.

 

젊은 세대와는 신체적·경험적 여건이 다른 노인들이 풍족하지는 못해도 빈곤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도록, 노인 빈곤율과 취업률·자살률을 개선시킬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이고 세심한 노인정책이 시급하다. 더불어 노인들도 당당한 사회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배우고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어르신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까지 더해진다면 장수가 모두에게 복이 되는 ‘100세 시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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