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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인문화혁신 '자조·자립·자애… 3자 캠페인'- 이병학 (사)대한노인회 수원시 팔달구지회장

[기고] 노인문화혁신 '자조·자립·자애… 3자 캠페인'- 이병학 (사)대한노인회 수원시 팔달구지회장

입력 2022-08-09 19:21

이병학 (사)대한노인회 수원시 팔달구지회장

고령화가 가파른 대한민국은 노인 인구 1천만 시대가 멀지 않았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해마다 70만~80만명씩 노년층에 편입되면서 오는 2025년이면 65세 이상 비율이 20.6%인 '초고령사회'에 들어선다. 초고령사회에서 50~60대까지 합치면 국민 상당수가 시니어가 된다. 이제는 기존 편견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에 맞게 나이 든 사람들 스스로가 자신을 부양하고 나아가 국가와 사회, 후세대를 돌봐야한다. 국민 5명 중 1명이 고령자인 '뉴 노멀의 시대', 노년세대가 스스로 지키고 가꾸며 베풀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주변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준비되지 않은 모습들이 보인다. 한낮에 술판을 벌이고, 술기운에 나이를 들먹이며 아무에게나 시비를 걸거나, 지하철에서 노인들끼리 경로석을 놓고 싸우고, 젊은 사람들에게 자리 양보를 요구하며 삿대질을 하기도 한다. 주민센터를 찾아가 막무가내 생떼를 부리고, 미안한 기색도 없이 습관처럼 새치기를 하는 등 부끄럽게도 일부의 모습이지만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초고령사회 한 축을 담당하는 노년세대가 제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데 부족한 부분이 아직 많다.

이에 노인문화혁신운동 활성화를 제안한다. 바로 자조(自助)·자립(自立)·자애(慈愛)의 이른바 '3자 캠페인'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존경·존중받는 어른으로서 경륜과 지혜로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노년세대가 되기 위해 3자 캠페인이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져야 하겠다.

시대변화 맞춰 끊임없이 배우고

스스로 노력 몸과 마음 건강 유지

경륜·지혜 후세대 슬기롭게 전수

3자 캠페인의 첫째, 자조(自助)는 스스로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며, 깨끗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자. 세부 사안으로는 ▲청결미소(淸潔微笑)- 깔끔한 외모와 옷차림, 항상 웃는 얼굴 ▲일독일작(日讀日作)- 매일 읽고 쓰는 생활습관 ▲일인일기(一人一技)- 최소 하나의 취미·여가생활 등이 있다. 특히 시대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키오스크 주문이나 버스표 온라인 예매 등 생활의 변화가 많은데, 노인회나 노인복지관 등을 통해서 디지털 역량 교육이나 취미활동 등을 제공·지원받을 수 있다. 노년세대의 적극적인 활용과 참여가 요구된다.

둘째는 자립(自立)이다. 부양받을 생각을 버리자. 자녀나 정부 지원을 안 받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스스로 노력해서 금연이나 스트레스 극복, 봉사, 신체운동, 사회활동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어른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하자는 의미이다. 신체적·정신적 질병 예방에 적극 나서고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함으로써 치료나 노인 부양 등에 들어가는 경제적 비용을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세부 사안으로는 ▲신체운동(身體運動)- 금연, 운동, 일 ▲정신운동(精神運動)- 여유, 스트레스 극복, 품위 유지 ▲사회운동(社會運動)- 봉사, 종교, 기부 등 사회활동 등이 있다.

셋째 자애(慈愛)는 아랫사람을 존중하고, 경륜과 지혜를 슬기롭게 전수하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선청후언(先聽後言)- 가르치지 말고 잘 들어주는 대화 ▲언어순화(言語醇化) 아랫사람에게 먼저 인사, 고운말 사용 ▲경륜전수(經綸傳授)- 지혜와 경험을 후세대에 전수 등을 제안한다. 효·장유유서 등의 전통 가치관을 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하고 새로운 시대의 어른, 시니어 모델을 만들어가자는 의미다.

초고령사회 앞두고 활성화 시켜

1천만 노인의 '선진 국민성' 되길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3자 캠페인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 노인 각자의 작은 노력으로 얼마든지 본인과 사회의 변화·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으면 한다. 9가지 모두를 실천하기는 어렵겠지만 이 가운데 내가 잘할 수 있고, 내게 필요한 항목을 단 하나라도 올바르게 실천하자. 수원시 팔달구에서 시작된 작은 울림이 수원시 노인들의 변화를 이끌고, 곧 경기도 노년세대의 성숙한 의식과 행동으로 연결될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 노인문화 혁신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한다. 작은 샘물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 이 작은 실천들이 모여 1천만 노인문화가 되고 이것이 곧 선진 대한민국의 국민성이 되길 바란다.

/이병학 (사)대한노인회 수원시 팔달구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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