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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0.5%p 인상… "물가 잡으려다 소상공인 잡을라"

기준금리 0.5%p 인상… "물가 잡으려다 소상공인 잡을라"

한국은행 사상 첫 '빅 스텝' 악영향

입력 2022-07-13 10:20수정 2022-07-14 13:03

강기정·김동필기자 kanggj@kyeongin.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7.13 /사진공동취재단

물가가 치솟자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번에 0.5%p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인상했다. 금통위가 0.25%p의 2배인 0.5%p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금통위는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이번에도 세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 이 또한 처음 있는 일이다. → 그래픽 참조

금통위가 사상 첫 '빅 스텝'에 나선 이유는 물가 상승 압력이 심하기 때문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가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좋지 않다.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3.3%에서 이달 3.9%를 기록했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다. 한달 새 0.6%p가 오른 것은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 기록이기도 하다.

지난달 14~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8년 만에 처음으로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p 인상)을 결정한 점도 주된 요인이 됐다.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수입 물가가 올라 국내 물가 상승세엔 더 악영향을 줄 수 있다.

2.25%로… 물가상승 압력 대응

美 금리 급등에 원 환율 방어도

'부동산 매수심리' 더 위축될듯

자잿값 상승·고금리 '중기 타격'

관건은 이자 부담 상승 등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다. 기준금리가 한 번에 0.5%p 오른 만큼, 대출금리 인상도 불가피해서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 매수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얼어붙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더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거래 관망 속 저조한 주택 거래와 가격 약세장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경제 불안과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자의 심리적 부담이 선반영된 부분이 있지만 이번 '빅 스텝'으로 매수세 위축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기업계에선 유감을 표했다. 코로나19 기간 대출로 연명해온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며 매출 회복을 기대했지만 원자재·환율·물류 등 여러 요인으로 생산원가가 폭등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금리가 올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어렵사리 빅 스텝을 결정했지만 미국 연준이 오는 26~27일(현지시간)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있는 점은 또 다른 변수다. 이 경우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 기준금리보다 최대 0.25%p 높아질 수 있다.

/강기정·김동필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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