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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분양물량 쏟아지지만…"청약은 현금부자·금수저만 가능"

'알짜' 분양물량 쏟아지지만…"청약은 현금부자·금수저만 가능"

김용안 기자

승인 2021.09.07 07:35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 News1 조태형 기자

9월 수도권에서만 공급 예정 물량 3만5891가구가 풀리는 등 역대급 분양시장이 열린다. 정작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정부가 최근 강화한 대출 규제 때문에 '그림의 떡'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 공급 예정 물량은 5만1429가구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물량은 3만5891가구로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히 서울 지역에서 보기 드문 추첨제 물량도 나온다. 강동구 고덕강일공공주택지구 3지구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다. 593가구 전량 분양되는데다, 전용면적 101㎡ 174가구 중 절반인 87가구는 추첨제로 나온다. 시장은 3.3㎡당(1평당) 2400만원대 분양가를 예상한다.

이 외에도 Δ광명 베르몬트로 광명(3344가구 중 726가구) Δ안양 평촌 엘프라우(2738가구 중 689가구) Δ수원 권선6구역(2175가구 중 1231가구) 등이 공급을 앞뒀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분양단지는 분양가 규제로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9월 분양 물량은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대거 나와 일정을 잘 보고 꼼꼼한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그러나 시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부의 드라이브에 시중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줄줄이 올리거나 대출 자체를 중단하면서 서민 중심 실수요자들의 자금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 시장에서는 주택 관련 대출 금리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신한은행은 6일부터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0.2%포인트(p)씩 더 높이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다음 주부터 최고 금리가 4%를 웃돌게 된다.

KB국민은행은 이보다 앞서 지난 3일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를 일제히 0.15%p 올렸다. 2.65∼4.15% 범위인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대출기간 5년이상·아파트·신용 1등급)는 2.80∼4.30%로 상향조정됐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하라는 지적을 받은 NH농협은행은 아예 지난달 24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청약을 통한 서울 아파트 분양은 현금 부자만 할 수 있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의 절반 가량은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애초에 중도금 대출이 안 되고, 입주 때는 시세 15억원을 초과해 잔금대출 마저 못 받는 상황이 곳곳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 News1 이승배 기자

 

상황이 이렇자,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정부의 엇박자 정책에 서민과 실수요자만 피해를 본다'는 성토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청약을 오랫동안 준비해왔다는 네티즌 A씨는 "월급 쪼개 저축하며 청약만 기다려온 무주택자 중에 분양가 8억원을 대출 없이 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면서 "중도금 대출을 막아버리니 청약으로 내 집 마련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네티즌 B씨는 "대출은 막히고 분양가는 비싸고 결국 또 현금부자만 황금청약하고 부자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다"며 "서민은 반강제로 청약을 포기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씨는 "이럴꺼면 차라리 로또 청약을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돈 있는 사람들에게만 돈을 버는 기회만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김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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