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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칼럼] 광교산의 문화콘텐츠 활용과 시민 행복- 김준혁 한신대학교 교수

[김준혁 칼럼] 광교산의 문화콘텐츠 활용과 시민 행복- 김준혁 한신대학교 교수

기자명 김준혁 입력 2021.08.22 21:26

현대 사회는 메트로 시티의 범주는 넘어서 메갈로시티의 개념으로 변화하면서 인간으로 하여금 대도시에서의 삶을 살도록 강요하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는 국가간의 대결 구도가 아닌 도시간의 대결 구도로 변화하면서 도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도시와 도시를 합병하여 인구 1천만 이상의 도시만이 살아남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물론 한국 사회는 수도 서울을 제외하고는 1천만의 메갈로시티의 개념을 적용할 수는 없기는 하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도시의 외형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도시속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의 풍요로움은 더욱 강조된다. 그것이 바로 친환경도시의 건설 욕구 때문이다. 세계화시대에 인구 1천만의 도시로 성장해도 그 도시가 친환경도시가 아니면 이제 세계속에서 인정받을 수 없을 만큼 우리 사회에서 환경 문제는 가장 중요한 화두이다.

현재 국내의 주요 도시들은 모두 산과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왔다. 서울의 삼각산, 부산의 금정산, 대구의 팔공산, 광주의 무등산 등 대도시들은 진산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인구 126만의 경기도 수부도시인 수원의 경우도 광교산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이후 현재까지 한반도에서 주요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원의 진산 광교산, 수원시와 100만의 용인시 경계를 이루며 수원시가지 북쪽을 두르고 있는 광교산은 해발 584m로 비록 높은 산 반열에 들지는 않지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산이다. 무엇보다 수원을 비롯한 용인, 화성, 의왕, 군포, 안양, 성남 등의 시민들이 쉽게 접근해서 삼림욕이나 당일 산행을 즐길 수 있어 도시 주변의 산으로 나무랄 데 없다. 명실상부한 명산으로서 경기도 남부 사람들은 자신들의 명산 반열에 올려놓아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우리가 명산이라고 지칭한다고 해서 명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 광교산이 경기남부에서 명산이라는 평가를 듣는 것은 앞서의 내용과 같이 도시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광교산 정도의 수준을 지닌 산이 수도권이 아닌 강원도나 전라도에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광교산을 진정한 문화 명산으로 만드는 일은 무척이나 소중하고 중요한 일이다. 광교산을 단순히 경관적 입장에서 명산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 수원시민을 포함한 경기도민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으로 성숙된 명산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을 알되 인간을 알지 못하면 세속 사회에서 살아가기가 힘들고, 인간을 알되 자연을 알지 못하면 진리의 세계에서 노닐 수 없다" 라고 회남자는 말했다. 이는 인간은 인간사회 안에서 살 수 밖에 없다는 것과 함께 또한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고 할 수 있다.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인간 중심적인 관점을 떠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연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인간도 역시 자연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참다운 인간의 생존은 자연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교산은 수원시민과 함께 생활하여야 한다. 결국 이것은 수원시민과 경기도민들이 광교산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를 문화컨텐츠로 활용하여 광교산은 새로운 모습으로 가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광교산을 도립공원화 하여 광교산을 보전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남한산성 도립공원과 연인산 도립공원은 대부분의 토지가 경기도 소유이기에 가능하였지만 광교산은 산 주변이 대부분 사유지이기 때문에 경기도가 도립공원화를 하고자 한다면 약5조원의 비용이 투여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실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도립공원화 추진보다는 광교산에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여 문화명산으로 만드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수도권 일대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평가받는 광교산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드러내고 이를 문화콘텐츠로 활용하여 인간과 산이 조화를 이루며 결과적으로 광교산과 함께 살아가는 시민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해야 한다.

김준혁 한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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