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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칼럼] 코로나 19를 대처하는 조상들의 비법- 김준혁 한신대학교 교수, 한국사 전공

[김준혁칼럼] 코로나 19를 대처하는 조상들의 비법- 김준혁 한신대학교 교수, 한국사 전공

기자명 김준혁 입력 2021.07.11 19:36

대한민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코로나 19의 확진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몇주전 코로나 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감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에 국민들은 기대에 부풀었지만 하루아침에 절망의 나락으로 빠졌다. 코로나 19를 거의 잡아가는 시점에 델타변이라는 변종의 등장으로 새로운 위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의 마지막인 4단계를 시행하게 되어 수도권 지역에서는 저녁 6시 이후에 2인까지만 식당이나 카페등에서 만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국민들이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수많은 자영업자분들에게는 너무도 큰 고통을 주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일에 국민들은 정부를 원망하겠지만 이 어찌 정부만의 잘못이라고 탓할수 있겠는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후 방역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서울시의 방역대처가 엄청나게 후퇴하여 생긴 영향도 클 것이고, 젊은 세대를 포함한 국민들의 느스해진 마음도 클 것이다. 현재 무조건 슬퍼하거나 사회를 원망하는 것보다는 다시 우리가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지혜를 모으고 함께 공동체를 위한 행동을 해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도 지금의 코로나 19와 같은 전염병이 많았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안정되게 살았다는 정조시대에도 1799년(정조 23)에 호남 지역에서 전염병인 괴질이 발생하여 한달 사이에 10여 만명 죽을 정도였다. 현종 대 콜레라가 중국에서 유입되어 무려 100여 만명이 죽기도 했다. 어쨌든 조선시대에도 전염병이 생기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물론 당시에도 조정 관료들중에 자신들만 살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경종 1년 영의정 김창집이 나라에 역병이 돌아 경제적으로 파탄이 나서 백성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극심해졌있을 때, 조정의 중요한 관리들인 비변사의 핵심 인사들이 이러저리 핑계를 대고 자신들의 목숨만 지키겠다고 조정에 출근을 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는 상소를 올리기도 하였다. 오늘날 국무총리가 국가 재난을 담당하는 고위공직자들의 업무를 보지않고 자신들의 안위만을 위해 출근을 하지 않는 것을 비판하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조정은 적극적인 대책을 만들어 전염병에 대응하고 백성들의 민심 수습에 나섰다.

먼저 감옥에 갇힌 죄질이 가벼운 죄수들을 방면했다. 조선시대 감옥이 오늘날처럼 깨끗하지 않고 청결상태가 불량하기 때문에 전염병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만약 감옥안으로 전염병이 퍼진다면 이들은 모두 죽을 수 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바로 석방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염병의 내용을 분석하고 빠르게 이를 치료할 수 있는 환약을 조제하여 무상으로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오늘로 치자면 치료약과 백신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일을 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그 해에 있는 과거 시험을 모두 연기하고, 전염병으로 인하여 죽은 백성들을 위한 제사를 지내 주었다. 민심을 수습하는 일이었다.

조정에서만 전염병을 대처한 것이 아니다. 백성들도 전염병을 예방하는 노력을 하였다. 가장 대표적으로 노력한 이들이 바로 동학(東學)이었다. 동학 2세 교주 해월 최시형은 전염병인 괴질로부터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위생 규칙’을 정했다.

"묵은 밥은 새 밥에 섞지 말 것, 묵은 음식은 끓여 먹을 것, 코나 침을 아무데나 뱉지 말 것, 대변을 본 뒤에는 땅에 묻을 것, 지저분한 물을 아무데나 버리지 말 것" 등 다섯 가지 위생규칙을 정하고 이를 행동하게 하였다. 여기에 더해 목욕을 자주 할 것을 권했다. 이 위생규칙은 1886년 유행한 콜레라 등 전염병을 예방하는 가장 기여를 하였고, 당시 동학 교도들은 어느 누구도 콜레라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우리가 코로나 19를 극복하는 방법은 바로 우리들 스스로가 개인 위생과 공중 위생을 더욱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다. 정부의 방침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우리들 시민들의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이렇게 해야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고,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으며, 한국 경제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너무도 어려운 시기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속에서 위기를 극복하였듯이 이 위기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준혁 한신대학교 교수, 한국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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