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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세운 역사, 스스로 무너뜨렸다- (기사 중 발췌: 대한민국 산업 발전사 대변하는 ‘선경직물 수원공장’)

SK그룹이 세운 역사, 스스로 무너뜨렸다- (기사 중 발췌: 대한민국 산업 발전사 대변하는 ‘선경직물 수원공장’)

 

박건 기자

승인 2020.05.10 19:18

대한민국 산업 발전사 대변하는 ‘선경직물 수원공장’

중고차 매매단지 조성 중 철거해 문화계·시민 ‘충격’

수원시, 사유지 탓에 문화재 등록 추진 등 백방 노력 허사

사진. /연합뉴스

SK그룹이 기업이 시작된 수원시 평동 옛 선경직물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대규모 중고차 매매단지인 ‘SK V1’을 조성해 운영에 들어간 가운데 이 과정에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는 기존 건물들을 보존은 커녕 모두 철거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더구나 SK그룹이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산업 흐름과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방직공장 등 자신들의 모태와 역사조차 스스로 무너뜨리며 이익만 좇는 기업이라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10일 수원시와 SK건설 등에 따르면 SK그룹은 에너지와 통신, 반도체, 건설 분야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군으로 지난 1953년 고(故) 최종건 회장이 수원 평동에 설립한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에서 공식 출발했다.

당시에는 전기·섬유·제약·화학·염료 등 제조업 관련 산업들이 활발하게 진행됐으며, 일제강점기인 1940년대 초반 대규모 직물공장이었던 ‘선경직물 수원공장’은 해방 이후 고 최 회장 등에 의해 대한민국 기업으로 변신해 성장을 거듭하면서 2000년대까지 가동·운영됐다.

‘선경직물 수원공장’은 이같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며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산업흐름과 흔적을 담은,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산업 발전사를 대변하는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SK그룹은 수원 평동 인근 선경직물 옛 터(基)에 대규모 중고차 매매단지를 새롭게 만들면서 주차장 진입로 등의 조성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공장건물을 철거해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졌고,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문화계와 시민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는 상태다.

앞서 SK그룹의 이같은 철거 방침이 알려지면서 수원시가 역사적 가치 보존 등을 위해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사유지란 이유로 백지화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민 A씨는 “자신들의 모태조차 지키지 못하면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는 기업이라고 떠드는 것 자체가 우습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4대 그룹 중 하나라는 SK가 스스로의 역사를 무너트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비판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과 경기도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역사적·사회적 가치를 갖고 있는 건물인데도 이렇게 사라져 아쉽다”며 “사유지에 속해 있어 소유자의 동의없이 문화재 등록 등이 어려웠다. 어떻게 손 쓸 방법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SK건설 측은 “자세한 사항은 말해드릴 수 없지만 정책(회사 내 방침 등)에 따라 철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SK건설은 현재 ‘선경직물’ 터(基)에 지하 4층 지상 6층 차량 8천753대를 전시할 수 있는 연면적 19만9천379㎡의 SK V1 모터스(자동차 매매단지)를 준공해 현재 분양 중에 있다.

/박건기자 90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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