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자매도시 ‘꾸리찌바’를 가다
① 시민 중심, 도시계획연구소(IPPUC)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한 수원시 대표단과 함께 브라질 꾸리찌바에 도착한 시간은 17일 오후 11시 20분(현지시간). 지구 반대편, 겨울로 접어든 꾸리찌바의 날씨는 비가 내리고 있는 탓인지 쌀쌀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낮은 지평선과 많은 나무들, 화려하지 않은 밤거리의 조명은 편안함과 동시에 따뜻한 인상을 줬다.
수원시는 세계에서 가장 도시계획이 잘 돼있는 도시 꾸리찌바와 지난 2006년 7월 현지에서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18일 오후 6시(현지시간), 지금의 꾸리찌바를 있게 한 도시계획연구소(IPPUC)를 찾았다.
도시의 ‘두뇌’라 불리는 IPPUC는 1930년대 방사형으로 설계된 이 도시를 선형으로 재설계한 곳이다. 1960년대 들어 인구가 급증하고 교통체증이 심각해지자 도로를 따라 밀도가 집중되는 선형개발로 도시설계 방향을 바꾼 것이다. 지난 2004년에는 선들을 따라 5개 면으로 구획된 도시설계에 남북을 가로지르는 녹색선을 하나 더 추가했다.
IPPUC는 선들을 3개의 주요 도로와 일치시켰으며, 대중교통(버스)에 우선 순위를 둔 구획 및 통합 교통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또한 시민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 대표적인 예가 ▶원통형 버스정류장과 버스시스템 ▶도심 중앙의 차없는 거리 ‘꽃의 거리’ ▶버스터미널과 연결된 공공기관 민원실 개념의 ‘시민의 거리’ ▶자연하천을 이용한 역사·문화 공원 등이다.
특히 IPPUC는 꾸리찌바의 토지이용을 대중교통 및 도로와 하나로 연결했다. 공공개념을 도입, 무분별한 증축 및 리모델링을 제한하는 대신 건물주에게 적당한 곳에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시공권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1965년 12월 1일 문을 연 IPPUC는 도시계획뿐만 아니라 교육, 환경, 의료 등 꾸리찌바시청이 계획하고 실천해야 할 모든 분야를 책임지고 도시의 발전을 위해 연구 및 계획을 지속하고 있다.
염 시장은 “꾸리찌바는 수원과는 면적이나 인구, 도시의 중요성, 역사성, 완전한 지방자치제 등등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며 “가장 큰 차이점은 수원 등 한국 대부분의 도시계획이 외부 연구용역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시개발 단계에서 어느 도시나 겪고 있는 난제를 시민 중심의 사고로 극복한 꾸리찌바와 IPPUC는 ‘수원시정연구원’ 설립을 앞둔 수원시에 벤치마킹 대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금미기자/lgm@joongb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