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파란blog이전(+)됨:약7십만접속/-기존_자료2 종합(박근혜 前 대통령관련)

호남민심 여론조사 보니...박근혜 접고 문재인·안철수 사이 고민중

호남민심 여론조사 보니...박근혜 접고 문재인·안철수 사이 고민중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차기 유력 대선주자들이 3강구도를 형성했다는 평가가 나온 이후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상임고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14일 한겨레신문 조사에서는 한 때 다자간 대결 시 호남에서 조차 지지율 1위를 기록했던 박 위원장의 지지율이 안 원장과 문 고문에 이어 3위를 기록한데다가, 한자릿수에 그쳐 달라진 호남 민심을 실감케했다.

아울러 호남은 야권 후보들에 대한 선별적 지지 여부에 있어서도 역동적 변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안 원장 이외에 최근 부산 낙동강벨트 공략의 선봉장을 자임하고 있는 영남의 문 고문에 대한 지지율이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지난 2002년 전략적 판단에 따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선택, ‘영남 대통령’을 만들었던 호남이 이번에는 최종적으로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한겨레신문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차기대통령에 적합한 인물로 안철수 원장(34.3%), 문재인 고문(23.6%), 박근혜 위원장(21.2%) 순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서 호남지역의 경우, 안철수(40.5%)-문재인(31.3%)-박근혜(8.2%) 순이었다.

해당 조사는 20~40대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 상대적으로 여당에 더 불리한 결과가 나왔다는 한계는 있지만, 그럼에도 호남 표밭에서 박 위원장의 지지율의 한자릿수 추락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지난해 중순께만 하더라도 박 위원장은 야권의 중심지인 호남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대세론’의 바람이 거셌지만 이제 그런 분위기는 상당히 주춤해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2월31일 한국일보 조사(양자대결)에서 이미 안철수(31.1%)-박근혜(8.4%)로 박 위원장의 지지율이 한자릿수를 기록한 바가 있고 지난달 말 오마이뉴스가 (사)한국미래발전연구원, 리서치뷰와 실시한 여론조사(다자대결)에서도 안철수(36.6%)-문재인(24.2%)-손학규(17.6%)-박근혜(13.1%)순으로 조사됐다.

박 위원장에 대한 호남 민심의 변화는 지난해 중순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더 뚜렷하다. 안 원장이 부상하기 전인 지난해 6월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박 위원장은 다자대결 때 호남에서만 19.4%를 얻었다. 당시 문 고문은 이 조사에 처음 포함돼 13명의 다자대결구도에서 3.3%를 기록해 손학규, 유시민, 오세훈, 이회창에 이어 6위를 기록하는 데에 그쳤다. 박 위원장은 42.1%로 1위였다.

같은 시기 시사주간지인 시사저널 여론조사에서도 야당 성향이 강한 호남·제주에서 박 위원장은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18.9%를 얻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호남·제주는 야권 대선후보로 손학규(24.9%) 전 대표를 지목했지만 당선 가능성을 고려한 적합도 조사에서는 손학규(2위, 17.9%)보다 높게 나왔었다. 이 시기 동서리서치(7월) 조사에서도 박 위원장은 호남에서 23.3%를 얻어 당시 민주당의 대선주자인 손 전 대표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었었다.

박 위원장이 여권의 적지로 분류되는 호남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이 나온데 대해 당시 전문가들은 “호남에서 (여권이 승리하는 등의) 정치지형 변화까지 끌어낼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과거 김영삼, 이회창, 이명박 후보 때보다는 더 득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었다. 대세론과 더불어 야당 성향 유권자들의 반MB정서가 박 위원장에게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했던 것이다.

하지만 20% 이상을 오르내리던 박 위원장의 호남 지지율은 6개월 만에 한자리로 내려앉아 당시의 전망은 다소 무색해졌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박 위원장이 호남에서 과거 20%까지 지지율이 올랐던 당시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여당내 야당의 이미지를 얻었었고 당내에서 친박계가가 친이계에 비해 소수파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실장은 “하지만 박 위원장이 새누리당의 대주주가 되면서 보수세력과 박위원장을 동일시하는데 거부감이 없어졌고 문 고문 같은 야권의 다른 대선주자가 부상한 점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남에서 안철수-문재인의 범야권 후보간 대결양상도 주목할 만하다. 호남은 박 위원장을 누를 정도로 안 원장의 지지율이 급등하자 안 원장에게 압도적으로 쏠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문 고문 쪽으로 옮겨 가는 듯한 지지율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안 원장이 야권의 대선후보로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문 고문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는 것.

앞서 밝힌 대로 지난 1월말 오마이뉴스 조사에서 안 원장은 36.6%, 문 고문은 24.2%를 각각 얻었고 14일 한겨레 조사에서도 안 원장 31.1%, 문 고문 23.6%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말에만 해도 같은 기관 조사에서 안 원장과 문 고문의 지지율은 큰 격차를 보였다. 당시 한겨레는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호남지역의 경우 안철수(29.9%)-문재인(5.6%)-손학규(8.6%)로 나타났다고 밝히며 “9월까지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8.8%까지 꾸준히 올랐지만 이번 조사에서 떨어졌다”며 “문풍이 안풍이 분 이후 한풀 꺾였다”고 분석했었다.

호남의 입장에서는 안 원장이나 문 고문 모두 부산(PK) 출신의 영남권후보로,호남의 적자가 아니지만 야권의 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호남은 전략적 선택을 위해 꾸준히 그들의 대선주자로서의 적합성을 따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호남은 야권의 정치지형을 뒤흔들 수 있는 핵심지역으로 손꼽힌다. 당 지도부 선출에서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호남의 마음을 얻지 않고서는 ‘꿈’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2002년 노무현 바람도 광주 경선의 드라마틱한 결과에서시작됐다는 데 대해 정치권은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또 문 고문과 안 원장이 부상하기 이전 시기의 호남 여론를 살펴보면 앞으로의 변화 방향도 대략 가늠해 볼 수 있다. 문 고문이 정치입문을 선언하기 전이고 안풍(安風)도 불지 않았던 지난 6월 이전 시기에는 손 전 대표가 호남에서 지목하는 거의 유일한 야권의 대선후보였다.

그러다가 문 고문이 에세이집 ‘운명’을 출간하며 본격적인 정치 무대에 등장하자 호남민심은 곧바로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8월전문기관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손 전 대표는 18.8%(8월 첫째주), 19.1%(8월 둘째주), 15.3%(8월 셋째주)로 하락세였던 반면에, 문 고문의 지지율은 같은 기간 7.1%, 11.5%, 19.4%를 각각 기록해 상승세를 탔다. 당시 전문가들은 한나라당 출신인 손 전 대표에 비해 친노(親盧) 세력인 문 고문이 야권의 후보로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윤 실장은 “(호남은)전국적 당선 가능성이 높으면서도 호남을 소외시키지 않을 야권후보를 택하는 ‘전략적’ 고민을 하고있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문 고문의 상승은 친노에 대한 반감이 상당 부분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