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김현미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온도차…부동산 대책 마찰음
등록 : 2017.06.12
김동연 경제팀 첫 시험대에
김 부총리, LTVㆍDTI 강화 신중
김현미 후보자는 규제 강화 시사
국토부, 집값 과열 지역 분석중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팀이 가장 먼저 끼워야 할 단추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가계 부채 문제 해결과 서민 주거 안정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값은 오히려 급등하고 있다.
서울 강남3구의 전용 면적 84㎡ 아파트는 최근 한 달간 1억원 안팎이 오른 곳도 적지 않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도 전주 대비 0.06%나 올랐다. 1~4월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상승률(0.01~0.02%)과 비교하면 폭등세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첫 경제팀은 우선 집값 과열을 잡기 위한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집값 상승을 막지 못해 국민들 불만이 커지면 문 대통령의 향후 국정수행 동력도 급격히 위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잡느냐에 따라 ‘J노믹스’(문 대통령의 경제 정책 구상)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공산이 크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 마련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벌써부터 경제팀 수장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 사이에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 규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를 놓고 두 사람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 7일 국회 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도 LTVㆍDTI 강화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김 후보자가 “LTVㆍDTI 규제를 푼 게 지금의 가계부채 문제를 낳은 요인”이라며 사실상 규제 강화를 시사한 것과 궤를 달리 한다. 더구나 LTVㆍDTI 기준을 정해야 할 금융 당국 중 한 명인 후임 금융위원장 선임마저 늦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대응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경제팀 수장과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서로 다른 생각을 내비치며 국토부도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섣불리 부동산 규제 카드를 꺼낼 수도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장의 정확한 상황을 좀 더 면밀히 분석해 봐야 대책의 필요성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규제책을 내놓을지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일단 서울 강남 재건축 지역과 부산 등의 부동산 과열 상황을 정밀 점검하며 시장 상황을 분석 중이다. 이를 위해 기존 부동산 대책 주무부서인 주택토지실 뿐 아니라 국토도시실까지 투입했다. 국토부는 또 작년 발표한 11ㆍ3 대책 내용을 손질해 일부 과열 지역에 맞춤형 규제를 내 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강남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방안도 만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투기과열지구 카드는 부동산 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내부 반론도 큰 상황이다.
국토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 경제 전반에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사실 부총리와 장관 후보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도 명확하지 않아 방안 마련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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