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20년 '장악'한 남경필 가문, 이번엔?
오마이뉴스 원문 기사전송 2012-03-07 20:20
[오마이뉴스 김한영 기자]
이에 따라 남 의원은 유학생활을 접고 98년 7·21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집권당인 국민회의 박왕식(전 12대 국회의원) 후보를 661표 차이로 간신히 꺾고 당선했다. 이때 그의 나이는 33세. 언론은 일제히 "이변"이라고 보도했다. 부친의 조직을 발판으로 무명의 젊은 나이에 국회로 진출한 남 의원은 부친의 잔여임기를 승계했다. 그러나 논란도 없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지역구 세습'이란 비판이 나왔고, 사상 최악의 낮은 투표율(26.2%)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진출한 남 의원은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 대변인, 경기도당 위원장,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한나라당 최고위원 등 당직과 국회직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팔달선거구는 지난 16년간 한 번도 뚫린 적이 없다. 남 의원이 총선 때마다 '결사항전'으로 방어했기 때문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 현역 의원들이 추풍낙엽이 됐던 지난 2004년 4월 17대 총선에서도 그는 살아 남았다. 당시 남 의원의 맞수였던 인권·노동변호사 출신의 열린우리당 박공우 후보는 남 의원에게 4902표 차이로 분패했다. 남 의원의 '생존'에 대해 지역정가에서는 보수성향의 노인층을 상대로 집중적인 득표전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가 지금까지 줄곧 경로잔치 등 노인들을 위한 지역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야권연대와 전 수원시장의 출마준비... 남경필 발목 잡나 그렇다면 남 의원의 수원 팔달은 올해에도 난공불락일까? 물론 아직 장담할 수 없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권이 연합한 총공세가 예상되고 있는데다, 두 달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용서(70) 전 수원시장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움직임이 현실이 되면 남 의원은 4선을 하는 동안 두 차례 만났던 강력한 상대들보다 훨씬 더 위력적인 상대와 격전을 벌여야 할 듯하다. 현재 야당은 일단 각각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남 의원과 대적할 팔달선거구 후보를 오는 8일까지 경선을 통해 선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선대상을 예비후보 5명 가운데 김영진(44. 민주당 원내대표 정책특보)·유문종(48. 한국매니페스토 사무총장. 시민운동가) 후보로 압축했다. 이들 두 후보는 "남 의원을 반드시 꺾어 팔달을 개혁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경기자주여성연대 상임대표를 지낸 임미숙(41. 수원시위원장) 예비후보가 "남 의원을 잡겠다"며 자칭 '팔달 여장군'이란 별칭을 달고 지역을 누비고 있다.
하지만 주목되는 것은 앞으로 새로운 변수에 의해 선거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우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전격적인 야권연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총선·대선 승리를 목표로 지난달 29일 출범한 '2012수원시민희망연대'(희망연대)가 야권연대를 위해 곧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계획이고, 양당에서도 야권연대에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김재기 희망연대 집행위원장은 통화에서 "팔달선거구에서 야권이 확실하게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야권연대가 꼭 이뤄져야 한다"면서 "현재 야권연대를 성사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총선에서 김용서 전 수원시장의 출마여부도 큰 변수다. 김 전 시장은 6일 "새누리당이 개혁공천을 하겠다고 해서 수원을 위해 일할 참신한 인물을 공천할 줄 알았는데, 4선 의원이란 이유로 또다시 같은 인물(남경필 의원)을 공천한 것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팔달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출마 결심을 굳힌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미 결심은 섰고, 언제쯤 출마선언을 할지 시기만 남았을 뿐"이라며 "새누리당이 새로운 인물을 공천했다면 비록 탈당을 했지만 국가와 수원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 의원은 그동안 수원을 위해 별로 한 일이 없다"고 혹평했다. 김 전 시장이 팔달선거구 출마를 실행에 옮기면 총선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그는 민선 3·4기 수원시장에 연이어 당선한만큼 막강한 선거조직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남 의원과 조직이 겹치는 상태여서 남 의원 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남경필 측은 아직 '여유'... 남씨 가문 20년, 더 연장되나
이에 대해 남 의원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김 전 시장이 다른 선거구로 출마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김 전 시장의 출마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남 의원은 지난해 11월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주도로 한미FAT 비준동의안을 '날치기' 처리한 데 대한 논란과 관련, 의정보고서를 통해 "한미FTA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합의정신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 의원은 "비록 여야 합의를 통한 한미FTA 처리를 완수하지 못했지만, 남경필이 보여준 합의정신, 비폭력 국회정신은 우리 정치에 새로운 희망의 씨앗이 됐다"고 자평했다. 앞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던 남 의원은 지난해 11월 2일 야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FAT 비준동의안을 상임위에 직권 상정해 본회의 날치기 처리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가 되자 그는 지난해 12월 7일 외통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현재 선거구도와 관련, 남경필 의원 측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지역의 '맹주'로서 아직 자신감과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남씨 가문'의 20년 천하는 수원에서 계속 이어질까, 아니면 멈출까. 수원도 조금씩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OhmyNews모바일 - 언제 어디서나 오마이뉴스를 즐기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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