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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그들만의 리그가 된 '부동산 간접투자시장'

[기자수첩]그들만의 리그가 된 '부동산 간접투자시장'

입력시간 | 2016.08.05 06:00 | 정다슬 기자 yamye@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얼마 전 전(前) 출입처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는 “여유자금을 가지고 비교적 값이 저렴한 다가구주택을 사서 리모델링해 임대하려는데 괜찮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마침 홍대 상권을 취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때라 기사에는 담지 못했던 이런저런 내용을 얘기해줬지만, 그와 별개로 아직 나이도 많지 않고 대기업 계열사에 몸담은 그가 벌써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놀라웠다. 

저금리와 고령화 시대를 맞아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 이상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만으로는 노후생활을 담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부동산 역시 주요한 투자 상품으로 날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만큼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상품도 없다. 실물 자산이기 때문에 안정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거액의 자금이 한 자산에 묶이는 데다가 레버리지 비율이 큰 만큼 리스크 역시 큰 상품이다. 실제 최근 만난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을 사서 임대했는데 공실이 발생하자 손실이 커져 결국 정리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부동산은 정말 현금이 필요할 때 유동화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보완한 것이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펀드나 리츠이다.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국내 공모부동산펀드의 수익률은 4~5%, 사모부동산펀드는 공식적인 수익률이 별도로 집계된 것이 없지만 이 보다 높은 7~9% 수준으로 짐작된다. 리츠 역시 지난해 8% 안팎의 배당수익률을 나타냈다.  

문제는 이 같은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이 기관들과 소수 자산가의 리그라는 점이다. 개인들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공모시장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부동산공모펀드 설정액은 16년 가까이 1조원 내외에 머물고 있고 상장리츠 역시 3개에 불과하다. 

물론 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모으는 공모나 상장리츠는 그 요건이 사모에 비해 엄격해야 한다는 정부의 논리도 납득된다. 그러나 이 부분은 투명한 정보 공개로 투자 판단을 도우면 될 일이다. 선택지가 없어 빚까지 내 여유자금을 한 부동산에 ‘몰빵’ 하는 현재의 투자 형태가 개인에겐 더 위험한 것 아닌가. XML: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