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경제.부동산의 칸 ../*신탁, 리츠, 펀드, 주식, PF, P2P

[땅 파는 증권사들]①삼성증권도 뛰어든 부동산 PF 시장

[땅 파는 증권사들]①삼성증권도 뛰어든 부동산 PF 시장

은행권 대출관리 강화 맞물려 증권사 대거 진출
최근 3~4년 새 증권사들 신용보강 서너 배 늘어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 2016-05-27

 

편집자주 2010년대 들어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증권사들은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결과는 매번 씁쓸했다. 원유파생상품, 홍콩 H지수 ELS, 신흥국 채권시장 등 돈이 될 듯싶은 것이라면 어김없이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최근엔 부동산 PF다. 과거 저축은행업계를 뒤흔들었던 바로 그 시장이다. 증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부동산 PF 투자 현황과 우려, 그리고 당국의 대응을 4회에 걸쳐 살펴본다.

# 채용분야 : 부동산 투자심사, 주요업무 각종 부동산투자 관련 심사와 부동산 부실 PF 회수, 자격요건 : 부동산개발 관련 경력 5년 이상, 고용형태 및 처우 : 업계 최고대우의 정규직.

건설사나 은행의 여신 심사 담당을 찾는 채용 공고가 아니다. 국내 한 증권사가 관련 인력을 찾기 위해 헤드헌터를 통해 최근 공지한 내용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금융투자회사들이 앞다퉈 뛰어들면서 부동산 관련 딜 소싱(Deal Sourcing·투자사업발굴)이나 영업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 증권업계가 부동산 PF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최근 몇 년 동안 은행들이 대출관리를 강화하면서 건설현장에서 시공사의 신용보강 여력이 떨어지자, 건설사를 대신해 증권사들이 PF 채무보증시장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

현재 증권사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규모는 공기업과 지자체에서 보증한 부동산 PF 규모를 제치고 건설사(시공사)에 이어 2위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에서 발행한 부동산 신용보강 PF 유동화증권 규모(발행잔액)는 지난 2013년 2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6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신용보강 유형별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발행실적
출처 : 한국신용평가 © News1

나이스신용평가의 수치는 조금 다르지만, 급증세인 것은 분명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증권사의 부동산 PF 규모는 지난 2013년 2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8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2013년 증권사의 부동산 PF 규모는 은행권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1위인 건설사의 신용공여 수준은 약 12조원. 하지만 최근 건설업 부진의 여파로 건설사 신용등급이 낮아지면서 증권사를 통한 신용보강이 늘어나는 추세다. 만약 증권사의 부동산 PF 규모가 최근 추세대로 늘고 반대로 건설사의 규모가 준다면 연내에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증권사들이 부동산 PF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지난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으로 구조화증권 시장이 열리면서부터다. 하지만 당시 부동산 PF시장에는 각 건설사와 함께 저축은행이라는 큰 손이 버티고 있어 진입이 쉽지 않았다.

부동산 PF시장은 전통적인 증권사의 영역과 비교해 고수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회사채발행의 수수료율은 약 4bp에 불과했지만 부동산 PF와 같은 구조화증권은 최소 100bp에서 최대 300bp의 수수료율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을 포함한 은행권과 건설사들이 나눠 가졌던 부동산 PF 시장에 은행들의 대출관리 강화로 증권사들에 문이 열리자 먼저 파고든 것은 중소형사들이다. 메리츠종금증권과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교보증권, IBK투자증권 등이 선제 대응에 나섰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부산 해운대 엘시티의 자금조달을 도맡는 빅딜을 따내면서 지난해에만 이 부문에서만 1000억원이 넘는 부동산 PF 관련 이익을 거뒀다.

최근엔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과 같은 대형사들도 부동산 PF 시장의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기업공개(IPO) 시장도 거들떠보지 않고 자산관리시장에만 집중하던 삼성증권조차 지난해 GS건설의 '돈의문1구역도시환경정비사업'의 PF를 맡아 60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증권가의 활발한 기업 인수·합병(M&A)도 결국 부동산 PF와 같은 기업금융(IB)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며 "PF 신용공여의 자본부담이 커, 자본력이 우수한 대형증권사나 자본 여력을 갖춘 중소형 증권사 위주로 점차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창 기자(khc@)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