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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들, 렌터카·부동산 임대 등 副業 나서

금융회사들, 렌터카·부동산 임대 등 副業 나서

  • 김지섭 기자
  • 입력 : 2016.04.14 03:07

    저금리로 이자 수익 줄어 불황 금방 끝날 것 같지 않자 장기적 고정 수익원 창출 노려
    모바일 메신저 출시하고 빅데이터 컨설팅 사업도

    모바일 메신저, 부동산 임대업, 대리운전 서비스, 렌터카 사업….

    금융권이 최근 이런 분야에까지 속속 진출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금융 본연의 업무와 거리가 멀지만, 최근 저금리와 경기 둔화 등으로 수익이 줄어드는 데다 이 불황이 금방 끝날 것 같지 않자, 새로운 부업(副業)을 개척해 고정적으로 추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다. 우리은행, KB국민카드 등 다수의 금융회사들은 신사업 개발 관련 팀이나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면서 '고난의 시기'를 넘기 위한 대비 태세를 갖췄다.

    ◇이자 수익 줄어든 은행, 부업에 적극적

    금융권에서 부업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은행이다. 1년 넘게 기준금리 1%대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로 인한 수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전체 자산에서 이자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순이자마진)은 2012년만 해도 2%를 넘었는데, 지난해에는 1.5%대까지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5000억원으로 2014년(6조원)보다 42.6% 줄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저금리로 예대마진에 대한 기대를 많이 접은 상태"라며 "새로운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 은행 당기순이익 그래프
    우리은행은 지난 1월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을 출시했다. 이용하는 방법은 '카카오톡'과 비슷하다. 스마트폰에 위비톡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카카오톡처럼 친구 목록이 뜨고 채팅을 할 수 있다. 카카오톡이 외부 유통망과 제휴를 맺고 '선물하기' 등의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넣었듯이 위비톡에도 조만간 전용 쇼핑몰과 자동 번역 기능 등을 넣을 예정이다. 쇼핑몰 입점을 통한 수수료 수익 등을 기대하고 있다. 위비톡은 출시 두 달여 만에 121만명이 내려받는 등 반응이 좋다.

    KEB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의 합병으로 활용도가 떨어진 지점을 부동산투자회사(리츠)에 매각하면, 리츠가 이를 주거용 오피스텔로 재건축해 월세로 임대하는 방식의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KEB하나은행은 전국의 지점 60여곳을 활용해 향후 2~3년간 도심형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1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전통적으로 부동산 정보에 강한 KB국민은행은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인 '다방'과 제휴를 맺고, 다방 이용자에게 주택 대출을 알선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전문은행인 '써니뱅크'에 중고차 검색에서 관련 대출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카드사와 저축은행도 가세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8% 가까이 감소(2조1786억→2조158억원)한 카드사들은 올해도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한 결제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6000억~7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부업을 통해 수익을 보전하는 데 힘쓰고 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구매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하루 수백만건씩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빅데이터는 카드사가 가진 주요 자산 중 하나다. 카드사들은 최근 빅데이터를 상품 개발에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익 사업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신한카드는 관광 관련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빅데이터를 가공한 소비 행태 분석 자료를 판매하거나 정책 개발에 협력하는 '공공 빅데이터 컨설팅'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 2년간 30여건의 컨설팅 작업을 했다. KB국민카드도 지난 8일 빅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인 '나이스 지니데이타'와 업무 협약을 맺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컨설팅, 중금리 대출 모형 개발 등의 사업을 하기로 했다.

    그밖에도 카드사들은 중고폰 판매사업(삼성카드), 장기 렌터카 사업(신한카드), 자체 개발 브랜드 상품 출시(BC카드), 부동산 임대업(BC카드) 등을 하면서 줄어든 수익을 메우고 있다. 지난달 3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7% 포인트 인하되면서(연 34.9%→27.9%), 이자 수익이 줄어들게 된 저축은행들은 투자금융(SBI 저축은행), 할부금융(웰컴·OSB 등), 골드바 판매 등을 통한 수익을 늘리고 있다.

    세종대 김대종 교수(경영학)는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이지만, 금융회사들이 부업을 통해 얻는 수익은 많아 봤자 전체의 4~5%에 불과한 수준이어서 큰돈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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