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부동산 뉴리더] "일반인도 투자할 수 있는 리츠 넓혀야"…부동산학 젊은피 노승한 건대 부동산학 교수
- ▲ 노승한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인들도 리츠를 통해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나눌 수 있도록 공모형 리츠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오종찬 기자
노승한(40)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 학과 교수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적다. 성균관대 건축학과를 나와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교에서 건축자산관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조지아주립대학교에서 부동산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건축학과라는 공대에서 시작해 건설, 부동산학, 경영학이 섞인 건축자산관학이라는 융합 학문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부동산학으로 넘어온 것이다. 박사학위를 받고 2013년까지 영국 레딩대학교에서 조교수로 재직하다가 2013년 건국대학교 조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노 교수는 “보통은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하면 부동산학이 굳이 있어야 할까 생각하지만,
부동산학은 법과 금융, 건설, 도시계획 등 다양한 분야가 섞인 실용학문”이라며 “모든 학교에 부동산학과가 있을 필요는 없지만, 학문으로의 적립이 필요한 분야”라고 지적했다.
그의 전공 분야는 부동산 금융. 박사 학위도 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 관련 내용으로 받았다.
그는 “국내 리츠는 선진국과 달리 공모형이 너무 적어, 일반인들이 부동산에는 관심이 많아도 리츠에는 관심이 적다”며 “일반인들도 리츠를 통해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나눌 수 있도록 정부가 공모형 리츠가 많이 나올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 ▲ 노승한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오종찬 기자
“건축학과를 나와 유학을 가면서 건축자산관리로 대학원 전공을 정한 것이 부동산학까지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됐다. 건설과 부동산학, 경영학이 3분의 1씩 섞여 있는 융합된 학문이다. 석사 학위를 따고 1년간 애틀랜타에 있는 건설회사에도 다녔다.
그러다가 이왕 미국까지 왔는데 장기적인 관점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회사에 다녀보니 건축을 공부하는 것보다 경영이 섞인 부동산학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부동산학으로 전공을 정했다.
정하고 보니 경영학이나 경제학 등은 모르는 내용이 많았다. 그래서 청강도 많이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
-부동산학이라고 하면 아직도 일반인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분야다.
“산업이 발전하다 보니 분명히 현실에 존재하지만 이론적으로 적립되지 않은 분야들이 있다. 부동산학도 마찬가지다. 이론을 적립하고 체계를 만들어서 교육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는데, 그런 과정에서 부동산학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런 학문은 기초 학문과 달리 여러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경제학은 금융 등 여러 분야에 범용 적용할 수 있지만 부동산학은 부동산 산업에 맞춘 학문이다. 그래서 학교마다 있을 필요는 없다. 아시아에서는 건대와 싱가포르 국립대, 홍콩대가 유명하다.”
-박사 논문은 리츠 관련된 내용으로 땄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리츠가 가장 발달한 나라다. 리츠의 특징이 포트폴리오를 짜서 분산하는 식으로 해야 할 것 같은데, 90% 이상이 하나의 리츠가 한 유형에만 투자하는 방식이다.
오피스 리츠는 오피스만 하고, 리테일 리츠는 리테일만 하는 식이다. 왜 그런지 연구해 보니 전문성 때문이었다. 아무리 규모가 큰 리츠라도 규모의 경제를 내려면 다른 유형을 건드리면 규모의 경제가 나지 않는다.
또 리츠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각 리츠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가 형성돼 있는 리츠보다는 분야별로 전문적인 리츠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리테일이 잘 될 때는 리테일에 강점이 있는 리츠에 투자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투자자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짜길 원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리츠는 생각보다 확산 속도가 느리다.
“일반인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상장된 리츠는 3개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사모 형식으로 돼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건실한 부동산 자산을 대부분 기업이 갖고 있어서다.
또 좋은 물건을 가진 리츠를 보면 기업이 구조조정에서 활용하는 CR리츠(기업구조조정 리츠)들이 많다. 건물을 매각해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할 때 리츠를 활용하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리츠를 운영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정부에서 각종 세제 혜택을 줬다가 갈수록 줄이고 있다. 아직 리츠가 성장하려면 가야 할 길이 먼데, 혜택이 줄어들면서 그만큼 수익률이 떨어지다 보니 리츠가 확산 속도가 느린 것이다.
그런데 리츠가 가진 순기능이 있다. 리츠는 일반인이 상업 부동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된다. 또 상장회사가 되면 공시를 해야 해 부동산 시장이 투명해지는 순기능이 있다. 부동산 시장의 취약성 중 하나가 거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인데 이런 것이 많이 해소될 수 있다.”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과연 집값이 계속 오를까다. 금리 인상에다 경기 둔화로 지난해 이어졌던 부동산 활황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일단 금리 인상 시기에는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100% 자기자본을 가지고 부동산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금융비용이 올라가면 부동산 시장은 그만큼 위축된다. 다만 올해 금리가 올라가는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는 보인다. 장기적으로 볼 땐 계속해서 상향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우리나라 집값이 비싸 보이지만 본인이 살고 싶은 지역을 사고 싶어 하니까 비싸 보이는 것이다. 교육 여건 좋고 교통 좋고 한 곳에는 누구나 다 살고 싶어 하고 그래서 비싼 것이다. 서초∙강남 아파트를 얘기하면서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 사겠냐고 하는데, 전 세계 어디를 보더라도 비싼 곳은 비싸다. 사실 서울 안에서도 어느 정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적당한 대출을 받으면 집을 살 수 있는 곳들이 있다.
전체적인 주택가격 상승률을 보면 다른 나라보다 높지 않다. 영국은 지난 30년 동안 400배 정도 올랐다.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예전처럼 집 사서 큰돈을 벌기는 어려울 것이다. 예전처럼 경제가 고도로 성장하기 어렵고, 집값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완만하게 오를 것이다.”
-지난해 아파트 분양 물량이 40만 채가 넘었다.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작년 초반에 예상했던 물량보다 실제 분양은 더 많았다. 최근 4~5년 동안 부동산 시장이 냉각돼 있다 보니 시장이 소화할 수 있을 때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 같다.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가 2017년부터 입주가 이뤄질 텐데, 그때가 되면 어느 정도 가격 조정이 올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공급이 부족한 것도 있어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수준을 유지하면서 올라갈 것 같다.”
-올해도 전셋값은 계속 오를 것 같다.
“이제는 우리가 임대 주택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전세가 완전히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전세라는 게 결국 집주인은 무이자로 돈을 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월세로의 전환은 더 빨라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서야 집값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러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은 여러 차례 집값이 올랐다 떨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월세로 살면서 수입의 30~40%를 주거비용으로 낸다. 왜 집을 안 사느냐고 하면 경기에 따라 가격이 내려갈 수 있고, 자본을 부동산에만 묶어 놓기 싫다고 생각해서다. 우리도 집에 대한 생각이 차츰 변하고 있다.”
- ▲ 노승한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오종찬 기자
“건설사들의 재무상태가 크게 나빠진 원인은 해외 플랜트에 있다. 국내 수주가 거의 없자 해외로 많이 나갔다. 해외 플랜트에서 저가 수주가 늘어나면서 손해를 많이 봤다. 이제 부실한 해외 플랜트는 많이 정리된 것 같다.
올해는 일반 분양 물량이 작년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아주 많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 또 큰 토목사업 발주도 있어서 업계가 아주 힘들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건설사들이 시행사 역할만 하는 식으로는 가서는 안 될 것이다. 개발부터 시행까지 모두 하는 종합 부동산 회사가 돼야 한다.
앞으로 건설회사들은 땅을 사고 분양해서 건물 짓고 사업비를 회수하는 식으로 하는 것보다는 직접 운영을 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방식도 도입해야 한다. 중견 건설사들이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하는데, 소비자로서도 좋다. 건물 지어서 분양하고 끝내면 관리도 제대로 안 되는데 건설사가 운영하면 관리도 잘 되니 장기적으로 도시를 관리하는 측면에서도 좋다. 또 뉴스테이 같은 임대 사업도 신성장동력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건설사들이 분양해서 털고 나가는 게 아니라 직접 소유한 채 운영하려면 그만큼 자금이 필요하다. 그럼 리츠가 발달하게 된다. 리츠가 발달하면 저금리 시대에 수익률이 나기 어려운데 리츠에 투자하면 임대수익을 배당 형식으로 거둘 수 있으니 일반인들에게도 좋다.”
-올해 집값이 오르면서 가계부채도 많이 늘었다.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가계부채가 꼽힌다.
“가계부채 규모도 중요하지만 가계부채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가 중요하다. 정부도 그걸 알고 가계부채 체질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정부가 지금 하는 것은 고정금리형으로 유도하고 원리금 분할 상환, 비거치식 대출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특히 일반 소비자들은 고정금리형 대출을 받도록 유도해야 한다. 고정금리는 소비자가 짊어져야 할 금리 리스크를 전문가인 금융기관에 전가하는 것이다.
다만 지금은 새로운 대출, 그것도 LTV(주택담보인정비율)나 DTI(총부채상환비율)가 60% 넘을 때만 원리금 분할 상환하고 거치기간을 줄인다는 것인데, 장기적으로는 이런 형식이 더 확산해야 한다.”
-주거 요건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정부가 더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금융상품을 다양화해야 한다. 지금 나온 금융상품들은 주로 중산층이 대상이다. 서민부터 다양한 계층이 접근할 수 있는 상품들이 나와야 한다.
서민들도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이 낮은’ 뉴스테이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아파트를 새로 짓는 것만 생각하지만 말고 다세대 주택을 사들여 임대주는 방식도 도입하는 식이다. ‘뉴스테이 빌라 버전’ 식으로 말이다.
공기업뿐 아니라 일반 기업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면 얼마든지 투자는 늘어날 것이다. 특히 뉴타운 지역 등 주거 환경은 안 좋지만 정부 정책에서 소외된 지역들이 있다. 도시계획 차원으로만 접근하기보다 민간이 적극적으로 상품을 검토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면 민간 기업도 좋고 주거 환경이 어려운 사람들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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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부동산의 칸 .. > *신탁, 리츠, 펀드, 주식, PF, P2P '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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