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박근혜가 부른다”
'어떤 행동을 실행하여 실패하는 것보다도 자신의 우유부단한 습관을 두려워 하라'라고 괴테는 말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무의미한 우왕좌왕은 거침돌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초보자가 수영을 배우고자 할 때 겁을 내며 발을 바닥에 계속 붙이고 있으면 언제까지나 물에 뜰 수 없다. 마음을 강하게 먹고 발을 떼어야만 물에 뜰 수 있으며 또한 원하는 방향으로 수영을 해나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유부단한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 하여 언제까지나 발을 떼려고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이런 경우는 좀처럼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한편으로 '피할 길'을 만들고 그곳으로 도피할 궁리 먼저 한다. 하지만 피할 길을 만들어 둔다는 것은 이미 실패를 예상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심리학에서는 도피를 세 개의 형태로 나눈다. 하나는 실제 장소에서의 공간적 도피다. 두 번째는 몸은 그냥 있으면서 마음만 공상의 세계로 도피하는 것, 세 번째는 히스테리발작 등으로 갑자기 걷지 못하는 것과 같이 무의식적으로 신체변화를 일으켜 도피하는 것이다. 이러한 도피방식은 일시적인 마취적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가 도망치려는 도피요인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예부터 동양철학에서는 자기를 밖으로 내놓지 않는 것이 미덕으로 여겼다. 하지만 요즘은 자기 생각과 주장을 표현하는 추세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트랜드도 변하고 있다. 오히려 말을 안하는 사람이 있으면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하고 기분 나쁘게 생각해 버릴 정도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사람과의 사이에 거리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수서양단(首鼠兩端)도 그래서 인용된 것 같다. 쥐가 구멍에서 머리를 내밀고 밖으로 나올까 안으로 들어갈까 형편을 살피고 있는 것이 수서양단이다. 사람이 정세를 살피면서 애매한 태도를 가리킬 때도 인용된다.
그래서 정치인의 말은 '논리'보다 '의도' 즉 본 뜻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는 논리의 싸움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속내는 이해관계의 끊임없는 충돌이다. 정치인들은 말이 앞 선다. 그래 놓고 문제가 생기면 어김없이 “나무는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나무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고 자기 변명일색이다. 또한 정치인은 여운이 짙은 말을 곧 잘 쓴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영락없이 “이 산속에 있기는 한데 구름이 짙어 있는 곳을 알지 못한다(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는 꼴이 되고 만다. 한마디로 수서양단, 두 얼굴의 사나이로 낙인찍힐 수 있는 처세술이다.
“철학은 결단의 문제다” 독일 철학자 야스퍼스의 말이다. 정치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다.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할 때, 어떻게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을 것인가. 즉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인생관, 세계관, 신조 등을 접목시킬 것인가에 대한 정치철학이 제시되고 평가받아야 한다.
정치도 결단의 문제인 것이다. 검증없는 벼락치기 대통령은 노무현으로 끝내야 한다. 이제는 언론플레이 보다 페어플레이다. 언론이 뿌려주는 미사여구 꽃가루 그늘에 마냥 숨어 있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주먹쥐고 악수할 수 없지 않는가? 안철수, 박근혜도 부른다. 결단을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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