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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팔달8구역 재개발, 탁월한 위기관리로 ‘지역 랜드마크’ 겨냥

[수원] 팔달8구역 재개발, 탁월한 위기관리로 ‘지역 랜드마크’ 겨냥

유준상 기자  |  Lostem_bass@naver.com

입력 2015.12.18  12:05:02  |  

   
▲ 재개발이 이뤄지는 수원 팔달구 인계로10번길 18-6 일대. <사진=유준상 기자>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경기 수원시 최대 재개발사업으로 꼽히는 팔달8구역이 ‘삼중고(三重苦)’에 처한 가운데서도 특유의 ‘뚝심’을 발휘,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공자의 계약 불이행으로 발생한 위기 속에서도 사업 속도와 사업성을 모두 챙기면서 전심전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원 외면한 현대건설 탓에 ‘파행’… 업계 “또 현대건설이야?”
유승진號 출범 후 ‘돌파구’ 마련… 새 시공자 입찰ㆍ사업시행인가 준비 병행

팔달8구역 재개발은 수원 팔달구 인계로10번길 18-6 일대 22만1661㎡에 지하 2층~지상 20층 아파트 3614가구 등을 짓는 대규모 사업이다. 2010년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이곳은 2011년 6월 시공자(대우건설ㆍ현대건설)를 선정, 순탄한 사업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2013년 말 들어 이전 조합장의 갑작스런 유고로 직무대행이 세워지면서 ‘악재’가 들이닥쳤다. 직무대행은 이른바 ‘비대위’와 손잡고 순조롭게 진행되던 사업을 ‘산’으로 가게 만들었다고 복수의 조합원들은 전했다.

이때부터 노골화한 비대위의 ‘훼방’은 지난해 4월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임원이 구성된 이후에도 지속됐다. 당시 선출된 유승진 조합장과 조합 임원들은 더 이상 사업을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사업 진행에 박차를 가하려 했지만 비대위 측이 사사건건 소송을 거는 바람에 이마저 여의치 않았다.

유 조합장은 “조합 예산이 부족하다는 점을 비롯해 어느 정도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조합장으로 당선된 시점을 전후로 제기된 고소ㆍ고발 및 소송 건수만 30건 이상이라 눈앞이 캄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 팔달8구역 재개발 조감도. < 사진=유준상 기자>

사업을 가로막는 ‘난제’는 또 있었다. 경기도교육청의 부지 내 초등학교 신설 요구와 17% 재개발 임대주택 건설비율이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위기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믿었던 시공자의 ‘배신’이었다. 공동 시공자 대우건설과 달리 현대건설은 조합이 열악한 환경으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사업비와 운영비 등을 지원하지 않았다. 조합이 2013년 10월 대여금 청구에 이어 수차례 공문을 전달하고 직접 방문하는 등 노력을 지속했지만 사 측은 묵묵부답으로 조합원들의 절실함을 외면했다는 게 조합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사업 초기 사업에 의욕이 넘치던 현대건설의 돌변을 경험한 후 조합은 시공 가계약 위반 사항을 토대로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현대건설과 도급계약을 해지하기로 중지를 모았다.

한편 이 같은 악재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사업이 오늘에 이르게 된 데에는 조합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이 한몫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유 조합장은 “현대건설에게 사업 의지가 없다는 점을 간파하고 나니 더 이상 대여금 청구 등을 하는 게 무리수란 판단이 들었다”면서 “이에 조합은 새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과 다른 업무를 병행하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으로 대응했다”고 전했다.

조합의 발 빠른 대처와 노력은 좋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교육청의 요구인 초등학교 신설 요구에 대해 조합은 가칭)수원초등학교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고, 매입비용과 학교 설립비용 등에서 합의점을 찾아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월 수원시가 초등학교 용지 확보 시 임대주택 건설비율을 3%로 완화해주겠다고 고시하면서 ‘돌파구’가 열렸다.

새 시공자를 뽑기 위한 입찰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지난 10월 19일 열린 시공자 현장설명회에 ▲GS건설 ▲한화건설 ▲한진중공업 ▲SK건설 ▲호반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효성 등 10개 사가 참여해 향후 전망을 밝게 한 것이다. 비록 조합 내부 사정으로 입찰마감이 한 차례 연기됐지만 조합은 오늘(18일) 입찰을 마감한다.

[인터뷰] 팔달8구역 유승진 조합장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실제로 당해 보니 업계에 나돌던 ‘현대건설 주의보’는 사실”
“‘시공자 사태 수습ㆍ사업 속행’ 전략으로 사업성과 속도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을 것”

   
▲ 팔달8구역 재개발 조합 유승진 조합장. < 사진=유준상 기자>

팔달8구역 재개발 조합이 ‘현대건설과의 계약 파기ㆍ새 시공자 선정’이란 결단을 신속히 내릴 수 있었던 데는 악재 속에서도 사업 추진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던 유승진 조합장이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유 조합장의 ‘기지’와 과감한 ‘실행력’을 조합원들이 믿고 따라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는 전언이다. 그는 앞으로도 사업성과 신속성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지난 7일 만난 유 조합장과의 일문일답.

- 최근 사업성 제고에 성공했다. 사업 진행 상황은/

2012년 건축심의를 받았지만 최근 임대주택 건설비율 완화, 대형 평형을 소형으로 변경, 동간 거리 완화 등 사업성이 개선됨에 따라 이를 포함시킨 건축계획 변경(안)이 지난달 19일 심의를 통과했다. 현재는 사업시행계획을 수립 중이다.

- 그간 겪었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했는지 말해 달라/

시공자가 지급한 입찰보증금이 소진되면서 사업은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시공자가 이미 확보된 상황에 무엇이 걱정이겠냐’고 하겠지만 대여금 청구를 해도 현대건설은 2011년 입찰보증금 정산이 안 됐다는 핑계로 운영비 및 사업비 지급을 하지 않았다. 적법한 절차에 걸쳐 사 측에 계약해제를 통보했는데 사 측으로부터 “조합에서 하고 싶은 데로 하십시오”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내부 논의를 거쳐 현대건설과의 결별을 결정했고, 현재 현대건설을 대체하는, 우리 팔달8구역을 진정 ‘동반자’로 생각하는 새 시공자를 뽑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현대건설이 조합과의 계약 조건을 일방적으로 어겼다고 하던데/

실제 당해 보니 그간 업계에 떠돌았던 ‘현대건설 주의보’가 거짓이 아니란 걸 절실히 느꼈다. (현대건설이) 이런 ‘짓’을 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더는 우리 구역과 같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는’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 우리 구역 시공자는 대우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 대우건설이 주관사로 있다. 시공자가 동일한 인근 115-6구역은 정반대로 현대가 주관사인데 사업비를 잘 대주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 구역은 ‘역차별’과 그로 인한 ‘박탈감’으로 한동안 사업을 추진하는 데 애를 먹었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의 대한 신뢰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 향후 사업계획은/

현재 시공자 선정과 사업시행인가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이달 18일 시공자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내년 1월 말 정기총회를 개최해 시공자 계약해제, 시공자 선정, 사업시행계획 의결 등 주요 현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상반기 중으로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하반기에는 조합원 분양신청 및 관리처분총회 준비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조합을 믿고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신 조합원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옆에서 도와주신 분들과 조합원들의 격려가 없었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내년 초 정기총회는 팔달8구역 재개발사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자 축제의 자리가 될 것이므로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도중 어려움도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한 결과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저는 조합원들의 최대 바람인 ‘사업성’과 ‘신속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