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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은행 이자보다 못할까… 수익형 부동산 인기 여전

아무렴 은행 이자보다 못할까… 수익형 부동산 인기 여전

  • 김성민 기자
  • 입력 : 2015.11.12 03:05

    저금리의 逆說… 부동산으로 돈 몰려
    수익률 떨어져도 공급 안 줄어들고 임대료 올라도 수요 늘어나는 기현상

    최근 오피스텔·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수익률이 과거보다 하락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더 몰린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금이 집값보다 비싼 아파트도 나온다. 중소형 빌딩은 빈 사무실이 늘어나는데도 거래가 증가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기존 부동산 시장의 상식이 깨지는 원인을 '저금리의 역설(逆說)'에서 찾는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결국 사상 초유의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만족스럽지는 못해도 은행 이자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수익률 낮아도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

    그동안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는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떨어지면 수요가 줄어들고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공급도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일반 상식이 깨지고 있다. 부동산114는 "올 3분기 전국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이 2분기보다 0.04%포인트 낮은 연평균 5.7%를 기록했지만, 매매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해 2분기 대비 0.16% 올랐다"고 밝혔다. 공급도 증가 추세다. 올해 전국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5만5300여 실로 작년(4만2700실)보다 1만실 정도 많다. 이처럼 공급이 늘었지만 수도권의 신규 오피스텔은 수십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매매가도 오르면서 인기가 여전하다.

    현대건설
     지난달 현대건설이 서울 송파구에 개관한 ‘힐스테이트 에코 문정’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서 관람객들이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수익형 부동산 임대수익률이 떨어지는데도 매매가가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상가도 마찬가지다. 공실률(空室率)이 증가하고 투자수익률은 떨어지는데 임대료는 오르고 거래도 늘어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의 상가 공실률은 평균 7.5%로 2분기보다 소폭 상승했다. 투자수익률(1.4%)도 비슷하게 하락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1억~2억원으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이 수익률은 다소 떨어져도 안정적으로 월세를 챙길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가 500억원 미만 중소형 빌딩 시장에도 저금리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투자자문회사인 알투코리아는 "올 3분기 연면적 1만㎡ 이하 중소형 빌딩의 공실률은 8.6%로 1년 전보다 1.8% 상승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래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올 3분기 서울의 500억원 미만 중소형 빌딩 거래는 전년 동기(172건)보다 100건 이상 늘어났다.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는 "서울 강남의 중소형 빌딩 공실률은 10%대로 높은 상황이고, 임대 수익률은 4.5%대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채권이나 금융권 이자보다는 수익률이 좋아 경기가 언젠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자산가들이 공실률 높은 빌딩을 상대적으로 싸게 사들이고 있다"고 했다.

    아무렴 은행 이자보다 못할까… 수익형 부동산 인기 여전
    ◇경매 물건 적어도 낙찰률은 최고

    집값 대비 전세금 비율인 전세가율이 치솟으면서 서울 일부 아파트에서는 전세금이 집값을 추월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한양' 전용면적 60㎡는 올 8월 매매가가 2억7000만원이었지만 전세는 최고 2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역삼동 '역삼디오빌' 전용면적 30㎡는 올 10월 2억원에 팔렸지만 전세 계약은 2억2000만원에 체결됐다. 전세가율이 110%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저금리로 인해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서 전세 매물이 줄고 있지만 전세 수요는 꾸준하기 때문이다. 서울 성북구의 경우 아파트값 대비 전세금 비율이 현재 81.8%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법원 경매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법원 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감소하면서 투자 매력이 있는 물건이 줄어들었지만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지옥션은 "올 9월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1만371건으로 8월보다 1198건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찰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인 낙찰률은 41.1%로 역대 최고다. 경매 물건의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인 낙찰가율도 73.8%로 2008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저금리를 이용해 경매로 수익을 보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기형적으로 높아졌다"며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주변 시세를 철저하게 비교한 후 적절한 가격으로 입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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