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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살아나자… 부동산펀드·리츠로 뭉칫돈

부동산 살아나자… 부동산펀드·리츠로 뭉칫돈

  • 김성민 기자
  • 입력 : 2015.08.18 03:05 | 수정 : 2015.08.18 06:41

    [초저금리 시대에도 年 8~10%대 꾸준한 수익률 장점]

    다수 투자자의 자금 유치해 오피스·호텔·빌딩에 투자, 운용수익 배당하는 상품
    상반기 선보인 펀드만 89개, 수탁액 7월말 현재 33조원… 해외 부동산 투자도 늘어

    지난달 10일 신한금융투자가 출시한 130억원 규모 부동산 펀드는 2주일도 안 돼 모두 팔렸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복합 쇼핑몰에 있는 유니클로 등 의류 브랜드 매장 3곳을 매입해 운영하고 임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펀드였는데, 5억원 이상 투자자만 18명이 몰렸다.

    올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펀드와 리츠 등 이른바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도 뜨겁다. 올해 새로 설정한 부동산 펀드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고, 리츠는 도입 10년 만에 자산 규모가 15조원으로 불어났다. 이 상품들은 시중 금리가 사실상 '제로(0)'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서도 연 8~10%대 수익률을 꾸준히 내고 있어 갈 곳 잃은 시중 뭉칫돈이 대거 몰리고 있다.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 급성장

    부동산 펀드와 리츠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오피스텔 빌딩이나 호텔·물류센터 등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운용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금융상품이다. 두 상품 모두 투자자가 직접 부동산을 매입하지 않고 전문 운용사에 매입과 운용을 맡기기 때문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공실(空室) 리스크가 적고, 임대차 문제에서 자유로운 것이 장점이다.

    신규 설정된 부동산 펀드 그래프

    국내 부동산 펀드 시장은 2010년 이후 연평균 19%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새로 설정된 부동산 펀드만 89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펀드 투자 금액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0년 14조원 수준이었던 수탁액은 올해 7월 말 현재 33조원으로 2.4배 뛰었다. 리츠도 도입 10년 만인 올 상반기까지 총 109개에 자산 규모가 15조원을 넘었다.

    최근엔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도 급증세다. 해외 부동산 펀드의 순자산은 올 7월 말 현재 11조원으로 2010년(3조원)의 4배 수준에 가깝다.

    ◇공실 위험 적고, 각종 분쟁에서 벗어나

    부동산 펀드와 리츠의 수익률은 은행 예금이자는 물론이고, 웬만한 오피스텔 투자 수익률(연 5~6%)도 웃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부동산 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연 10.6%, 리츠는 연 8%대다. 실제로 2010년 하나자산운용이 출시한 '하나랜드칩부동산1'은 펀드액 1580억원으로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본사를 사들여 현재 1년 수익률이 9.01%에 이른다. 금투협 관계자는 "안전성에 치중한 상품도 연 5~6% 수익률은 보장된다"고 말했다.

    펀드와 리츠의 주요 투자 대상은 오피스텔 빌딩과 호텔이다. 부동산 서비스 업체인 한화63시티는 "국내에 출시된 500여개 부동산 펀드 중 30%는 호텔, 15%는 상업 시설, 10%는 오피스텔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츠는 오피스텔 투자가 전체의 41.3%를 차지하고 있다. 김형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은 "개인 단독으로는 살 수 없는 대형 빌딩과 고가(高價) 부동산에 투자해 이익을 나누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걸음마 단계, 성장 여력 커"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펀드 시장의 규모는 연간 7조~8조원 수준이며 리츠는 15조원 규모다. 미국은 리츠 시장만 900조원, 일본과 싱가포르는 50조원대 규모의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이 형성돼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우리나라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은 주로 수십억원대 자산가나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형성돼 있고 해외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했다.

    성장 잠재력은 크다. 김관영 JR투자운용 대표는 "경제가 저성장 안정기에 들어서고 고령화 사회가 될수록 전문 운용사를 통해 부동산에 간접투자하는 방식이 활발해진다"고 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소액 투자자 세제 지원 혜택 등을 통한 유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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