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활성화 방안놓고 동상이몽…안심대출 흥행몰이에 공유형모기지 출시도 혼란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가 부동산금융 및 주택금융정책을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고정금리형 안심전환대출과 변동금리형 공유형 모기지 등 상충되는 주택대출상품으로 소비자 혼란을 부추기더니 부동산투자회사(리츠)를 놓고도 동상이몽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가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이 큰 히트를 치면서 국토부의 수익공유형 모기지는 애물단지가 됐다. 국토부는 3월 말 출시하려던 이 상품을 잠정 연기하고 금융구조를 수정하고 있다. 연초 두 상품이 발표될 당시 수익형 모기지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컸던 반면 안심전환대출은 그다지 주목받지 않던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두 상품은 출시 전부터 상충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안심전환대출은 연 2%대 중반의 고정금리인데 비해 공유형 모기지는 연 1%대 변동금리 상품이다. 수익공유형 모기지가 인기를 끈다면 가계대출 구조 개선 차원에서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겠다는 금융위 정책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금융위 간 의견차이로 리츠 활성화도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펀드는 금융위 소관, 리츠는 국토부 소관으로 이원화돼다 보니 리츠 육성에 대한 금융위 의지가 시큰둥한 상황이다.
금융위는 이달 중 리츠 상장 규정 완화를 승인할 예정이지만 당초 국토부 기대치에 미흡한 수준이다. 비개발형 리츠의 유가증권 상장 매출액 요건은 3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기존 매출액 50억원 이하이던 퇴출 기준이 30억원 이하로 각각 완화된다. 국토부와 리츠업계는 비개발리츠의 상장 매출액 기준을 50억원 이하로 낮추길 원했으나 금융위의 반대로 100억원 이하로 결정됐다며 위축된 리츠 상장시장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금융위가 최근, 싱크탱크인 금융연구원을 통해 리츠의 관련 법규를 금융위로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놔 국토부와 리츠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리츠는 외국과 달리 자본시장 투자자에게 부동산에 대한 간접투자 기회 수단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리츠시장의 발전을 위해 금융위와 국토부간 정책조율과 규제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를 포함해 다른 부처와의 소통 부족으로 잡음이 일자 금융위는 뒤늦게 해외진출, 부동산금융 등 부처간 협업과제를 추진하겠다며 금융개혁추진단을 이날 출범했다. '
비금융과 금융의 결합이 확대됨에 따라 한 부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융합과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금융위원장을 단장으로 기재부 미래부 농림부 산업부 노동부 국토부 중기청 등 관계부처 1급 공무원이 참여한다.
그러나 자기 부처의 정책을 돋보이려는 욕심과 고질적인 부처 이기주의를 벗어나지 않는 한 부처간 협업과 양방향 소통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원정호기자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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