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두화가 이건희 씨(50)는 붓 대신 인두로, 종이 대신 나무를 활용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표현한다.
미술 전공자는 아니다. 어려서부터 손재주는 뛰어났지만 취미로만 그림을 즐겼다.
결혼하고 나서야 POP, 초크 아트, 윈도우 페인팅, 냅킨 아트, 스크랩 부킹 등 다양한 공예를 배우면서 전문 자격을 갖췄다. 10년 전부터는 공방을 열어 수강생을 받으면서 취미가 직업이 됐다.
현재 이 작가가 몰두하고 있는 인두화를 만난 건 4년 전 인터넷을 통해서였다.
“처음 봤을 땐 저게 뭔가 했어요. 나중에 인두로 그렸다는 걸 알았고, 그냥 나무를 인두로 태운 것일 뿐인데 톤이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가슴이 콩닥콩닥 뛰더라고요”
타고난 손재주를 가진 덕에 배우는 속도는 빨랐다. 전국의 다양한 체험행사나 축제가 열리면 인두화를 들고 부지런히 다녔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원 행궁동 레지던시에 인두화가로 참여하게 되면서 활동폭도 넓어졌다. 수원화성문화제, 나혜석거리행사 등 다양한 축제에 초대를 받아 작품 전시를 하고, 체험행사도 진행했다.
11월에는 행궁마을 커뮤니티아트센터에서 수원 화성을 소재로 한 개인전도 개최했다. 이어 올초 수원시 교동에 인두화 전문 공방을 오픈했다.
“사람들이 인두화에 관심을 가져줘서 기뻐요. 수원에서 30년 이상 살다보니 수원 화성을 작품에 많이 담고 있는데, 이 작품들이 수원의 관광자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이 작가는 앞으로 작품 활동 외에 재능 기부 등 나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주민센터나 복지센터에서 체험 학습이나 강의할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 가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소외계층인 교도소 수감자나 미혼모 센터에서의 인두화 체험 프로그램 진행을 추진 중이다. 그들이 자연친화적인 예술 활동을 통해 마음의 정화를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저는 미술 전공자도 아니고, 미술 학원을 다니지도 않았어요. 취미로 시작해 지금 공방도 차리고 전시도 하게 된 거예요. 많은 분이 저처럼 삶에서 작은 기쁨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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