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선] 수도권 새누리 의원 "박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이후 완전히 기대를 접었다"
조의준 정치부 기자입력 : 2015.02.13 09:03 | 수정 : 2015.02.13 17:38
내년 총선 전멸할라...
朴 지지율 추락에 떨고 있는
수도권 與 의원들①
- /뉴시스
“지금 서울 강북과 경기도 대도시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호남과 별 차이가 없어요.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이후 완전히 기대를 접었다는 사람도 많습니다.”(수도권 새누리당 재선 의원)
새누리당 수도권 의원들이 벌써부터 내년 4월 총선 불안에 떨고 있다. 수도권의 대통령 지지율은 20%대로 주저앉았고, 지지율 반등의 계기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대통령 지지율이 40%로 아래로 내려갈 경우 여권이 총선 등 각종 선거에서 패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 30% 선은 국정운영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수도권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란 것은 일부 전통적 여권 강세지역을 제외하고는 ‘전멸’ 가능성도 시사한다.
한국갤럽이 지난 1월 22일 발표한 ‘1월 3주차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30%로 나타났다. 그중 서울은 29%, 인천·경기는 26%로, 호남(16%)과 함께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 또 서울의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65%, 인천·경기는 63%로 전체 평균(60%)보다 높았다. 수도권에서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의 두 배를 넘는 것이다.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서울 강북 등 새누리당 열세 지역구의 대통령 지지율은 20%도 안 될 것”이라며 “영남 중심의 당 지도부가 심각한 위기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은 여권의 텃밭으로 불렸지만 이젠 상황이 역전됐다. 실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분당에서 54%의 득표율을 기록해 새누리당 후보와 약 8%포인트 격차를 벌렸었다. 지금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격차가 더 벌어졌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이종훈 의원(분당갑·새누리당)은 올 설 전까지 지역 내 150개 경로당을 최대한 찾아간다는 계획이다. 어떻게 해서든 중장년층 이상 핵심 지지층들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 의원은 “과거 텃밭이라고 했던 분위기와 지금은 비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전셋값 급등으로 서울에서 밀려난 젊은층이 대거 신도시로 내려왔고, 핵심 지지층이던 중장년층은 오히려 용인 등 외곽으로 빠지면서 지역구의 성향 자체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는 “분당은 아직도 고소득 직장인이 많이 사는 곳인데, 최근 연말정산 파동을 겪으면서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았다”며 “민심이 상상 이상으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1차적으로는 샐러리맨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온 연말정산 파동 때문이란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화이트칼라 계층이 많은 수도권의 특성상 ‘서민 증세’ 논란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핵심 비서관 3인방에 대한 인사 조치를 거부하는 듯한 발언으로 대통령에 대한 ‘불통(不通)’ 이미지가 더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김용태 의원(서울 양천을·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을 계속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반대하지 않았던 ‘유보층’이 이번 연말정산과 신년 기자회견 파동을 거치면서 확실하게 반대로 돌아섰다”며 “의원실로 (박 대통령에 대한) 항의전화가 걸려오는 것을 보면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와 50대 이상 중장년층 등 새누리당 핵심 지지층이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대거 거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결국은 경제를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자영업자들이 레드카드를 들기 시작한 것”이라며 “경제 상황에 민감한 수도권의 지지율이 먼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월 3주차 갤럽조사에서 자영업자의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27%(전체 평균 30%), 부정평가는 60%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자영업자의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57%로 전체 평균(52%)보다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자영업자가 급격하게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을 철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같은 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50대와 60대 이상의 지지율은 1년 전 68%, 80%에서 이번엔 38%와 53%로 수직낙하했다. 사실상 50대 지지율은 반토막 났다고 볼 수도 있다. 정부가 30조원이 넘는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고 있지만,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좋아질 전망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집단적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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