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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갑오년의 생(生), 인재(人災)였다

사설/칼럼
갑오년의 생(生), 인재(人災)였다
데스크승인 2014.12.31  | 최종수정 : 2014년 12월 31일 (수) 00:00:01
   
 

‘2014년 갑오년(甲午年)’이 생(生)을 다했다. 팍팍한 삶이었다. ‘인재(人災)’로 휘청였다. 한해짜리 생이건만… 모진 바람에 넘어지기를 반복했다. 어김없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사자(四字)가 따라 붙는다. 망각(忘却)의 동물인 탓일까? 모진 1년의 생이 쉽게 잊혀져 간다. 새로운 생(2015년)을 맞이할 준비가 필요하다. 지난 한해 생을 돌아보는 것은 중요하다. 갑오년의 생을 ‘불러오기’ 한다. ▶1월 - 카드사 고객정보 1억건 유출, 2년 연속 해를 넘긴 예산안처리가 화두였다. 불안한 출발이었다. ▶2월 -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이 붕괴했다. 대학생 등 10명이 사망했다. 인재의 서막(序幕)이자 복선이었다. ▶3월 - 공무원의 간첩사건 증거위조 의혹이 불거졌다. 공권력의 범죄행위에 좌절했다. 의료계 집단휴진 사태가 빚어졌다. 피해자는 국민이었다. ▶4월 -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을 멈춰 세웠다. 최대 인재였다. 상처를 봉합하는데만 많은 시간, 에너지가 소모됐다. ▶5월 -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49명의 부상자를 낳았다. 역시 인재였다. 안대희 총리후보자가 사퇴했다. ‘국민검사’의 몰락은 작은 희망마저 앗아갔다. ▶6월 -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했다. 동부전선 GOP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햇다. 12명의 사상자를 냈다. 군잔혹사의 시작이었다. ▶7월 - 재보선에서도 여당이 압승했다. 유병언 시신이 발견됐다. 세월호 수사는 종착역을 향하고 있었다. ▶8월 -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다. 5일간의 울림은 따뜻했다. 윤일병 집단구타 사건이 터졌다. 병영의 민낯이 드러났다. ▶9월 - 홍도 해상에서 유람선이 좌초했다. 10명이 부상 당했다. 예견된 인재였다. ▶10월 - 판교 공연장 환풍구 사고가 발생했다. 27명 사상자를 냈다. 말할 것 없는 인재였다. ‘안전불감증’은 사회적 이슈가 됐다. ▶11월 - 담양 펜션화재가 발생했다. 10명의 사상자를 냈다. 참사교훈을 잊은 인재였다. ▶12월 - 헌재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했다. 청와대 문건이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항공기 리턴 사건이 불거졌다. 갑과을의 관계가 재조명됐다. 원양어선 오룡호가 침몰했다. 53명의 사상자를 냈다. 배 침몰건은 갑오년 생의 마지막까지 가슴을 먹먹케 했다. 수원 토막살인 사건으로 전 국민이 경악했다. ▶써 내려가며 숨이 막힌다. 2월 마우나리조트 붕괴를 시작으로 7달에 걸친 7번 인재, 갑오년의 생을 망가뜨렸다. 내년(을미년) 이맘때, ‘인재 없는 生’ 이라는 글을 쓰고싶은 바람이다. 아니, 써야만 한다.

동 규 지역사회·기동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