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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경기도당위원장 "연정, 대립·분열정치 극복 위한 뜻깊은 도전"

김태년 경기도당위원장 "연정, 대립·분열정치 극복 위한 뜻깊은 도전"
[이슈&사람] 김재득이 만난 김태년 새정치 경기도당위원장
데스크승인 2014.12.08  | 최종수정 : 2014년 12월 08일 (월) 00:00:01
   
▲ 김태년 새정치 경기도당위원장

경기연정이 드디어 발을 떼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야당에 ‘사회통합부지사를 추천해달라’고 제안하며 경기연정은 시작되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경기도당위원장인 김태년 의원(성남 수정)이 ‘정책합의 우선’을 역제안하면서 경기연정의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 ‘자리 나누기’에 머물지 않고 정책으로 협력하는 ‘연합정치’ 수준으로 경기연정이 발전해 간 것이다. 남 지사도 그렇지만 김 의원에게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실험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고 여러 차례 어려운 고비도 넘어야 했다. 결국 사회통합부지사 추천까지 완료하여 경기연정을 본궤도에 올려 놓았다. 무엇보다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을 이끄는 김 의원의 뚝심이 컸다. 그는 어려움이 닥쳤을 때 포기하지 않고 경기연정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또한 정책중심의 연합정치,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협치기구 설치 등 좋은 제안을 내놓으며 경기연정의 수준을 높인 장본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부일보>는 남경필 지사와 손을 잡고 경기연정을 성사시킨 실질적 주역인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회통합부지사까지 추천을 완료했는데, 소회는?

6월부터 시작됐으니까 사회통합부지사 임명까지 5개월 만에 ‘연정의 문’ 안으로 들어갔다. 경기연정은 법이나 제도가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롭게 시도해보는 정치실험이다.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어떤 것이 되더라도 대한민국 정치가 상생 협력하고 대화와 타협의 성숙된 민주주의로 가는 큰 밑걸음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민주주의 역사를 보면 1단계 저항의 민주주의, 2단계 제도로서의 민주주의 그리고 3단계 성숙된 민주주의로 단계적으로 발전해 간다. 우리나라는 이제 3단계인 성숙된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그러나 중앙정치는 오히려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도 위협받으며 1단계인 저항의 민주주의 시대로 후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대통령 1인 지배의 독선과 불통정치가 횡행하고 있고, 대립과 분열의 정치는 일상화되어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한편으로는 민주주의 후퇴를 막기 위해 단호히 맞서 싸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대립과 분열, 독점의 정치를 극복하기 위한 헌법 개정 등의 근본적 제도 혁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성숙된 민주주의의 모범을 창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경기연정이 그것이다. 경기연정은 그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대립과 분열의 정치를 극복하고 성숙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데 일조하는 뜻 깊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연정은 한마디로 무엇이라고 보는가?

권력 나누기다. 민주주의 역사는 권력의 집중으로부터 권력을 분점하고 나누는 역사로 발전해 왔다. 권력을 나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일방적으로 권력을 독점하고 행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의사결정과 집행에는 반드시 대화와 소통이 따르며, 타협하고 협력하지 않고는 권력운영이 불가능하다. 권력을 나눔에 따라 소통과 협력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연정이다.

-초기부터 연정에 반대가 많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

남 지사가 사회통합부지사를 야당 추천을 받아 임명하겠다고 제안했다. 나는 ‘자리나 사람’으로만 얘기하는 것은 본질적 의미에서의 연정이 아니라고 했다. 모든 연정은 정책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역제안을 했는데 남 지사가 동의하면서 연정 논의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매우 순조로웠다. 정책협상단을 구성하여 정책합의까지 가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모든 게 순탄하지 않았다. 연정 자체가 처음 시도되는 것이고 법이나 제도가 미비한 상태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각의 정치 주체들이 우려가 있었다. 또한 재보선을 앞두고 있어 혹시나 연정 합의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설명하고 설득하고, 오해가 있던 것은 풀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공감대를 넓혀왔다.

-연정 추진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고비는?

정책합의를 끝내 놓고 사회통합부지사 파견 문제가 결정 단계에 왔는데, 도의회에서 1차로 사실상 부결을 했을 때가 가장 큰 고비였던 것 같다. 내가 연정에 대해 합의하고 출발할 때부터 “처음 오르는 산이기 때문에 수많은 난관과 곡절을 겪을 것이다. 인내와 열정이 필요하고 결국은 누가 더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에 본질적으로 접근하느냐의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늘 말해왔다. 결국 그 진정성이 어려운 고비를 넘기게 만들었지 않나 생각한다. 발로 뛰며 진실로 설명하고 진심으로 설득했다. 일관되게 성숙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 경기연정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진정성을 견지했기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 김태년 새정치 경기도당위원장

-연정이 성공하기 위한 요건은?

연정의 본질적 의미 자체가 대화와 타협, 소통과 협력이다. 도지사나 사회통합부지사, 집행부와 의회, 여와 야 등 모든 정치집단들이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기본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그것이 제일 중요하다. 무엇이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치며 정책인가를 가지고 대화하고 타협해야 한다. 우선은 정책협상에서 이미 서로가 합의한 정책부터 책임 있게 실천하는 것부터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치란 마음만 가지고는 안 된다. 법과 제도를 정비해서 협력의 정치, 연합의 정치가 가능하도록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의 제도적 한계에서도 연정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다양한 설계와 장치가 필요하고, 지방분권이나 지방자치를 확대 강화하기 위한 노력 또한 병행해야 하는 과제다.

-이기우 부지사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새정치민주연합이 파견하는 사회통합부지사는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 우선은 사회통합부지사가 도정에서 관장하는 분야가 사회복지와 여성, 환경 쪽이다. 이 분야는 민생과 직결되는 중요한 현안들이 쌓여 있는데 여기서 도정을 책임 있게 이끌고 성과를 내는 것이다. 다행히 이 부지사가 국회에 있을 때도 이 분야에 대해 상임위에서 활동을 했고, 이와 관련된 연구와 강의도 했기 때문에 전문성을 충분히 갖춘 분이다. 도의원도 한 경험도 있고 도정에 대한 이해도 밝은 점도 장점이다. 또한 사회통합부지사는 도정에서의 일부 분야를 관장하는 임무만 주어진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정치를 경기연정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사명을 가져야 한다. 대한민국 정치에서 경기연정이 갖는 의미와 과제에 대해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 부지사는 그런 측면을 잘 이해하고 있고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 생각한다.

위 두 가지 요건을 이 부지사가 다 겸비하고 있어 처음 파견되는 사회통합부지사로서는 가장 적격의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경기연정은 남경필지사만 띄어 주는 것에 대한 의견은?

남지사가 경기연정을 추진한 것이 야당이 다수인 도의회 구조에서 남지사가 도정을 순탄하게 끌어가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권력의 속성이라고 하는 것이 꼭 그렇지 만은 않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권력과 권한을 내려놓고 나누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남 지사의 선택은 평가 받아야 한다.

남 지사가 연정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내공을 갖추고 있다고 하면 이런 좋은 시도를 해서 점수를 따고 국민의 지지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역으로 진정성이 떨어지거나 실력이 부족하면 국민들이 금방 알고 다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국민과 도민의 입장에서 생각해야지 연정을 가지고 정략적 계산이나 정치적 이해득실로 따져서는 안 된다. 연정은 진정성을 가지고 해야 한다. 국민들은 알고 있고 지켜보고 있다. 물론 선거에 이겨서 집행권을 가진 사람이 더 주목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작은 것이다. 좋은 정치라는 대의 앞에서 작은 이익에 연연하고 따지는 것은 좋은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부지사가 도지사의 들러리가 되지 않으려면

사회통합부지사는 행정에서는 부지사이지만, 정치적으로 도지사와 연정의 파트너이다. 부지사는 야당의 대표로 파견되기 때문에 연정관리기구를 만들어 안정적으로 연합정치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사무국을 설치하고 필요한 법과 제도도 완비할 것이다. 부지사의 지위와 역할을 연정의 파트너에 맞게 시스템화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부지사는 당을 대표하여 파견되었고 도의회의 의견을 중시하여 일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우리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도의원들이 실력 있고 유능하기 때문에 도의회가 중심을 잡고 부지사가 제 역할하는 데 힘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당이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다. 부지사를 책임 있게 파견한 당이니 만큼 잘 가도록 도와줄 것이다. 결코 도지사를 대신해서 행사장이나 가는 그런 부지사는 되지 않을 것이다.

-경기연정과 대한민국 정치, 어떻게 보는가?

대한민국 정치는 이제 상생과 협력의 정치를 시도하려는 세력과 투쟁과 갈등의 정치에 안주하려는 세력이 국민들 앞에서 크게 경쟁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기득권을 가진 현 집권세력은 권력을 독점하고 일방통행식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대화와 타협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갈등과 투쟁의 정치로 대한민국은 멍들어 가고 있다.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여 내년 정도 가면 대한민국 정치를 근본에서부터 바꾸기 위한 거대한 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그 싸움에서 경기연정은 핵처럼 한 가운데 있을 것이다. 국민들은 상생과 협력의 정치를 원하고 있다. 두려워하면 아무 시도도 할 수 없다. 가야할 목표 지점이 있다면 그 고지를 향해 가야한다.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가야한다. 그렇게 해야 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처음부터 길이 있었겠느냐.

대담=김재득기자

사진-이정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