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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의 5선 고지

남경필의 5선 고지
데스크승인 2012.03.28

공천이 한창 무르익어갈 때였다. 혹시나 하며 초조하게 공천을 기다리고 있던 수원의 한 현역의원이 돌연 수원시민에게 보내는 서신을 이메일에 띄웠다. “나는 중앙정치꾼이 아니고 지방일꾼입니다.” 정치꾼·일꾼을 계제에 확연히 들여다 볼 기회이기도 했다. 낙천이 분명했던 그로서는 한마디로 정치꾼에 밀려 억울하게 당했다는 한탄같기도 했다. 딴엔 지난 4년, 역대 의원들이 감히 손도 대지 못했던 굵직한 수원지역 가장 힘든 현안을 천신만고 끝에 이루었다는 자만의 몸짓 같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정치꾼에 밀려 일꾼인 자신이 억울하게 당하고 있다는 수원시민에 알리는 간절한 고발 같기도 했다. 굳이 이 자리서 이 말을 꺼내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정치란, 아니 현실정치 뒤켠에는 꼭 필요한 술수도, 또 선량한 유권자의 눈을 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데서다. 그만큼 현실정치에는 이상의 정치와 술수의 정치가 함께 굴러가고 있다고나 할까. 특히 술수의 산실이랄 공천의 뒤안길에는 우리가 모르는 일들이 의외로 많다.
남경필이 정치적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만났다. 수원권 5곳에 뿌린 공천의 씨를 뜻대로 수확하면 수원을 넘어 더 넓은 아성을 확대할 수 있다. 반면 실패작이면 그의 정치 역량은 갑자기 좁아질 공산이 크다. 그만큼 남경필의 수원권 확대 야망은, 4·11총선 부담을 훨씬 더해주고 있다. 수원에서만 내리 4번 역대 없던 기록을 남겼다. 더구나 지난 4선까지는 대적할 만한 인물조차 없어 땅 짚고 헤엄치는 선거를 해왔다. 게다가 중진의 중앙정치인으로 부상하면서 그 힘들 때, ‘외무위원장’을 맡아 한미 FTA를 어쨌든 이루어냈다. 어떻게 보면 수원으로선 보기 드문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이상한 것은 그러나 남 의원에 대해 뒤에서는 수근거리기도 하면서, 선거 때만 되면 대적하려는 사람조차 볼 수 없다. 그래선지 선거 때마다 남 의원은 싸울 이유가 없어지고 걱정 없는 4선에 거뜬히 올라탔다. 뿐만 아니다. 그가 만든 수원권 아성은 너무나 강고해서 이번 중앙의 쇄신 태풍에도 끄떡없이 수원권(수원 화성 용인)은 그의 공천으로 거머줬다. 새삼 수원의 커다란 정치인으로 떠오른 것이다.
내일(29일)부터 19대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됐다. 5선을 향한 남경필이 전에 없던 초선의 김영진과 처음 제대로 맞붙었다. 만만찮은 선거로 꼽히는 이유는 나이와 상관없이 의식의 세대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점이다. 같은 40대이면서 출신, 성장배경에서 보면 너무나 판이한 데가 많다. 부모의 후광으로 정치에 입문한 ‘남경필’의 순탄히 승승장구한 모습과, 어려움 속에 학생운동으로 기복을 다져온 김영진과는 삶의 궤적이 극히 대조적이다. 더구나 대도시권에 진입하고 있는 수원권 정치 분위기가 지금 변화의 바람을 크게 타고 있다.
지난 6·2 지방선거 때 불어닥친 도내 전체의 변화바람은 이번 총선으로까지 분위기를 타는 징후마저 곳곳서 잡히고 있다. 정당을 ‘금과옥조’처럼 여겼던 만년 친여 ‘수원’이 지방선거서 뚫리면서 정당을 넘어서는 새로운 시민의식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수원총선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수원<병>의 팔달로 집약되고 있다. 지난 18대와 6·2 지방선거에서는 사실상 남경필의 수원 장악 꿈은 깨졌었다. 여기에 더하여 지역 분위기는 야권의 지방정부 장악 이후 싸늘했던 정당 차별화 의식도 무뎌졌다. 그리고 과거보다 미래라는 비전에 상황이 잡히면서 삶의 쇄신을 찾아가고 있는 터다.
중앙 정치꾼과 지방 일꾼으로 묘사한 한 현역의원이 공천 패배에 겁 없이 ‘무소속’이라는 위험한 칼을 빼든 것도 수원이 그만큼 바뀌고 있다는 증좌일 수 있다. 결과는 차치하고 남경필은 이번 공천 과정서 중앙정치를 과시한 만큼, 지역 책임 또한 훨씬 커졌다. 산토끼에다 집토끼까지 대해야 하기 때문에 적도 많아졌다. 게다가 전에 볼 수 없던 신선함을 내세우는 김영진은 초선답지 않게 조직, 인맥서 기성 정치인을 뺨치고 있다. 김 후보는 남 후보의 결정적 약점이기도 한 지역공약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중앙정치인으로의 남 의원이 정치 역량이랄 공천서 집권당의 위상을 보인 반면, 전에 없이 낙천자(집토끼)의 반발을 감내해야 한다는 부담은 5선 고지를 힘들게 하고 있다.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