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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앞둔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들 '울상'>

<재건축 앞둔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들 '울상'> 

내년 6월 임대계약 만료…생계 막막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20년 넘도록 여기서 식당을 해 밥을 먹었는데 아무런 대책없이 쫓겨날 판입니다"  

경기도 권선구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47)씨는 내년 6월이면 가게 문을 닫고 다른 곳을 찾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이 문을 연 1993년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시장에서 하루의 시작과 끝을 보냈는데 도매시장 현대화 사업 즉, 재건축 계획이 발표되면서 가게 이전이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28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작년 농림수산식품부가 공모한 지방농수산물도매시장 재건축(리모델링) 지원사업에 선정, 2019년 준공 목표로 재건축 사업을 계획했다.

도매시장이 건립된지 20년을 넘으면서 시설 노후화가 심화했다는 이유에서다.

재건축으로 현재 연면적 7만7천㎡, 지상 2층 5개동 규모의 도매시장은 연면적 12만7천㎡, 지하 1층∼지상 5층 5개동으로 확대되며 공사비만 1천100억원이 투입된다.

시는 내달 발표되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서 대상자로 선정되면 곧바로 재건축 공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도매시장 안에 사무실 등을 꾸린 중도매인 200여명을 위해 인근 부지에 가건물을 세워 공사기간 장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A씨를 비롯한 도매시장 내 근린생활편의시설로 분류된 식당 30여곳에 대해서는 사실상 후속대책이나 지원이 없는 실정이다. 

식당주인들은 최근 '내년 6월까지 자리를 비운다'는 내용의 임대차 계약만 맺은 상태다.

이렇다 보니 식당운영으로 생계를 이어 온 상인들은 아무런 준비 없이 쫓겨나듯 내몰릴 상황이다. 

A씨는 "도매시장이 외진 곳에 있어 손님 70%가 단골손님인데 가게를 옮기게 되면 그마저도 다 잃을까 걱정"이라며 "공사계획은 나왔지만 구체적인 일정조차 나오지 않아 어디로 옮겨야 할지 아직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한울타리에서 20년이란 시간을 함께 했는데 임대계약이 끝나면 나가라는 건 너무하지 않느냐"며 "재건축해 임대인을 다시 모집할 때 우선권이라도 부여해주는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원시 측은 현 상인들에 대한 지원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한다.

시 관계자는 "오랫동안 함께 했던 분들이라 안타깝지만 우선권 등 지원해줄 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 임대계약 관계이기 때문에 기간이 만료되면 어쩔 수 없이 나가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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