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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영화 ‘명량’ 흥행돌풍… 충무공 리더십 필요- 손혁재 수원시정연구원장​

[경기시론] 영화 ‘명량’ 흥행돌풍… 충무공 리더십 필요- 손혁재 수원시정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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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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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의 명량대첩을 소재로 한 영화 ‘명량’이 최다관객동원의 새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명량대첩은 1597년(선조 30) 음력 9월 16일(양력 10월 25일) 정유재란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 12척이 명량에서 일본 수군 133척(총 참여함선 333척)을 물리친 세계 전사에 빛나는 해전이다. 영화 ‘명량’이 한국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을 불러 모은 것은 충무공의 리더십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분석이다.

충무공을 뛰어난 장수나 전략가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벼슬길이 순탄치 않았던 충무공은 자신에게 닥친 위기들을 의지로 돌파했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가 맞이한 위기를 돌파하는 위기극복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전쟁을 미리 예측하고 철저하게 대비했다.

충무공이 열세를 딛고 일본 수군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고, 조선 수군과 일본 수군의 장·단점을 정확히 분석한 뒤 일본 수군의 약점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충무공은 전쟁 전과 전쟁이 진행되는 중에도 지속적인 전비태세를 유지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가는 혁신적인 면모를 보였다.

충무공 리더십의 바탕에는 신뢰가 있다. 부하장수들이나 지방고을 수령은 말할 것도 없고 백성들도 충무공을 신뢰했다. 하급관리 시절부터 보여준 청렴성과 공사의 엄격한 구분이 일부 상급자에게는 배척받기도 했으나 하급자들에게는 신뢰를 주었다. 리더십은 권력을 집중시키는 경향이 있어서 상향식보다는 하향식으로 리더십이 작용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충무공은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부하장수들과 토론을 통해 합의를 끌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리더는 지배자가 아니라 지도자이다. 일방적인 지시로 조직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도록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위기돌파를 위한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누구보다도 먼저 지도자가 희생정신을 발휘해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솔선수범하는 충무공의 리더십은 부하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깊은 신뢰감과 충성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것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기를 잃지 않고 적과 싸울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충무공은 죽음을 각오하고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패배의식에 빠진 장병들의 분투를 이끌어냈다. 

충무공 리더십의 눈에 띠는 요소 가운데 하나는 도전과 시련, 실패에 주저앉지 않고 더 큰 도약의 기회로 삼았다는 점이다. 무과 시험 중의 부상, 모함으로 인한 관직박탈과 백의종군, 병력과 장비가 완전히 와해된 상황에서의 강력한 적군과의 불리한 싸움 등에서 충무공은 좌절하지 않았다. 이처럼 충무공은 도전과 시련 실패를 딛고 일어설 때 위대한 리더십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리더십은 이성과 감정이 모두 요구된다. 분석적인 면이 필요하면서도 동시에 원만한 대인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냉철하고 이성적이고 결단이 있어야 하지만 때로는 정상을 참작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관객들이 영화 ‘명량’에서 보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닐까. 

손혁재 수원시정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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