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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과 프란치스코의 서번트리더십- 김경환 수원시창업지원센터장/성균관대학교 교수

이순신과 프란치스코의 서번트리더십- 김경환 수원시창업지원센터장/성균관대학교 교수

데스크승인 2014.08.19  | 최종수정 : 2014년 08월 19일 (화) 00:00:01

영화 명량이 올여름 한국사회를 뜨겁게 강타하고 있다. 이미 각종 한국의 기존 영화관련 기록을 모두 깨고 있다. 관련 기관의 통계에 의하면 ‘명량’은 지난 2009년 개봉했던 5년 동안 역대 박스오피스 1위인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의 기록을 새롭게 갈아 치웠다.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68만), 역대 최고의 평일 스코어(98만), 역대 최고의 일일 스코어(125만), 최단 100만 돌파(2일) 등 가히 신기록 경신행진중이다. 한국인이 환호하고 있다. 혹자는 그다지 잘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어쨌든 지금 이순간 수많은 한국인이 영화 명량에 빠져들었고 또 빠져들고 있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라는 말로 대변되는 이 영화는 지금 또다른 기록경신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역시 한국인이 또한 빠져들고 있다. 교황은 한국을 방문하여 가는 곳곳마다 한국인을 감동시키고 있다. 소탈한 웃음으로 고난에 찬 한국인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한국인을 위로하고 있다. 교황은 한국인의 권위를 나타내는 대형차를 안타고 소형차를 탄다. 전용헬기를 타지 않고 KTX열차를 타고 시민에게 다가가서 대화를 나눈다. 시민의 발에 입맞춤을 하고 병자에게 다가가서 손을 잡고 위로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치에 대해서는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전체의 이익을 대변해 달라고 한다. 방탄차를 거부하면서 ‘죽고사는 것은 오직 신만이 안다’하면서 시민들속으로 달려간다.

여기서 우리는 이순신장군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통점을 발견할수 있다. 이순신장군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권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이순신장군과 프란치스코 교황 모두 나도 시민과 장졸과 같은 하나의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순신장군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통사람들과 같이 행동하고 많은 보통사람들을 특별하게 대우한다. 그러나 지금이 한국사회는 어떤가? 지금 한국사회는 특권의식에 너무 빠져있다. 나는 남과 다른 대접을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행사가 있을 때마다 소위 특권층에 있다는 사람을 모시기에 급급하다. 남에게 자기가 바라는 만큼의 대접은 기피한다. 이순신장군은 왜군과의 해전에서 많은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말한다. “신도 싸웠습니다.”(臣亦戰) 하면서 모든 공을 부하에게 돌렸고 장계의 맨 끝에 이렇게 썼을 뿐이다. 남을 배려하고 남을 대접해준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을 가장 잘알고 있으며 이를 실행하는 탁월한 실행력을 보이고 있다. 이순신장군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른바 서번트 리더십을 잘알고 잘실행하는 가장 대표적인 지도자이다.

서번트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란 무엇인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은 뜻 그대로 섬기는 리더십이다. 다른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이론으로 미국 학자 로버트 그린리프가 1970년대 에 처음 주장한 이론이다. ‘다른 사람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하인이 결국은 모두를 이끄는 리더가 된다’는 것이 이론의 핵심이다.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앞에서 이끌어주는 리더십이다. 진정한 리더는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그 변화를 돕는 사람이다. 우리가 왜 이순신에게 환호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환호하는가. 이들은 진정으로 남을 배려하고 남을 진정한 마음으로 도울줄 알기 때문이다. 한국사회는 지금 위기에 봉착한 듯 같다. 갈등은 날이 갈수록 표출되고 심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갈등을 조정할수 있는 서번트리더십이 한국에는 부족한 것 같다. 해결방법은 아주 원론적이지만 남을 배려하고 잘 들어주는 사회를 복원시켜야 한다. 나만이 특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이들과 같이 산다는 서번트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김경환 수원시창업지원센터장/성균관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