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大이후 새누리 권력 변화]
김무성 그룹 - 전당대회 거치며 세력 키워 "당분간 약진 두드러질 것"
김문수 그룹 - 대선 여론조사 당내 1위… 원내 기반 취약은 약점
정몽준 그룹 - 서울시장 패배후 몸 낮춰
親朴 그룹 - 뚜렷한 대선 주자 없어
새누리당 내의 권력 지형(地形)이 7·14 전당대회를 계기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새누리당의 권력 지형은 주류 친박(親朴)계와 비주류인 비박(非朴)계가 양립하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였다. 2012년 총선·대선을 거치면서 친박계가 당을 장악했고, 옛 친이(親李)계 등은 비박계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유지해온 게 지금까지의 새누리당이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친박계가 분화되고 퇴조할 기미가 뚜렷하다. 이에 비해 비박계, 그 가운데서도 친(親)김무성 대표 그룹은 세를 불리며 상당히 약진했다.
이 같은 변화의 속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빨라지고 재편 폭도 커질 전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1~3위를 달리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새누리당의 권력 지형이 급속히 재편될 것"이라고 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7~11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여권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에선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12.8%로 1위, 정몽준 전 의원이 9.9%로 2위를 기록했다. 김무성 대표는 8.0%로 3위였다.
친김무성 그룹은 김 대표가 과거 친박계의 좌장 시절 인연을 맺었던 인사들과 2010년 원내대표 시절 부대표로 인연을 맺었던 인사들로 구성된다. 한선교·이진복·서용교 의원 등이 전자(前者)이고, 이군현·김성태·김학용·이한성·권성동·강석호 의원 등이 후자(後者)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 만들기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인사들이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김 대표가 친박계와 친이계를 두루 거친 데다 당권마저 쥐었기 때문에 당분간 친김무성 그룹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 같다"고 했다.
김문수 전 지사는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지만 8년 동안 여의도를 떠나 있었기 때문에 김 대표에 비해 원내 기반이 취약하다. 심재철·정병국 의원 등이 김 전 지사와 친분이 두텁고,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원유철 의원이나 민중당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김용태 의원 등이 친김문수 그룹으로 분류될 수 있다. 대신 원외(院外)에서 김 전 지사를 떠받치는 인사들은 많다. 차명진·임해규·신지호·강승규·김동성 전 의원 등이다. 김 전 지사는 최근 여의도 국회 앞에 개인 사무실도 마련하는 등 여의도 복귀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 전 의원은 한때 여야를 통틀어 대선 주자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지난 6·4 서울시장 선거 실패 이후 몸을 낮추고 있다. 안효대·조해진·염동열·이노근 의원 등이 친정몽준 그룹으로 분류된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적잖은 타격을 입은 친박계는 분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 대표로 최경환 의원(현 경제부총리)을 내세우자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결국 서 최고위원의 출마로 정리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갑윤·유기준·노철래·이우현 의원 등은 친서청원 그룹으로 분류되지만 윤상현·강석훈 의원 등은 친최경환 그룹으로 분류되는 등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이완구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한구·유승민 의원 등도 범(汎)친박으로 분류되지만 계보 색깔은 많이 엷어졌다.
친박계는 당분간 한 걸음 물러나 김무성 대표 체제를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서 최고위원 외에 마땅한 구심도 없고 앞세울 차기 대권 주자감도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친박계 내에 급속한 원심력이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친박계로 분류되던 인사 상당수가 김무성계 등 다른 계보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친김 대표 그룹으로 분류되는 한선교 의원이나 김을동 최고위원, 서용교 의원 등도 원래 친박계로 분류되던 인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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