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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찍었던 40대 엄마들, 이번엔 분노의 한표?

박근혜 찍었던 40대 엄마들, 이번엔 분노의 한표?

등록 : 2014.05.13 20:18 수정 : 2014.05.14 08:47

 
1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2014.05.01.뉴시스

40대 ‘앵그리맘’ 표심·세월호 심판론·지지층 결집…‘3대 변수’
“여당지지 결집도 야당의 2배” 분석
“야권표 선거 임박하며 결집” 반론
“비극 정치적 이용 안돼” 프레임
야권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 

세월호 참사로 인해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이 응어리진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6·4 지방선거 최대의 변수는 단연 ‘세월호 참사’다. 이 변수가 선거에서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2010년 지방선거부터 시작된 세대간 투표 대결구도가 정치권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복잡한 판단과 뒤얽혀 다양한 변수를 만들고 있다.

■ 투표율이냐, 결집도냐 전문가들은 여론 흐름을 볼 때 투표율은 4년 전과 비슷한 50% 중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전투표제라는 투표율을 높이는 장치가 도입됐지만 선거 분위기가 침체됐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는 어느 지지층이 투표소에 많이 가느냐, 즉 결집도가 가른다.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은 “그간 여론조사를 봐온 결과 ‘지지자를 변경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는 여권 지지자들은 10% 미만인 반면 새정치연합 지지자는 15~20%”라며 “여당의 결집도가 우리보다 2배 더 강하다”고 말했다. 본래 응집도가 낮은 야당 지지자들을 투표소로 불러내는 것이 야당의 ‘바람’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외과)는 “야권 성향 지지자들을 투표소로 이끌어내는 동력은 야당의 ‘승리’ 가능성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새정치연합 정당 지지도도 떨어졌다”고 짚었다. 그러나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오히려 “(이번 선거에선) 과거 선거보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느슨하게 풀어져 있던 야권표가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처하는 정부·여당에 대한 분노와 실망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6월4일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여야 대진표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 심판론이 먹힐까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야당 입장에서 보면 세월호 참사 이후 심판론이 가능한 조건은 만들어졌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2010년 지방선거 쟁점이었던 ‘4대강 심판론’처럼 강력하지는 않다. 이 교수는 “여권과 보수 언론들이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는 프레임으로 야당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분노의 화살이 여야 모두에게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표로 심판’이 아닌 ‘투표 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재천 본부장은 “야당의 대안성이나 신뢰도가 부족한 탓에 지금까지 여야 지지율이 모두 떨어지고 있지만, 투표가 가까워질수록 책임이 어디가 더 무거운지를 보는 ‘책임의 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세대별 투표 성향이 변화하나 이런 책임의 분화, 세월호 참사로 인해 변화된 흐름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표를 많이 던졌던 40대 여성에게서 감지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세월호 참사 이전 4월4일 40대 여성들의 대통령 지지율은 62%에 이르렀으나, 5월2일엔 42%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이들의 새누리당 지지도도 40%에서 26%로 하락했다. 2012년 대선에서 40대 여성 유권자들은 ‘50~60대 고령층’에 이은 박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었다. 40대 여성의 55.6%가 박 후보, 43.4%가 문재인 후보를 찍었다. 최종 득표차가 3.6%포인트였던 것에 비해 40대 여성의 표차는 12%포인트나 됐다. 김형준 교수는 “세월호 사건으로 아이를 잃은 슬픔에 훨씬 더 민감한 40대 여성들이 응징 투표를 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며 “새정치연합은 40대 여성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6·4 지방선거 유권자들의 연령 구조를 살펴보면, 노년층 표가 많은 여권이 훨씬 유리하다. 4년 전 지방선거 때에 비해 50대 이상 인구는 19.3%포인트 늘어난 반면, 20~30대는 4.4%포인트 줄어들었다. 인구 고령화는 자연스럽게 보수화로 이어진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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