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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월드컵경기장의 한지붕 두가족 첫 생활은 공존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다. 다름 아닌 프로축구 클래식의 수원삼성과 챌린지의 수원 FC 이야기다. 수원FC가 홈구장인 종합운동장의 잔디교체로 인해 경기 장소를 수원삼성의 홈구장인 월드컵경기장으로 옮기면서 올 시즌 두집이 같이 살게 됐다. 수원FC는 일단 오는 9월말까지 월드컵경기장을 사용할 예정이라지만 잔디상태에 따라 시기는 변동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명문 클럽중의 하나인 이탈리아의 인터밀란과 AC밀란이 산시로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듯 외국에서는 한 경기장을 두 팀이 사용하는 예가 종종 있지만 국내 프로축구에서는 수원 뿐이다. ▶수원은 기업에서 운영하는 수원삼성블루윙즈가 처음부터 K리그에 참여했고 수원시청 팀이 지난해 2부 리그인 챌린지에 합류 함으로써 국내 유일하게 1,2부 팀이 공존하는 도시가 됐다. 프로야구의 경우 서울을 연고로 한 경기장을 갖고 두집 살림을 하는 곳은 있다. LG와 두산이 잠실야구장을 홈경기장으로 사용한다. 이들 팀은 시너지 효과를 보면서도 라이벌 관계가 형성돼 관중동원 및 편의 등 마케팅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어 상호 보완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지난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수원FC와 대전시티즌의 K리그 챌린지 개막전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는 프로축구 승강제로 인해 1부에서 2부로 추락한 대전과의 경기여서 그런지 수원FC 홈경기 최다관중인 3천450명이 입장했다. 평소 수원삼성의 관중수와 비교한다면 미흡하지만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수 있었다. ▶수원FC 선수들은 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기고 개막경기인 점을 감안,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열심히 경기장을 누벼 지난 시즌 1부 리그에서 활약한 대전에 4-1승리를 챙겼다. 강팀도 약팀에게 패한다는 것이 축구의 묘미다. 관중들은 뻔한 경기보다 이같이 예측 할 수 없는 경기를 더 선호한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상대보다 약체일 경우 승리의 쾌감은 배가 된다 할수 있다. 아마도 올시즌 2부 경기서는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현상은 기존의 2부팀에게 동기부여가 돼 전체적으로 K리그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한지붕 두가족의 사정은 너무 대조적이다. 팀은 물론 개인적 인지도, 훈련여건 등 모든면에서 수원FC가 수원삼성에 뒤진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한지붕 두 가족의 빈부차가 너무 심하다. 물론 수원시 예산만으로 운영하는 팀이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팀과 비교하는 자체가 무의미 할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그렇다.실업팀으로 육성되던 수원시청과 프로팀인 수원FC는 모든면에서 달라져야 한다. 아마추어리즘을 탈피하고 프로페셔널 해야 할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창원 문화체육부 부국장/cwoh@joongb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