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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상향식 공천의 덫' vs 새정치민주연합 '무공천의 덫'

 

새누리당 '상향식 공천의 덫' vs 새정치민주연합 '무공천의 덫'

  • 입력:2014.03.16 21:24
  • [쿠키 정치] 6·4지방선거부터 상향식 공천을 전면 실시하기로 한 새누리당과 기초선거에 정당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새정치민주연합 모두에 비상이 걸렸다. 자칫 선거 판도까지 바꿀 수 있는 난제들이 불거지면서다.

    ◇상향식 공천의 덫=새누리당은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수천곳의 경선을 끝내야 하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빠졌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4월 25일까지 광역단체장은 물론 226명의 기초단체장, 3600여명의 광역·기초의원도 모두 후보자 선출을 마치도록 했다. 이 가운데 여성 우선추천지역 몇 곳 등을 제외하면 경선이 불가피하다.

    우선 4차례에 걸친 전국 권역별 순회 경선으로 후보를 뽑기로 한 광역단체장과 다른 경선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는 일이 문제다. 권역별 경선이 후보자 간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일정 합의가 늦어진다면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경선 일정 확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경선에 참여할 유권자 확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6일 “관심도가 떨어지는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선거에 일반 국민을 참여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시장 경선에 참여한 유권자에게 구청장 경선에도 참여해 달라고 독려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현역 당협위원장이 기초단체장 경선에 출마해 위원장직에서 사퇴해야 하는 곳은 상황이 더 복잡하다. 경선을 관리할 당협위원장이 공석이 될 경우 지역 관할을 누가 하느냐를 놓고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한편 새누리당이 지난 15일 공천신청 접수를 마감한 결과 전북을 제외한 16개 광역단체장에 58명이 신청해 3.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통적인 텃밭 대구에 8명이 몰려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경선 룰에 반발했던 부산의 권철현 전 주일대사는 공천을 신청했지만, 제주의 우근민 현 지사는 신청하지 않았다.

    ◇무공천의 덫=새정치연합은 기초선거 출마자들에 대한 우회 지원책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를 방치할 경우 야권 후보가 난립하면서 야당 지지표가 분산될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기초선거 출마 희망자의 무더기 탈당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일단 무공천을 하더라도 지역마다 누가 새정치연합 후보인지 확실히 ‘교통정리’를 해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공직선거법 84조에 따르면 공직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은 정당이 무소속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지원할 경우 그 사실을 알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김한길 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사진을 기초후보자의 전단에 활용토록 하는 방식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새정치연합 공천을 받은 광역단체장 및 광역의원 후보들이 기초후보와 합동 유세에 나서거나 지역구 국회의원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지원하도록 허용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다만 무공천을 약속한 정당이 기초후보 한 명을 공개적으로 밀어주는 것에 대해 ‘꼼수’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고민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