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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친박 비밀회동… 이완구 ‘꽃가마’ 태웠다

 

[단독] 친박 비밀회동… 이완구 ‘꽃가마’ 태웠다
  • 입력:2014.03.06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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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이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이완구 의원을 ‘꽃가마’에 태웠다. 꽃가마는 원내대표직을 함축하는 비유로 이 의원에 대한 추대의 의미와 함께 넓은 의미에서 친박 성향으로 분류됐던 그를 계파의 핵심으로 받아들였다는 뜻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을 포함한 범(汎)친박 성향의 중진급 의원들은 지난 1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좌장은 서청원 의원이었다. 자연스럽게 차기 원내대표 선출 문제가 화제에 올랐다. 의원들은 해양수산부 장관에 기용된 이주영 의원, 경기도지사 선거에 차출된 남경필 의원 등 원내대표 경쟁자들이 다른 길을 택했다며 분위기를 잡았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이 이 의원을 향해 “꽃가마로 모십니다”라며 원내대표 추대론을 띄웠다.

이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가 화제에 오르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듣고만 있었다고 한다. 이 의원은 ‘꽃가마’ 얘기가 나오자 불편한 듯 “이제 다른 얘기를 하자”고 화제를 돌리려고 애썼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당내에서는 추대 발언을 듣고 있던 서 의원의 반발이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의원 추대에 대한 친박 내부 교통정리가 끝났다는 말이 돌고 있다. 참석했던 다른 의원도 분위기를 ‘서 의원의 승인’으로 묘사하면서 “이 의원 추대로 정리된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충남 천안 출신인 서 의원과 충남 부여·청양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서로 지역 기반이 겹치기 때문에 이 의원의 원내대표 선출은 서 의원의 당권 접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 의원 입장에서는 당직을 장악하고 있는 친박 주류의 지지에 이어 서 의원이라는 높은 문턱까지 넘어서게 되면 주류 핵심으로 편입될 수 있다.

이 의원은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날 회동의 의미에 대해 “나로서는 모임에 초대받은 뒤 처음 참석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다른 의원은 “‘꽃가마’ 얘기는 모처럼 편한 분위기에서 한자리에 모인 의원들이 덕담 차원에서 건넨 말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당권에 도전하는 김무성 의원도 이 의원과 가깝고 친박과 껄끄러운 친이명박계 의원들도 이 의원 추대에 반발하지 않는 기류여서 ‘이완구 추대론’은 대세로 굳어지는 형국이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